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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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기(武器)'로서의 '철학(哲學)'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2018), 야마구치 슈, 김윤경 옮김, <다산북스>, 2019.


"지옥으로 가는 길은 이상적인 사회를 추구하는 선의로 깔려 있다. 그렇다고 해서 더 나은 세상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자기기만에 불과하다고 한다면 우리는 허무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다. 더 좋은 세상을 구축하고자 하는 이상을 잃지 않은 채 그러한 '이상 사회'를 꿈꾸며 운동을 벌이는 일이 독선과 기만에 빠질 위험성 또한 동시에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과거의 철학자가 남긴 사회에 대한 고찰이 우리에게 중요한 길잡이가 되는 것이다."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1부. 무기가 되는 철학>, 야마구치 슈, 2018.


1888년, 죽은 칼 마르크스의 살아남은 동지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독일 고전철학'에 '종말'을 고한다. 
본래 '철학(哲學)'은 고대 인류의 의식이 각성하면서 "세계는 무엇(what)으로 이루어졌으며, 어떻게(how) 돌아가는가?"에 관한 답을 찾는 '학(學)' 자체였다. 자연과학이 발전하기 전인 고대에는 '철학'이 당연히 학문의 최고 지위였고, '과학'이나 '종교'가 곧 '철학'이었다. 이 궁극의 학문으로서 철학은 인간의 주체가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과정으로 주관적 관념은 객관적 대상에 1차적 영향을 받는다. 그에 따라 '주체'가 먼저라 보는 철학을 '관념론', '객체'가 우선이라 전제하는 철학을 '유물론'이라 했다. '양자역학'의 현대과학 시대인 지금은 무엇이 1차적이고 우선인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종교'와 '신화' 또는 '이데올로기'로 당대 지배체제를 옹호하는 집단이나 계급의 철학이 '관념론'인 한, 다수 민중의 '유물론'은 언제나 되살아난다. 근대 이전 썩은 왕조를 무너뜨린 수많은 농민반란이 종교적인 '관념론'의 이데올로기 아래로 모였을지는 몰라도 사실 다수 민중은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우선이었던 현실적 '유물론자'들이었다. 이 다수 유물론자들에게 선택지는 늘 둘 중 하나였다. "이대로 굶어 죽느냐, 아니면 뒤집어 엎느냐?"
엥겔스가 종말을 고한 '독일 고전철학'은 바로 고대로부터 19세기 당시까지 철학사를 지배해 온 '관념론' 및 독일 사변철학이었다. 자연과학은 발전하고 대다수 노동계급이 자본으로부터 대규모 착취당하는데 더 이상 철학은 세계를 '해석'하기만 해서는 안되었다.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철학이었다. 따라서 이제 철학은 '관념론'에 종말을 고하고 '유물론'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무기'가 되어야 했다. 엥겔스에게 인류의 위대한 유산인 '철학'의 상속자는 바로 자본주의 착취로 억압받는 다수 노동계급이었다.
19세기 말에 이미 '철학'은 그렇게 세상을 바꾸는 '무기'가 되었다.


일본의 기업경영 컨설턴트 야마구치 슈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원제 : 무기가 되는 철학)](2018)라는 책에서 지루한 철학사를 돌아보지는 않는다. 근대 철학의 분기점이라는 칸트를 건너뛰고 과학철학의 맹아를 담은 스피노자를 무시한다. 으레 철학사 서적이 다루듯 고대 그리스 철학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기업 컨설팅 그룹 소속답게 비즈니스에서 '실용'적으로 중요한 철학 개념 50가지를 추려 '사람', '조직', '사회', '사고'의 네 가지 범주에 각 콘셉트(개념)들을 배치하여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철학'은 기업경영과 비즈니스 세상에서 '혁신'을 통해 '영속'하고자 하는 기업가들의 인문학적 '무기'이자 다수 기업 실무자들 삶의 '무기'가 된다. 그는 인용한다. "교양이 없는 CEO는 '위험천만'하다"고.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 앨런 케이, 야마구치 슈의 같은책 <4-49> 중.


