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이야기 더봄 중국문학 전집 1
쑤퉁 지음, 양성희 옮김 / 더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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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접하게 된 중국 문학..참새


제법 두툼한 책을 손을 들었을때..장편 소설이 주는 무게감에 마음이 설렜다.

같은 동양 문화권인 가까운 일본의 소설들이 한국 서점가를 점령하다시피 하는 요즘

중국 문학작품을 접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다시 말해 그 만큼 중국의 문학 작품은 나에게 조금 낯설고 그래서 가끔 낯가림을 하곤 한다.

가장 감명 깊은 책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는 서스럼 없이 "대지"라고 말을 한다.

격변하는 중국의 근현대사 속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민초들의 삶을 제대로 그렸던 그 작품을

나는 단연 최고의 문학 작품으로 꼽는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지..는 중국인 작가가 아닌 펄벅 여사의 작품이지 않은가.

이방인의 눈에 비친 중국의 역사를 서술했으니 정확히는 중국문학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쑤퉁의 참새는.. 순수한 중국 작가가 집필한 것이기에 더욱 세심하고 디테일하게

중국의 문화를 엿볼 수 있을거라 기대하였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의 개혁 개방 격변기의 시기의 중국을 배경으로 한다.

이때의 중국 역사를 대충 간추려 보면 오랫동안 내려오던 민족 정신이

붕괴되고 돈이 인생 최고의 가치라는 자본주의가 팽배해지던 시기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뒤틀리고 가치관이 혼란을 겪는.. 격변의 시기였다.


바오룬의 할아버지가 갑자기 치매에 걸리게 되는 걸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참죽나무 거리의 나무 밑을 파헤치고 다니는 할아버지의 기이한 행동으로

가족들은 할아버지를 정신병원에 입원 시키고, 손자인 바이룬에게 할아버지를 감사하는

일이 맡겨진다. 병원 정원 곳곳을 파헤치는 할아버지 때문에 바이룬은 할아버지를 밧줄로 꽁꽁 

포박하게 되고 상처없이 포박하는 바이룬의 기술을 사람들이 칭송한다는 구절까지 읽고

솔직히 아연실색 했다. 대표적인 한국적 정서를 가진 나로써는 확하고 올라오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읽는 속도가 좀 더디어졌다.


이 이야기의 핵심 인물은 바오룬과 류성, 그리고 선녀 세명의 청춘 남녀의 얽히고 섥힌

그리고..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강간사건에 휘말린 바오룬은 진범이 아닌데도 억울하고 형을 살게 되고

진범인 류성은 차후에 신혼 첫날밤 바오룬의 칼에 죽음을 당하고

솔직히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구분이 모호한 강간을 당한 선녀는

정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는 신세가 된다.


읽다보면 코에서 뜨거운 김이 나올 정도로 무거운 내용에 내 속이 상한다.

효가 사라지고 인간의 가치가 돈과 권력이라는 물질과 힘 앞에서

가진건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작고 비참한 존재인지..

얼마나 맥없이 쓰러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이야기가 20세기 중반 중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싶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21세기인 지금도 어쩜 한국의 어느 한 구퉁이에서 일어나고도 남을

일들인 것이다.


얼마전 불이나서 많은 사상자를 내었던 우리 나라의 어느 요양병원에서는

치매 걸린 환자들의 한쪽 손을 결박한 채 치료를 하고 있었고

권력 앞에 비굴했던 대기업들이 비선 실세라는 그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며

돈을 상납하기 바빴고

밤이 되면 어슥한 골목길을 여자 혼자 걷기 어려운 시대를 보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

사실 별반 다르지도 않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어쩌면 수긍하기 싫고,  불편한 것에는 눈을 감아 버리고 싶은

우리들의 얄팍한 심리때문에 쑤퉁의 작품이 조금은 불편하고 답답하게 느껴졌던건

아닐까..

등장하는 인물들의 왜 이렇게 비참하게 끝을 맺는지.. 안타까운 탄식이 나오는 것은

어딘가 많이 닮은 우리들의 부끄러운 속내를 들킨 것 같은

참담함 때문은 아닌지..


쉽게 휘리릭 읽지 못하고 생각하게 하고 음미하게 하는 쑤퉁의 작품 스타일 때문에

나는 오랫동안 묵직한 삶의 무게를 느끼게 될것 같다.

마냥 가벼운 일본 소설들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중국 문학의 무게와 깊이를 조금이나

느껴볼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또 다른 중국 작가들이 작품을 기웃거리게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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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부자 월1천만원 장사왕 - "나는 장사로 마흔살에 은퇴한다"
왕장사 지음 / 진서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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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이 있는 종로2가는 상권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서울의 최대 상권지중 하나다.

