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시나리오 1 - 작전명 '카오스'
김진명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어릴적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으며 그의 광신도가 될뻔한 것을 기억한다. 그의 소설이 재미있었기 때문이고, 그의 소설에는 민족적 울분을 토대로 한 들끓는 감정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은 흘러흘러 이제는 그의 소설에 열광하진 않는다. 친구에게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은바 있었도 이미 나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어~른이 되어 그의 소설을 읽어도 '진짜 그럴 것 같아'라는 절실한 믿음이 안 생긴다. 그래서일까? 별 감흥이 없으리란 예상으로 심드렁하게 책장을 넘겼다.

예상대로 책은 쉽게쉽게 읽혀 뚝딱 2권을 독파했다. 내용도 나같은 사람이 기억하기 쉽도록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다.(소설이 명료하다면 이는 곧 정교하게 써지지 못했다는 말과 같으니 칭찬은 아님) 대신 현재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 북한의 핵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조금 신중해지긴 한다.

나같은 무지한이도 나의 조국 대~한민국은 형편이 편편치 못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 남아 있는 유일한 분단국가이고 전쟁의 위협이 상존해 있으며 매년 수억원의 국방비가 질질질 세고 있는 북한과 남한.

통일이여 어서 오라~라고 캐캐묵은 노래를 불러대고는 있는데 과연 통일이 오긴 올 것인지 그것조차도 시들시들해진 북한과 남한

뭔가 전환점이 필요할듯도 싶은데 이렇다할 방도도 없이 핵에만 목숨거는 북한과 이래라저래라 할 입장도 처지도 못되면서 옆에서 어정거리는 남한

거기에다 우방이라고 하는 미국의 존재가 사뭇 거슬리는 것까지 어디하나 마음 편한 구석이 없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꼬이고 얽혀서 국제사회의 핫이슈가 되는 것일까?

김진명은 그 이유를 미국에서 찾으려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숙명적으로 세계 어딘가에 분쟁을 조장해야만 유지될 수 있다. 엄청난 경제적자를 만회하는 부분이 바로 국방산업이기 때문에 어디에선가는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나야만 그들이 만들어낸 값비싼 무기들이 술술 팔려나간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통일을 한다면 그들의 주요 무기수입국이 사라지고 마는 비극적인 시츄에이션이 연출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3의 시나리오란 뭔가?
참고로 제3이 있으니 제1,제2도 당연히 있다.

제1의 시나리오는 테러나 간첩활동으로 김정일을 암살하여 북한정권을 교체하는 것이다.
제2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북한을 직접 침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의 제3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남한에서 철수하는 것이다. '뭐라고? 왜?'라고 물으신다면, 답해드리리다.

미국이 남한에서 철수한다면 북한은 정권유지가 힘들어지거나 국제적인 압박이 강해질 때 남한을 공격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질 것이다. 북한은 여차하면 처들어가자!라고 외칠 테고 625를 방불케하는 전쟁이 벌어지면서 미국은 다시 한번 구원의 여신처럼 가운데서 중재, 북한과 남한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또 한번 분단국의 상황으로 서로를 미워하며 으르릉댈 것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국가는?
답이 너무 쉽다. 알아서들 확인하시길.

글을 쓰다보니 감정이 격해진다.
역시 이런류의 소설을 읽으면 이 나라 걱정에 잠을 이룰 수 없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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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ㆍ군대에 있을때 진짜 재미있게 봤어요 전방이라 시간없어서 짬짬히(이) 봤는데요 선임이 Tei노래 틀어놔서 그거랑 같이 들으며 보니까 더 읽기 쉬월하고 감정이입되서 계속읽었습니다. 이제 한참지났죠 이런 류의 소설은 그래도 사실같아서 재미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