자본가로부터 비용을 받고 기업경영 컨설팅을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지만, 저자는 언뜻 경영자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성과급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 자율적인 상황에서 목표 달성이 더 용이하다는 근거를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같은책, <1-3>)에서 찾고, 기업 의사결정에도 끝까지 집요하게 이의를 제기하라며 존 스튜어트 밀의 '악마의 대변인'(<2-16>) 이야기를 한다. 열심히 노력하면 결국 성공한다는 '1만번의 법칙'은 틀렸다며 질 들뢰즈의 '파라노이아(편집증)'와 '스키조프레니아(분열증)'를 거론하며 여의치 않으면 현실 직장으로부터 탈주하라(<3-33>)고 말한다. 온갖 '능력주의'로 포장된 기업의 인사평가는 애초에 공정할 수 없다며 캐나다 심리학자 멜빈 러너(<3-37>)의 '공정한 세상 가설'을 소개한다. 즉, '능력주의'가 전제하는 '공정세상'이라는 가설은 틀렸다고 본다. 자본주의 모순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칼 마르크스까지 다루는 이 기업 컨설턴트는 그러나 마르크스주의 자본주의 체제비판의 핵심인 '물화'가 아니라 초기 마르크스 철학의 인간적 요소였던 '소외'(<3-25>)를 소개하는데 그친다. 저자가 철학적 사고에서 중요하게 소개하는 사고방식은 헤겔의 '변증법'(<4-42>)인데, 서로 대립하고 모순되는 사물이 '맞서고 얽혀('맞얽힘')' 새롭고 창의적인 사고로 '나선형 발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야마구치 수는 기업의 돈을 받고 컨설팅 보고서를 쓰기는 하나, 기업 담당자들에게 '미래'가 어떨지 묻지 말란다. 그는 미국의 퍼스널 컴퓨터 선구자인 앨런 케이(<4-49>)의 말을 빌어 답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라고.


"평범한 인간이야말로 극도의 악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사람은 누구나 아이히만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에 관해 생각하는 것은 두려운 일일지 모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그 가능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사고하기를 멈추면 안된다고 아렌트는 호소했다. 우리는 인간도 악마도 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이 되느냐 악마가 되느냐는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1-10. 한나 아렌트_악의 평범성>, 야마구치 슈.


야마구치 슈가 50명의 철학자와 사상가들을 빌어 소개하는 '삶의 무기'로서의 철학 개념들의 핵심은 결국 체제와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사고'다.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평론가인 한나 아렌트(같은책, <1-10>)는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량학살을 기획한 아돌프 아이히만의 전범재판을 방청하고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썼다. '악'은 히틀러나 무솔리니, 일본 천왕처럼 거대악으로 상징될 수 있으나 정작 이러한 악의 집행은 지배 시스템이나 이데올로기에 무비판적으로 '실무'를 맡아 처리한 평범한 자들이 자행했다. 1960년 예루살렘에서 재판받고 처형된 아이히만이 법정에 등장하는 것을 본 한나 아렌트는 그 살인자가 '악마'가 아닌 지극히 나약해보이고 평범한 모습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단다. 
히틀러의 나치즘과 무솔리니의 파시즘은 폭력으로 집권하지 않았다. 1차대전 패전국의 전후 경제위기에 불만을 품은 다수 민중들이 그 파시스트들에게 합법적으로 권력을 주었고, 자기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그 권력을 지지했다. 그리고 먹고 살기 위해 악마와 같은 권력자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만 한 그 평범한 '악마'들은 결국 수천만 명을 살육했다. 한나 아렌트는 무비판적 실무자들에 의해 자행된 이 악행들을 보며 '악의 평범성'이라는 유명한 말을 지어냈다.
 이 '악의 평범성'은 절대악을 이상화하면서 '지옥으로 가는 길'을 열었고, 스스로의 맹목성과 무비판성을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했다. 그들의 평범하기 그지없는 '실무능력'은 주변의 다수 지지자들의 이익이라는 '선의'로 포장되는데, 이것이 가능하게 한 건 현실 체제와 제도, 지배 시스템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이었다. 연말에 폭탄과 같이 사면복권된 박근혜가 절대권력을 휘두를 때 대한문 앞에 있던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의 농성장을 갈아엎고 화단을 만든 서울 중구청 공무원 실무자들의 삽질이 떠오른다. 그들은 오직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었지만, 29명의 정리해고 조합원 사망자들과 유족들에게, 그리고 그들과 연대하는 시민들에게 '평범한 악마들'이었다.