매일 점심을 먹으러 종로를 돌아다니다보면 어제까지 건재했던 가게들이

집기들이 다 빠진 채 내부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아주 심하게 자주 본다.


문을 닫은 가게들 중에는 다디던 회사를 퇴직하고 퇴직금으로 가게를 연 사장님들도 더러 있기

때문에 어느날 소문도 없이 문을 닫은 빈가게 앞을 지나다 보면

내 마음도 편치 않다.

종로 한가운데 가게를 열고 1년을 못 버티고 장사를 접을 정도라면

금쪽 같은 퇴직금도 남아나질 않았을텐데 노후는 괜찮으실려나..

뭔 오지랖인지 모르겠지만 잠깐의 인연으로 안면을 턴 상태라 폐업한 뒤가

걱정스러운건 어쩔 수 없는 일인것 같다.


우리나라 퇴직자들 중 상당수가 노후를 위해 크고 작은 프랜차이즈 요식업에 뛰어든다.

장사 경험이 없어도 본사의 도움으로 가게를 오픈하고

본사에서 조달하는 식재료들로 가게를 비교적 쉽게 꾸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할거라는 달콤한 선전과는 달리 대부분 경험및 마인드 부족등으로

그리 오래 가지는 않는 것 같다.

결국 퇴직금이나 노후 자금까지 탈탈 털리고 도시 빈민으로 나 앉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창업을 섣불리 한다는 건 바보 같은 짓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골목부자 장사왕..이라는 책에 눈이 가게 된 것은

사실 나 또한 퇴직 후 작은 가게라도 하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같은 장사에 문외한에게 참 위험한 생각이지만

아들녀석이 요리쪽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어해서 요리 공부를 마치면

내 퇴직 시기와도 적절히 맞아 떨어져

아들이 실무 경험을 좀 쌓게 되면 작은 가게를 하나 열어줘도 좋겠다는  

생각을 전부터 갖고 있었다.


​망하기는 싫고 큰 돈 벌지는 못하더라도 손해볼 수는 없다.

모르면 배워야 하는 법..물어볼때가 마땅찮을 때는 창업에 관한 책의 도움을 받는것이

현명하고 좋은 법이다.


이 책은 왕초보가 장사왕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 필수 지적사항,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조언,권리금,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상권분석법, 계약서 작성법,

인건비 등등 장사를 하면서 나오는 모든 문제들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설명해

놓았다.

장사 초보자들에게 교과서 보다 더 좋은 "전과"와도 같은 책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들은 하나하나 직접 경험하거나

주변의 대박집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로 얻는

살아있는 알짜 정보들이라서 더욱 신뢰가 간다.


종로와 명동, 강남등의 초대형 상권지가 아니더라도

골목 작은 가게를 월 천만원 수익의 알짜배기 가게로 키울 수 있는 노하우를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간접 체험을 하며 알 수 있게 되었다.


실패와 성공의 차이점은 비교적 사소한 데서 올 수 있는 법이다.

미처 꼼꼼하게 따지지 못한 어느 한가지가 자칫 창업 실패로 

돌아 올 수 있기 때문에

정신 빠짝 차리고 경청하고 체크 해야 할 것이다.


하나하나 정독하고 공부하는 자세로 읽어내려간다면

장사에 대한 어느정도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고, 디테일 하게 색채를 입히고  

완성을 하는 것도 어렵지는 않을 듯 싶다.


우리가 장사..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대를 이어 가업을 물려받고

오로지 외길 ... 이라는 문구가 이제는 진부하다고 이 책에서는 지적한다.

요즘 같이 유행의 흐름이 빠를 때

트랜드에 맞게 업종을 바꿀 줄 아는 장사꾼이 되어라... 말한다.

종로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 점은 이해가 가고도 남는 점이다.


또한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미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경험을 쌓아라..

라고 하는 조언도 귀에 쏙 들어온다.


장사라는 겉만 알고 있었던 장사왕초보들에게 장사라는 큰 그림 뒤에 있는

밑작업에 대한 A~Z까지에 대한 설명을 해놓은 책이라 하나씩

차근히 체크하고 공부해간다면

실전에서 발생 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간중간 장사에 임하는 각오와 자세를 자가 진단하는 테스트도 있어서

재미있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당장 장사를 하지 않더라도 그럴 계획을 가지고 있는 예비 창업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서 실질적으로 어떤 것들을 어떤식으로 준비를 해야하는지

짚어 보고 넘어가는 것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왕초보들도 어렵지 않게 접근하고 용기와 희망을 ..

그리고 경각심을 줄 수 있는 창업 가이드 북 같아서 좋았다.

최소한 이 책 한권을 독파한다면 어떤 창업 설명회에 가더라도

눈만 끔뻑거리지는 않을 듯하고 금쪽 같은 내 돈을 허투루 낭비하지도 않을듯 하다.


