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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사람으로 키운다
전혜성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우선 작가에 대한 소개를 해야겠다.
전 예일대 교수이고 현재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이며 故 고광림 박사의 아내이기도 한 전혜성, 그녀에게는 국제적인 리더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6명의 자녀가 있어 더욱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큰딸 경신>하버드대 졸업, MIT 이학박사 학위 받은 뒤 중앙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
큰아들 경주>예일대 의대 졸업, 매사추세츠주 보건후생부장관, 하버드 공공보건대학원 부학장으로 재직
둘째아들 동주>고등학교 졸업식 미국 대통령상 받음, 하버드대 졸업, 하버드와 MIT에서 공동으로 의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
셋째아들 홍주>하버드대 졸업, 영국 옥스퍼드 유학,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 예일대 법대 석좌교수, 법대학장으로 재직, 전 클린턴 정부 시절 인권 차관보를 지냄(한국에서는 해럴드 고로 더 잘 알려짐)
둘째딸 경은>하버드대에서 법학박사 학위, 콜럼비아 법대 부교수를 거쳐 예일대 법대 석좌 임상교수
막내아들 정주>하버드대 사회학과 우등으로 졸업, 보스턴 뮤지엄 미대와 뉴욕 비주얼 아트 대학에서 미술 전공, MFA학위 취득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그야말로 으리으리하다.
자신의 자녀를 한명이라도 이렇게 성공시켰다면 가문의 영광이요 평생의 자랑거리가 되지 않을까?
여섯명의 자녀를 성공적으로 양육시킨 전혜성 박사의 이야기는 큰 바다로 흘러가는 잔잔한 강처럼 자극적이지 않되 감동이 있다.
한국전쟁 발발 당시 망명자의 신분이며 고학생 부부로서 여섯 자녀를 기르는 데에는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수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산재했을 것이다. 더구나 소수 이민자에게 미국이란 사회는 기화와 자유의 땅이 아니라 불평등과 소외의 땅이기도 했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자신의 비젼을 향해 자라갈 수 있도록 자녀들을 보듬은 그녀에게서는 바다와 같은 포용력과 열정이 느껴졌다.
그리고 부모가 어떤 세계관과 인생관을 가지고 자녀를 양육하느냐에 따라 자녀의 그릇이 달라진다는 것 역시 깨닫게 된다. 부모 자신이 미국에서 인정받는 학자이자 교수로 영향력있는 리더의 자리에 서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녀들은 자신의 역할 모델로 부모를 닮아가게 된다.
나는 과연 내 자녀에게 어떤 역할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자문해본다. 성실한 교사이자 한 가정의 주부로서만 나의 역할을 한정짓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한다. 그조차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나의 발전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노력이 전무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또한 나에게는 세계적인 리더에 대한 그림보다는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지극히 소시민적인 그림밖에는 그릴 능력이 없기에 나의 자녀에게 품은 생각도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저 이 사회에서 인정밖는 유능한 시민으로서 성장하기를 바랬지 타인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존경받는 리더가 되기를 바라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나의 자녀에 대한 큰 기대를 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녀에 대한 맹목적인 바램이 아닌, 자녀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한 믿음으로서 좀더 넓고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세계를 보여주어야 겠다는 마음이 든다.
어떤 부모든 자식이 자신보다는 더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 나 역시 내 아이가 성장하는 동안은 물론이요 성장한 다음 어른이 된 다음에도 내가 경험한 것 이상의 행복과 높은 생활수준을 유지하며 살아가길 원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또 하나의 바램을 추가한다. 내가 미쳐 돌아보지 못한 이 사회에 대한 책임감과 공공심을 가지며 어떤 위치에서든 리더로서 살아갈 수 있기를. 굳이 명문대를 나와 모두가 인정하는 멋진 직업을 갖지 않아도 자신의 삶을 멋지게 스스로 꾸려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