기업경영 컨설턴트인 야마구치 슈가 말하는 비판적 사고로서의 철학이 '삶의 무기'가 된다는 주장에 깊이 동감한다. 이 비판적 무기를 벼리기 위해 저자가 소개하는 개념들 또한 매력적이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그가 칸트와 스피노자 등을 제끼면서 돌아보는 철학사 또한 재미있고 유익하나 '비판'은 얘기하되 '변혁'을 담지 못하는 철학은 역시 공허하다. 그냥 '철학'이라는 주제로 책과 강연을 팔아 명성을 사기 위한 '교양'에 불과할 수도 있다.
'철학'이 삶의 '무기'가 되기 위해서는 현 체제와 시스템을 "왜 비판하는가"에 관한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다시, '무기'로서의 '철학'의 상속자가 체제의 전환을 요구하는 다수 대중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1.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2018), 야마구치 슈, 김윤경 옮김, <다산북스>, 2019.
2. [루드비히 포이어바흐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1888), 프리드리히 엥겔스, 남상일 옮김, <백산서당>, 1989.
3. [맞얽힘 : 맞선 둘은 하나다], 이철, <움직이는책>,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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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힘 - 기후는 어떻게 인류와 한반도 문명을 만들었는가?
박정재 지음 / 바다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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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힘'을 억제해야 우리가 산다
- [기후의 힘], 박정재, <바다출판사>, 2021.


"'빅 히스토리(Big history)'는 역사학에서 처음 파생된 개념이지만 인문학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 하다. 역사학 외에도 천문학, 지질학, 기상학, 해상학, 생물학, 인류학, 고고학, 지리학 등 다양한 학문이 서로 얽혀 진행되는 학제 간 연구인 '빅 히스토리'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준다."
- [기후의 힘], <프롤로그>, 박정재.


서울대 지리학과 박정재 교수는 자신의 책 [기후의 힘](2021)에서 '빅 히스토리'는 역사학의 범주에 속하지만 '인문학'은 아니라고 한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1997)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2011) 등으로 촉발된 '빅 히스토리' 유행을 보면 역사학이라고 해서 인류만 중심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학 일체의 연구 성과를 접목하여 과거를 분석하고 현재를 들여다 보며 미래를 내다본다. 우리나라 지리학계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박정재 교수는 그러면서도 이 책의 말미 <감사의 글>에서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전문가는 기상학자와 같은 자연과학자가 아니라 인간을 함께 공부하는 지리학자"라고 설파한다. 
저자는 과학에 매몰되지 않는 '인간주의'로서 '인문학'에 단단히 뿌리를 두고 '기후의 힘'을 살펴보고 있다.


"플라이오세를 마지막으로 제3기가 끝난 후 대략 260만년 전부터 제4기가 시작된다. 제4기는 플라이스토세와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기인 홀로세로 구성되므로 제4기의 시작은 곧 플라이스토세의 시작이다. 학자들이 말하는 '빙하기'는 대체로 '플라이스토세'를 의미한다."
- [기후의 힘], <2. 빙하기란 무엇인가>, 박정재.


19세기 스위스계 지질학자 루이 애거시즈(Louis Agassiz)는 '빙하기(Ice age)'라는 말을 처음 썼다. 그는 진화론이 아니라 창조론을 끝까지 옹호했다지만 종교가 아닌 과학의 입장에서였다. 
260만년 전부터 대략 1만년 전까지의 오랜 기간인 '플라이스토세' 전체가 '빙하기'였다. 그 중 가장 추웠던 '최종빙기 최성기'는 2만4천년 전부터 1만9천년 전이었단다. 이후 약 1만년 간 '만빙기' 등의 쇠퇴기를 거쳐 1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기간이 바로 '홀로세'다. 노벨 화학상 수상자 파울 크뤼천은 인류가 자연을 망치고 있는 지금의 기후변화 시기를 '인류세'로 부르기도 했고, 이와 같은 관점에서 자연이야 파괴되든 말든 자연과 인간을 상대로 한 끊임없는 잉여가치 착취를 멈추지 않을 작금의 자본주의는 아예 '자본세'라 불러야 한다고 일본의 마르크스주의자 사이토 고헤이는 주장하기도 한다. 어쨌든, 인류가 수렵과 채집을 벗어나 농경사회로 정착한 1만년 전부터 지금까지를 이르는 학문적 시기명칭은 '홀로세'다.

600만년 전 오스랄로피테쿠스가 나무에서 내려와 초원을 거닐 때는 지구가 온난했는데, 이들이 아프리카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시기가 대략 이 '빙하기'와 겹칠 것이다. 빙하기에는 한 곳에 정착이 불가능했기에 상대적으로 덜 추운 해안가로 몰려갔을 테고, 해안가와 강가는 먹을 거리를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더 나았을 테니 점차로 정착 비슷한 생활을 했겠지만 농경을 통해 먹고 살기 시작한 것은 그래봐야 '고작' 1만년 전부터였다. 물로부터 문명이 시작되고 치수에 성공한 지도자가 추앙받은 이유다. 
아무튼,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하기 시작한 약 20만년 전은 여전히 들쑥날쑥 빙하기였으니 인류는 수렵과 채집을 오랜 기간 영위하다가 비로소 원시 작물과 가축을 길들이며 물가 주위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1만여 년 전부터 정착 문명을 구축했다.


