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선생님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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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티비에서는 1학년 학생을 구타한 초등학교 선생님에 대한 뉴스가 나왔다.

 

교사로서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아이들에게 정성을 다하는 선생님들마저 같이 매도되는 것 같아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폭력을 일삼는 교사가 아직도 있다는 사실과 그 장면을 교실밖에서 찍고 있는 학부모가 있다는 사실.

살얼음판 같다.

 

그런데 마침 학교도서관에서 읽게 된 이 동화책은 푹 가라앉았던 나의 마음에 다시금 교직에 대한 열의를 북돋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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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샤는 어려서부터 책을 사랑하는 가족 안에서 자라왔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다른 아이들은 술술 읽게 되는 글자를 트리샤는 전혀 읽을 수가 없었다. 아마도 트리샤는 난독증 환자였던 모양이다.

 

글을 읽지 못하는 트리샤는 점차 학교 안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그녀는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 공상과 그림그리기에 열중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5학년이 된 트리샤.

 

여전히 글을 읽지 못하는 그녀 앞에 멋진 남자 선생님인 폴커 선생님이 등장한다.

 

아이들은 멋쟁이 선생님 앞에서 잘 보이기 위해 애를 쓰는데 폴커 선생님은 이상하게도 글을 읽지 못하는 트리샤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며 그녀가 글을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몇 달간의 노력 끝에 트리샤에게는 마법같은 일이 벌어지게 된다. 바로 글자가 읽혀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녀가 7살 때 할아버지께서 책을 주시면서 그 위에 꿀을 뿌리고 트리샤에게 맛보게 했던 그 꿀처럼, 달콤한 지식의 세계가 마침내 그녀 앞에 펼쳐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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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나와 우리반 아이들을 떠올렸다.

 

늘어난 토요휴업일에 기뻐하면서도 진도나가기에 빠듯하여 매일매일 단거리경주를 하듯 숨가쁘게 수업을 해왔다.

 

아마도 10명 정도는 내 말이 귓가에서 맴돌다가 아무 의미없이 사라졌겠지..

 

그것을 알면서도 아이들 하나하나 보둠어 함께 데리고 갈 여력이 없었다.

 

단지 나머지 공부를 시키면서 못한 숙제들, 문제집을 풀게 하고 그것으로 내가 해야할 일을 했다고 만족하며 지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사랑으로 그들을 대했던가.. 생각해보면 부끄러울 따름이다.

 

분명 나의 아이들 중에도 트리샤와 같이 어두운 계단 밑을 자신의 안식처로 여기며 숨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었을 것인데, 나는 그런 아이들을 발견하는 눈을 가지지 못했다.

 

조용히 다짐해본다.

그늘 밑에서 조용히 나와 눈맞춤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바라보자고.

그들에게 한번만 더 손을 내밀어 어깨들 다독여 주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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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5-15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커 선생님은 진짜 좋은 선생님이세요.
아이들과 스승의 날 즈음해서 수업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