장사치는 하늘에서 내려준다는 말도 있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매일매일 공부하는 자세인 자에게는

없던 복도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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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
아난드 딜바르 지음, 정혜미 옮김 / 레드스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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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


정신이 들자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 되고 있다는 걸 느낄수 있었다.

눈을 멀게 할 것 같은 강력할 빛이 쏟아져 눈이 아팠지만 깜박일 수가 없었다.

눈길을 돌려보려 했고 팔을 움직여 손으로 눈을 가리려고도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온 몸이 마비된 것처럼 움직이질 않았고,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극심한 고통과 한기가 느껴졌다.


주인공인 그는 눈을 떴을때 자기가 처해진 상황이 어떠한지 전혀 깨닫지를 못한다.

한순간에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그는

어느 병원의 병실에서 눈을 뜨게 되고 연고자를 찾지 못한 상태로 그렇게 혼자

코마 상태로 병원의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정신이 육체에 갇혀 버린 그는 혼자의 힘으로 손가락 하나 움직 일 수 없고

말한마디 내 뱉을 수 없는 식물인간이 되어 있었다.

정신은 말짱하나 육체는 이미 스위치가 꺼진 상태..

그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는 지독한 후회와 분노를 느낀다.

"제기랄! 난 이제 끝이었으면 좋겠어! 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단 말이야!"


"그냥 익숙해지는 게 좋을 거야. 아무려나 당문간은 그러고 있어야 할 테니"

그렇게 그는 아무도 없은 병실에서 자기 자신의 [깊은 영혼]과의 대화를 시작하게 된다.


자신의  내면의 깊은 영혼과의 대화는 순조롭지 않았다.

대화로 시작했다가 언쟁이 나기도 하고 왠지 그를 비꼬는 [깊은 영혼]에 화를 내고

짜증을 낸다.

들어보면 틀린 말이 아니건만 자신의 잘못을 조목조목 따지는 얄미운 녀석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주어진 상황만 봐서는 이보다 더 비참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신기하게도 식물인간이 되어 있는 주인공을 찾은 가족들은 그를 중점에 두고

마음을 열고 서로 깊이 의지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게 된다.


비극이 일어나고 나서야 비로소 가족은 하나로 뭉치고

해묵은 원망과 견해 차이를 묻어두고 서로 사랑을 표현하게

되었다는 것이 씁쓸하다.

우리가 진정 자유롭다면 왜 진작 자기에게, 또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잘하기로

선택하지 않았을까?


유일하게 이야기가 통하는 [깊은 영혼]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게 된 것도

이 즈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말하는건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있어주고

내가 말하는 대로 행동해줄 경우 당신을 사랑하는데 도의한다'라고 쓰인 비지니스

계약서에 가까워.

본래 사랑은 자유로운 거야. 요구하지 않고, 상대방을 바꾸려 하지 않고,

소유하려들지 않고, 조건을 달지 않는 거라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는 것, 그건 존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를 즐기는 걸 말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너는 영원의 일부였고,

죽으면 다시 영원의 일부로 돌아가.

우린 우리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짧은 시간을 부여받았으니,

최대한 그 시간을 활용해야 해.."


[깊은 영혼]의 목소리와 화해를 하고 그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주인공은 지금껏 살아오며 깨닫지 못했던 크고 작은 진리들을 하나하나 새기게 된다.

가장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고를 하게 된것이다.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따져보면 우리들 모두 얼마나 이 아이러니를 경험했던가.


아주 가끔 가족이나 지인들의 병문안을 가게 될 경우가 있다.

병원에 있는 환자들의 100%는 어딘가 몹시,또는 꽤나 아픈 사람들이다.

평소에는 건강한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있다가 병원을 찾게되면 새삼스럽게

아픈 사람들이 많음에 놀란다. 그리곤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픈 사람이 내 가족이라면 가족의 소중함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내가 행복하고 부족함이 없을때는 보이지 않던..아니 볼려고도 하지 않았던 모습들을

내가 세상 가장 힘들고 바닥까지 추락했다고 느낄 때 비로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게 된다.

청하지도 않았는데 나를 돕겠다고 나서는 친구들이나 친척들을 보며

그동안 내 주변을 살피지 못한 나의 불찰과 불행이 옮겨 붙을까봐 벌벌떨지 않고

팔걷고 나서서 돕는 모습에서 반성과 각오를 하게 되는 것등..


실제 우리가 인생의 쓴맛을 보며 눈물을 흘릴때 神은 뒷춤에 감춘 단 것을 꺼내는 주는 것을

경험하지 않았던가..