"'여섯번째 대멸종'... 인간의 환경교란 때문에 멸종된 동식물의 수가 과거 있던 '다섯 차례의 대멸종'으로 사라진 동식물의 수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다섯 차례의 대멸종에는 백악기에 운석 충돌로 발생한 대형 파충류(공룡)의 멸종 또한 포함된다."
- [기후의 힘], <6. 거대동물이 갑자기 사라지다>, 박정재.


1만년 전 메소포타미아의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과 이집트 나일강, 인도의 인더스강과 중국 황하 문명이 정착 농경문화를 발전시켰으나 이후 '8.2ka(8천2백만년 전)'와 '4.2ka'(4천2백만년 전)'를 비롯한 수차례의 정기적인 '한랭기 이벤트'들과 대략 5백년 주기로 찾아온 '소빙기'는 이 정착민들을 다른 지역 해안가 등지로 내몰았다. 
우리 한반도에서 본격적으로 농경이 시작된 시기가 약 4천년 전이었고 이로부터 발달한 한반도 서남부의 남방 '송국리' 문화가 또 다른 '소빙기'를 맞아 일본 남부로 건너가 '야요이' 문화로 정착한 게 대략 3천년 전이다. 기후변화에 맞아 앉아서 죽느니 이에 맞서 미지의 땅을 찾아 적극적으로 이동한 '사피엔스'들의 혁신이 우리 동아시아 한반도 일대에서도 펼쳐졌다. 
인류가 문명을 일군 약 1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대략 5백년 주기로 '소빙기'가 찾아왔는데 각 지역별로 그 시기는 차이가 나지만 중국의 한, 당 고대왕조와 송, 명 중근세왕조가 약 그 주기로 번성하다가 멸망했다. 기후 위기로 농사가 안되고 왕조들이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을 때, 전염병이 돌고 대규모 농민반란이 일어났으며 썩은 왕조가 무너졌다. 로마의 주기적인 위기와 쇠망도, 고구려와 백제의 쇠퇴와 멸망도, 몽골제국 및 원나라의 번성과 우리 고려의 '무신정권' 및 아홉 차례 '여몽항쟁'도, 이후 고려와 조선의 흥망 또한 이 주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까운 우리 역사에서 19세기 삼정 문란과 홍경래의 난과 같은 조선 후기 '민란의 시대' 또한 조선 초기 이후 다시 도래한 '소빙기'의 영향이 아니라고 볼 수도 없다. 18세기 서양의 산업혁명은 석탄을 많이 태우기 시작하여 지구의 온도를 높이기는 했지만 그 시기 서양 또한 '소빙기'였을 수도 있다. 기후변화로 힘든 와중에 자본은 '인클로저'로 농민들을 땅으로부터 도시로 쫓았는데 도시의 산업노동자가 된 이들을 대규모로 착취했고 정부는 이를 부추기고 옹호했다. 새로운 혁명 주체인 노동자 계급은 19세기 중반부터 혁명의 반란을 시작했다.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등장한 산업 프롤레타이라 계급은 '계급투쟁'의 인류역사를 종결짓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역사적 임무'를 과학적으로 부여받았다.

인간 중심으로 보면 정치경제학적 분석과 규명이 가능한 한편, 자연과학적으로는 주기적 기후위기와 이를 가속화시키는 인류가 보인다. 
박정재 교수가 천착한 지점이다.


"대략 8천년 전에 기온이 최고점에 오른 후 그 수준이 4천3백년 전까지 유지되었다. (홀로세 기후 최적기) 이후 5백~2백년 전에 이르면 '8.2ka 이벤트' 이후로 기온이 가장 낮아지는데, 이 시기가 신빙기의 핵심 구간인 '소빙기'다... 고대 사회의 흥망성쇠를 이러한 신빙기 기후변화와 연관시키려는 시도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 [기후의 힘], <9. 생태계가 풍요로워지다>, 박정재.


