어린 왕자 비룡소 걸작선
생 텍쥐페리 지음, 박성창 옮김 / 비룡소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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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가끔 순수함과 만날 필요가 있다. 가끔이라고 말하는 내가 슬프지만 항상 순수한 사람은 바보가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살 두살 나이가 들어가고, 정말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들은 순수하기에는 너무 바쁘다. 그래서, 가끔,,,, 가끔만 어린왕자와 만날 필요가 있다.

어린왕자에서 나는 어린왕자와 여우와의 만남이 가장 인상깊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수많은 물건들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와 소유에서 진정한 만족을 느끼고 있을까? 여우의 말을 통해 사람이든 물건이든 나에게 의미가 되어 다가오기 위해서는 '길들여져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길들여진다는 말... 의미없는 존재에서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 조금씩 길들여지는 것은 소중한 동시에 위험하다. 너무나 소중해서 나의 삶의 이유가 되어 버리고, 그렇기 때문에 잃어버릴까 두려워지는 것이다. 이러한 구속은 위험하다. 하지만 구속이 없는 삶은 무의미하고 너무나 외롭지 않은가?

이렇게 많은 별들 중에 그 별 하나가 나를 쳐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두움 속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

제목과 지은이는 잊어버렸지만 어린왕자를 읽으며 내내 머릿속에 맴돌던 시다... 만남은 소중하고 소유는 신비로운 일이다. 길들여지는 과정은 설레이는 구속이다. 너무나 순수한 어린왕자를 통해 나는 길들여짐을 배웠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순수함을 어린왕자를 통해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가끔씩 어린왕자를 만나보자. 해답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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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 보아요! - 보아요 시리즈 1
안나 클라라 티돌름 글 그림 / 사계절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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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모른다. 아이가 숫자와 수의 개념을 획득하기까지 얼마나 세심한 발달단계를 거쳐야 하는지... 수를 잘 세기 위해서는 사물에 대한 분류개념과 비교, 보존성 개념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서로 다른 문을 두드려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아이가 굳이 분류를 하지 않아도 서로 같은 종류의 동물들이 아이가 세어주기를 바라보며 그려져 있다.(아쉬운 점이 그림이 그다지 예쁘지 않다는 것) 엄마가 아이와 함께 동물들을 '하나, 둘, 셋, 넷...' 소리를 내어 같이 세어본다면 아이의 수세기 발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똑똑'이라는 의성어의 사용을 통해 직접 손으로 책을 두드리는 활동을 유도하고 흥미를 기를 수 있다는 점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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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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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아무 사전지식 없이 읽었을 때의 좋은 점이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롭고, 재밌다는 것이다. 단지 문제가 있다. 나 혼자 제멋대로 읽다가 그만 쾅, 도대체 이 책에 뭘 말하려는 거지? 멍해져서는 작가와는 전혀 상관없는 방식으로 결론을 맺는다.

<ROSSO>는 아오이의 시선으로 아오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BLU>는 쥰세이의 시선으로 쥰세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눈 사이이며 시간이 흘러도 서로의 가슴 속에는 상대에 대한 어쩔 수 없는 그리움이 가득한 두 사람. 결론조차도 다르게 난 이 두 책을 보면서 나는 사랑하는 사이로 만나는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의 어쩔 수 없는 거리를 생각하게 되었다. 사랑이란 늘 그렇다. 사랑은 두 사람이 있을 때 성립하지만 사랑은 결국 자신의 감정 문제이다.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면서도 아오이와 쥰세이가 각자의 이야기만을 들려줄 수 있었던 것처럼 사랑은 늘 그렇게 혼잣말일 뿐이다.(굉장히 서글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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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원숭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열림원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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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분만에 읽히는 책을 좋아한다. 물론 처음으로 책을 읽을 때를 말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읽을 때는 2-3시간쯤 시간을 들여 읽기를 좋아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조심스럽게 천천히.(즉, 의미가 있어야 한단 말이다.) 그렇게 읽은 후 한참동안은 책에 냉정스러워진다. 기억에서 완전히 지워질만큼. 그러다가 문득 책이 그리워지면, 나를 그립게 한 부분을 정신없이 찾아 갈증 난 사람이 벌컥벌컥 물을 들이키듯 책을 읽는다.

'검은 원숭이'는 정확히 30분 동안 읽었다. 가끔 글 옆에 있는 그림을 힐끗힐끗 바라보면서.... 하지만 2-3시간 정도 다시 읽지는 못했다. 그렇게 읽기엔 내가 너무 졸렸으니까..(자기 바로 직전에 읽은 탓이다.) 지금은 한낮이지만 집중해서 읽고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하루키가 말했듯이 '재미'로 쓴 책을 '재미'이상으로 읽고 싶지는 않다. 다만, 가끔씩 이 책이 그리워질 것 같다. 발칙하리만큼 독창적인 하루키의 대책없는 상상들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면,,, 어쩌겠는가? 책을 집어들고 다시 읽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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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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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는 부끄러움이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까요? 예컨데 얼굴에 큰 반점이라든지 유독 짧은 다리 등... 하얀색 표지에 빨간 글씨로 '얼굴 빨개지는 아이'라고 된 이 책은 설레임 없이 책을 손댄(?) 저에게 놀라울 정도의 흡입력을 발휘하여 이제는 책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시시때때로 얼굴이 빨개지는 마르슬랭과 역시 시시때때로 재채기를 해대는 르네가 이 책의 주인공이예요. 물론 책 제목과 같이 마르슬랭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지요. 부끄럽지 않은데도 얼굴이 빨개지고 부끄러운 상황인데도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신체상의 문제를 가진 우리의 주인공 마르슬랭.

반어적이면서도 함축적인 상뻬의 표현이 우리를 주인공과 동일시하는데 탁월한 역할을 합니다. 더욱이 글과 그림이 주는 함축적 의미가 가슴 한켠을 미묘하게 움직여 조금씩 내리는 봄비에 젖어들듯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고요..

일반적이면서도 특수한 주인공들의 설정과 주인공들의 이상적인 우정의 모습은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동화적인 감동을 줍니다. 햇살 좋은 주말의 오후 마르슬랭과 친구가 되어보고 옆에 함께하는 소중한 친구에게도 마르슬랭을 소개해주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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