자본의 무한증식 운동에 편승한 인류의 탐욕이 지구 온난화의 기후위기를 확대하고 주기를 단축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와 이로 인한 '세차운동' 및 태양 흑점 변화가 복합된 일조량 축소 등 기본적인 기후변화는 수십억년 반복되어 왔다. 이로 인해 백악기 말 공룡의 멸종까지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운석 충돌이나 화산 대폭발 등의 외부 요인도 한 몫 했단다. 그러나 지금 기후 대위기 시대의 '여섯번째 대멸종'의 주범이 우리 '사피엔스'라는 사실이 변하지 않는다. 신대륙의 대형 포유류는 인간이 새로 정착하고 반세기 이내에 대부분 멸종했다. 
이 자본가들은 지금도 지구를 착취하다가 우주로 튈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의 홀로세 또는 '인류세'를 '자본세'로 바꿔 부르자는 마르크스주의자 사이토 고헤이의 주장은 지구 평균기온이 2~3도 오르기 전에 자본주의를 끝장내자는 매우 급진적인 대안을 내놓으며 본인은 자연과학을 심화학습하던 말년의 마르크스와 같은 심정으로 '인류세의 [자본론]을 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론이나 다듬으며 기다릴 시간이 없다. 당장 변혁을 실천해 나가야 한단다. 

박정재 교수는 이 정도 급진성은 아니더라도 자본을 통제하고 나아가 변덕스러운 '기후의 힘'을 억제하는 우리 인류, 즉 '사피엔스'의 혁신을 믿고 더 나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 조건은 무지막대한 '기후의 힘'을 억제하는 우리 '사피엔스'의 '혁신'적 지혜와 실천이다.
'자연과학자'가 아니라 '인문학자'를 자청하는 지리학자가 기후위기 시대의 '책문'에 제출한 답안이다.


"인류는 지구의 생태계가 회복불가의 임계점에 다다르기 전에 온실 기체(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의 증가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일의 가능 여부가 미래 인류의 생존을 결정할지도 모른다... 호모 사피엔스가 농경 시작 이후 문명을 이루고 국가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혁신 능력은 실로 대단했다... '기후의 힘'을 억제해야 우리가 산다."
- [기후의 힘], <14. 지구를 위협하는 변화의 증후들>, 박정재.

***

1. [기후의 힘], 박정재, <바다출판사>, 2021.
2. [지속불가능 자본주의 - 기후위기 시대의 자본론](2020), 사이토 고헤이,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2021.
3. [사피엔스](2011), 유발 하라리, 조현욱 옮김, <김영사>, 2011.
4. [로마의 운명](2017), 카일 하퍼, 부희령 옮김, <더봄>, 2021.
5. [공산당 선언](1848), 마르크스/엥겔스, 남상일 옮김, <백산서당>,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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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귀신요괴전 1 - 중국 괴력난신의 보고, 자불어 완역 ㅣ 청나라 귀신요괴전 1
원매 지음, 조성환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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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불어괴력난신(子不語怪力亂神)" : What the Master would not discuss.
- [청나라 귀신요괴전 1~2], 원매, 조성환 옮김, <글항아리>, 2021.


"사람의 혼(魂)은 선량하지만 백(魄)은 사악하다. 사람의 혼은 총명하지만 백은 우둔하다. 사자(死者)가 처음 왔을 때 그의 영혼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백이 혼의 지시를 받아 행동했다. 사자가 갈 때는 그의 심사가 다하여 혼은 사라졌으나 백만 남게 되었다. 혼이 남아 있을 때는 사람이나, 혼이 떠났을 때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의 산송장은 모두 백이 지시하며, 도를 가진 사람만이 백을 통제할 수 있다."
- [청나라 귀신요괴전 1], '권1. 남창의 선비', 원매, 조성환 옮김, <글항아리>, 2021.


중국 각지의 음식 이야기를 지은 [수원식단(隨園食單)](1787)의 저자인 '수원선생' 원매(袁枚:1716~1798)가 귀신요괴 이야기까지 지었다니, 그 박학다식한 오지랖에 놀랍다. 

원제는 [자불어(子不語)]였는데, [논어] <술이> 편에  '자불어괴력난신(子不語怪力亂神)', 즉 "공자는 '괴력난신(怪力亂神)'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는 말에서 따왔다. 같은 제목의 책이 먼저 나온 것을 알고는 나중에 [신제해(新齊諧)]로 바꿨다고 한다. '제해(齊諧)'는 [장자] <소요유> 편에 나오는 "기이한 것을 기록"했다는 사람이다. 
공자가 강조한 '문행충신(文行忠信)'이 아니라 공자(the Master)가 말하지 않은(子不語 : What the Master would not discuss) '괴력난신(怪力亂神)'의 이야기 <24권 572편>은 '수원노인' 원매가 죽기 3년 전인 1794년에 재미로 지었단다. 


"나는 평생토록 취미가 적어서 무릇 술 마시고 곡에 맞추어 노래하고 저포(주사위) 놀이를 하는 등 무리 지어 사는 즐거움을 이을 수 있었으나, 어느 하나에도 능숙하지 못했다. 문학과 역사 외에는 스스로 즐길 것이 없어 이에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귀를 놀라게 하는 일, 아무렇게나 말하고 아무렇게나 들은 것을 널리 수집하고 아울러 기록하여 세상에 남겨두는 것이지, 여기에 미혹되지는 않았다."
- [자불어], <서>, 원매, 1794.


혀가 넓은 미식가는 잘 먹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안 먹어본 것이 없는 자이고, 귀가 열린 음악가는 모르는 음악이 없다고 말하면서 만년의 원매가 '아무 이야기 대잔치'인 [자불어]를 펼치기 전 쓴 <서문>이다. 
세상만물에 관한 잡학을 기록한 '제해'라는 사람처럼 세상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만물박사 '수원노인'의 노고 속 여유가 보인다. 
원매는 [수원식단]을 지었으나 막 먹어대는 돼지는 아니었고, [자불어(신제해)]를 지었으나 '괴력난신'에 미혹되지 않았다.
그저 재미로 지어 세상에 남기고자 했다.

놀기는 좋아하나 그닥 잘 하는 건 없고, 
그저 책이나 읽으며 잡학에 관한 글이나 남겨보려는, 
그런 내가 결국 가고자 하는 그 길을, 
이미 18세기 청나라 전성기에 과거는 급제했으나 만주어 승진시험에 연신 꼴찌를 차지하면서 미관말직에 머물다 '수원'으로 물러나 앉은 한족의 '수원노인' 원매가 이미 멋지게 보여줬다. 
배울 점이 많은 노인이다.

***

1. [청나라 귀신요괴전 1~2], 원매, 조성환 옮김, <글항아리>, 2021.
2. [식탁 위의 한국사], 주영하, <휴머니스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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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귀신요괴전 2 - 중국 괴력난신의 보고, 자불어 완역 ㅣ 청나라 귀신요괴전 2
원매 지음, 조성환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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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불어괴력난신(子不語怪力亂神)" : What the Master would not discuss.
- [청나라 귀신요괴전 1~2], 원매, 조성환 옮김, <글항아리>, 2021.


"사람의 혼(魂)은 선량하지만 백(魄)은 사악하다. 사람의 혼은 총명하지만 백은 우둔하다. 사자(死者)가 처음 왔을 때 그의 영혼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백이 혼의 지시를 받아 행동했다. 사자가 갈 때는 그의 심사가 다하여 혼은 사라졌으나 백만 남게 되었다. 혼이 남아 있을 때는 사람이나, 혼이 떠났을 때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의 산송장은 모두 백이 지시하며, 도를 가진 사람만이 백을 통제할 수 있다."
- [청나라 귀신요괴전 1], '권1. 남창의 선비', 원매, 조성환 옮김, <글항아리>, 2021.


중국 각지의 음식 이야기를 지은 [수원식단(隨園食單)](1787)의 저자인 '수원선생' 원매(袁枚:1716~1798)가 귀신요괴 이야기까지 지었다니, 그 박학다식한 오지랖에 놀랍다. 

원제는 [자불어(子不語)]였는데, [논어] <술이> 편에  '자불어괴력난신(子不語怪力亂神)', 즉 "공자는 '괴력난신(怪力亂神)'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는 말에서 따왔다. 같은 제목의 책이 먼저 나온 것을 알고는 나중에 [신제해(新齊諧)]로 바꿨다고 한다. '제해(齊諧)'는 [장자] <소요유> 편에 나오는 "기이한 것을 기록"했다는 사람이다. 
공자가 강조한 '문행충신(文行忠信)'이 아니라 공자(the Master)가 말하지 않은(子不語 : What the Master would not discuss) '괴력난신(怪力亂神)'의 이야기 <24권 572편>은 '수원노인' 원매가 죽기 3년 전인 1794년에 재미로 지었단다. 


"나는 평생토록 취미가 적어서 무릇 술 마시고 곡에 맞추어 노래하고 저포(주사위) 놀이를 하는 등 무리 지어 사는 즐거움을 이을 수 있었으나, 어느 하나에도 능숙하지 못했다. 문학과 역사 외에는 스스로 즐길 것이 없어 이에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귀를 놀라게 하는 일, 아무렇게나 말하고 아무렇게나 들은 것을 널리 수집하고 아울러 기록하여 세상에 남겨두는 것이지, 여기에 미혹되지는 않았다."
- [자불어], <서>, 원매, 1794.


혀가 넓은 미식가는 잘 먹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안 먹어본 것이 없는 자이고, 귀가 열린 음악가는 모르는 음악이 없다고 말하면서 만년의 원매가 '아무 이야기 대잔치'인 [자불어]를 펼치기 전 쓴 <서문>이다. 
세상만물에 관한 잡학을 기록한 '제해'라는 사람처럼 세상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만물박사 '수원노인'의 노고 속 여유가 보인다. 
원매는 [수원식단]을 지었으나 막 먹어대는 돼지는 아니었고, [자불어(신제해)]를 지었으나 '괴력난신'에 미혹되지 않았다.
그저 재미로 지어 세상에 남기고자 했다.

놀기는 좋아하나 그닥 잘 하는 건 없고, 
그저 책이나 읽으며 잡학에 관한 글이나 남겨보려는, 
그런 내가 결국 가고자 하는 그 길을, 
이미 18세기 청나라 전성기에 과거는 급제했으나 만주어 승진시험에 연신 꼴찌를 차지하면서 미관말직에 머물다 '수원'으로 물러나 앉은 한족의 '수원노인' 원매가 이미 멋지게 보여줬다. 
배울 점이 많은 노인이다.

***

1. [청나라 귀신요괴전 1~2], 원매, 조성환 옮김, <글항아리>, 2021.
2. [식탁 위의 한국사], 주영하, <휴머니스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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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리더가 된 당신에게 - 팀 운영부터 성과 관리까지 한국형 리더를 위한 맞춤 바이블, 개정증보판
박태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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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은 습관이다
- [처음 리더가 된 당신에게], 박태현, <중앙북스>, 2020.


"처음 리더에게는 첫 일 년이 중요하다. 당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세우고 완성해가는 학습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리더십도 습관이다. 처음부터 나쁜 습관에 익숙해져 버리면 나쁜 리더가 되고, 좋은 습관을 갖게 되면 좋은 리더로 성장한다... 반성하는 리더가 아름답다. 혼자서 답을 찾을 수 없다면 함께 일하는 구성원에게 도움을 청하라."
- [처음 리더가 된 당신에게], <에필로그. 리더십은 습관이다>, 박태현.


고대 라틴어로 '여행하다'라는 뜻의 'laedan'에서 유래한 '리드(lead)'는 인생의 여정을 통해 '자유'를 찾는 각자의 삶을 의미한다. 그러니 모든 사람은 각자의 삶에서 '리더(leader)'다. 따라서 '리더십(leadership)'은 조직을 관리하고 인력을 운영하며 타인을 지배하는 '경영학적' 개념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개인의 '여행'에서 더 자유로운 삶을 위해 스스로를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문학'적 개념이다.


기업 인재교육 전문가 박태현이 기업조직에서 첫 보직자가 된 '팀장'들을 위한 책 [처음 리더가 된 당신에게](2020)에서 말하는 '리더십'은 좁게는 기업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팀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실무적 지침들을 알려준다. 

'팀장'의 '리더십'은 '습관'이다.
첫 분기인 석달 90일이 중요(<프롤로그>)하고, 첫 1년의 노력이 바로 '습관'이 되므로 중요하다. 조직의 목표는 언제나 쉴 틈도 없이 주어질 뿐 아니라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할당된다. 기업 인재개발 교육서적에서 조직의 '목표'는 변하지 않는 상수다. 그러므로 '팀장'의 역할은 '목표' 달성을 위해 팀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한다. 팀장의 첫 임무는 첫 90일 또는 첫 1년간 '나쁜 습관'이 아닌 '좋은 습관'을 체득하는 것인데 결론은 '인재활용'과 '인재육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직관리'나 '조직운영'의 귀결점 또한 '사람'이다. 
조직의 '목표'는 결국 '사람'이 달성하는 것이니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원'들, 즉 '사람'이다.

'나쁜 습관'은 길게 설명할 것 없이 본인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보고 겪은 온갖 부정적인 것을 생각하면 될테고, '좋은 습관'은 팀원들을 독려하고 시기에 맞게 지원하며 정기적인 피드백을 통해 인재의 '역량향상'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목표달성'은 '단기적'이지만, '역량향상'은 장기적이므로 기업조직에서 '팀장'의 중요한 역할은 팀원들의 '역량향상'이다. 
가장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사평가는 공평해야 한다. 그러나 '목표달성'이 단기적이나마 생존의 조건인 기업조직에서 '공평'은 '평등'을 뜻하지 않는다. 생존이 걸린 전투나 승패를 가르는 스포츠 경기처럼 각자 특성이 다른 팀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연령 팀원은 그 경력과 경험을 '존중'한다. 저성과 팀원은 인간적으로 친해지면서 '설명'한다. 평균적 역량의 다수 팀원은 지시보다는 '함께' 일한다. 고성과 팀원은 '권한위임'을 통해 세부적인 간섭없이 스스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소한 2개월에 1회 이상 '원온원(One-on-one)' 면담(개별면담)을 통해 각자의 업무에 대한 정기적 피드백을 수행하고 항상 팀장의 지원이 필요한지 여부를 수시로 체크한다. 팀장의 '지원'과 '피드백'은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 면담과정에서는 근본적인 내용에 관한 언급이 아니라 해당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으로 제한하고, 세부적인 개선점과 목표는 팀장이 아닌 팀원 스스로가 이야기하도록 한다.
"항상 마지막 마이크는 상대방에게 넘긴다"고 했던 노회찬 선생님이 생각난다.

이 책에서는 기업조직에서의 인사평가는 '공평'해야 하나 '평등'할 수가 없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역량향상'의 장기적 관점으로 '목표달성'을 위한 '인재활용' 과정에서 모든 팀원들을 '공평'하게 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각 팀원의 특성에 맞게 수치화 가능한 정량적 평가기준을 정기적 면담 과정에서 사전에 합의하고 연초부터 인사평가 작업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서는 팀원들 각자에 관한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 
인사평가는 '차등'을 둘 수 밖에 없더라도 사람에 대한 관심만큼은 '공평'하고 나아가 '평등'해야 한다. 


"팀원 개개인이 지닌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 팀장은 팀원이 직면하고 있는 업무환경 요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 [실전에 활용하는 팀장 리더십], <에필로그>, 최광식/신중희.


역시 기업 인재개발 교육가 최광식과 신중희는 팀장교육 관련 서적을 찾아다니다가 아예 신임팀장에 관한 실무지침서를 직접 썼다는데, 이 책에서도 역시 결론은 '사람'이다.

'원팀'의 중심은 '팀장'이 아니라 '목표' 자체가 되어야 한다. 팀장은 위 책에서 말한 팀원에 대한 적시의 지원과 피드백을 통해 '목표달성'을 총괄한다. 중국 고전 [수호지]에서 양산박의 두령 송강은 '화화상' 노지심보다 힘도 약하고 '단독십회 행자' 무송만큼 무예에 능하지 못하며 '흑선풍' 이규처럼 무자비하지 않음에도 마지막까지 방랍과 함께 북송시대 말기 농민반란군의 리더로 역사에 남았는데, [수호지]에 의하면 송강의 별명이 '급시우(及時雨)'다. 즉, '때에 맞게 내려주는 비'처럼 동지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진 것을 다 동원하여 시의적절한 지원을 해주고 함께 동고동락하기 때문이다. 
팀장은 '계급'이 아닌 이런 '역할'을 의미하며, 팀장과 팀원은 함께 일하는 '동반자'인 것이다.
함께하는 노동 과정에서 동지 관계는 생산과정 자체에서 자연스레 형성될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직책'이라는 기업내 '계급'보다는 '동지'적 '동반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시 강조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업을 위한 인재개발서인 이 책에서는 비록 '노동'을 비하하며 목표달성을 명확히 인지한 활동을 '노동'이 아닌 '일'로 구분하고 나아가 고되고 비자발적으로 지칭되는 '노동'을 창의적인 '예술'로 승화하자는 식의 반노동적 인식을 보이고 있어 아쉽다. 그럼에도 '노동(勞動)'의 본질이 인류의 역사를 이끌어 온 인간의 '주체적인 실천'이라는 사실이 변치 않는 한, 모든 실천의 주체가 인간이므로 항상 '사람이 목표'라는 점 또한 변함없는 상수다.
'노동'을 존중하고 '노동'의 담지자인 '노동자', 즉 '사람'을 존중하면 동료들간 '신뢰'가 쌓인다.
이 책의 비유에 따르면 '존중'의 '소액예금'이 차츰 쌓인 결과로 '신뢰'의 '목돈'이 남는다.
'존중'과 '신뢰'는 넓게는 그렇게 '목표달성'을 위한 주요자산이 된다.


좋은 '리더십(leadership)'은 습관이다.
기업조직에서 목표달성이 가능한 '리더십'의 주요 기반은 오로지 '사람'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테제는 정치공약이 아니라 '좋은 리더십 습관'을 위한 생활 슬로건이다.
고대 라틴어 본연의 의미대로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인생에서 모두가 '리더(leader)'이기 때문이다.

***

1. [처음 리더가 된 당신에게], 박태현, <중앙북스>, 2020.
2. [실전에 활용하는 팀장 리더십], 최광식/신중희, <한국표준협회미디어>,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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