아쉽게도 우리는 평소에는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불행이 방문을 열고 들어와야지만

아차... 하고 비로서 반성하고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불행이 오기 전에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는 것 같다.

더 이상 오만하게 살지 말고 자신을 삶을 함부로 하지 말며

사랑하고 아끼고 이해하며 살라고.. 망각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는 우리를

각성시켜 주는 [깊은 내면]과 같은 존재다.


주인공은 깊은 코마상태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하루하루 느끼며 행복의 실타래를 풀어

한올한올 촘촘하게 행복을 뜨고 있다.

그가 코마상태에서 우리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를 새겨

우리 또한 '설마','만약'을 없애고 오늘 하루하루를 행복으로 엮어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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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밥상에는 슬픔이 없다
정제성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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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밥상에는 슬픔이 없다..



​아버지는 치매와 노환으로 병원에서도 별다른 치료를 해드릴 수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맏이인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동생들을 대표하여 아버지를 요양병원으로 모시자고

말을 꺼내지만 아흔의 어머니는 '집으로 모실거다'라며  단호하게 말씀하시고

병원에서 포기한 아버지를 모시고 시골 집으로 돌아온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방을  최고의 vip 1인실 입원실로 만드시고

집 안팎을 밝게 꾸미는 시작하셨다.

아버지를 위한 작은 화단을 만들고, 틈틈이 텃밭을 가꾸었다.

아버지가 방문을 조금만 열어도 보이도록 만들었다.


치매에 걸려 흐려지는 기억들 속에서 한 가닥씩 끌어올릴 수 있는

음식들로 어머니는 매끼 아버지의 밥상을 차리신다.

음식은 기억이며 추억이다.

어머니가 차려내시는 밥상을 받기 시작하면서 아버지가  타고 계신

[죽음으로 달려가던 버스]는 잠시 정류장에 정차한듯 하다.

한시름 놓게 된것이다.


늙은 엄마는 당연한 듯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러 하지 않았다.

남편에 관한 한, 모든 것들을 스스로 주관하고, 관찰하며 그 수많은

약들을 조절한다.

날마다 닦아주고 소독한다. 분노와 요구를 다 보듬어 준다.

추억으로 기억을 붙잡아 주기 위해 동무처럼 말을 걸어준다.


엄마 밥상의 위대한 힘.. 그때는 몰랐지만 새삼스럽게 고마움과 그 힘을 느끼게 된다.


유리창 틈으로 들어온 아침 햇살을 받아 윤이 나는 하얀 쌀밥이 바로 옆자리

총각무에 붙어 있는 살얼음을 녹이고 있었다.

청국장 국그릇에서 피어오르는  굵은 김과 쌀밥의 가느다란 김은

서로 섞이지 않은 채, 찬 공기를 뚫고 위로 올라간다.

나는 밤새 공부를 끝내고 퀭한 얼굴로 아침밥을 기다리는

하숙생처럼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엄마는 5 남매를 키우면서 자식이 시험 치는 날에

미역국을 끓인 적이 없었다.

입시만이 아니라 하다 못해 월말 고사를 볼 때도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다.

미역국을 사시사철 먹었는데도 말이다.

옛날 미역은 거의 줄기 채 그대로 말린 것들이었다.

요즘 파는 것은 조금만 물에 담가놓아도 금방 풀어지고 오래 끓이지 않아도

연해지는데 어렸을 때 먹었던 미역은 몇 시간씩 푹푹 삶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 책에서 계절마다 각각 다른 음식들을 내놓는 엄마의 모습을 그려놓았다.

그리고 그 음식을 먹는 식구들과의 추억, 친구들과의 추억들을 그린다.

소환당한 추억들속엔 구수한 청국장 냄새와 쑥국 냄새,갈치 조림 냄새가 난다.

고단한 시기였지만 엄마의 밥상이

고단함도 비루함도 잊게 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 어떤 순간에도 엄마는 약하지 않았다.

가족을 잇는 강한 결속력은 바로 엄마였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순간순간 놀랐다.

장을 넘길때 마다 살짝씩 전율도 왔다.

​그건 우리 집과 놀랍게도 씽크로율 100%였던 소설 책 속의 줄거리때문이었다.

어쩜 살아계셨다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나이쯤 되셨을

나의 부모님들의 모습과을 보는듯 했다.


엄마의 밥상은 늘 항상 정답이었다.

신통찮은 재료들도 엄마의 손맛을 타게 되면 몸값이 12배는 상승한다.

엄마가 가진 여러 개의 장점 중의 하나는 단연 음식 솜씨였다.

음식 솜씨 좋은 조강지처는 내치지 않았다는 옛말처럼

아버지의 까탈스러운 성격과 입맛을 감당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엄마 뿐이었다.


노환으로 아버지가 쓰러지시자 엄마가 병간호를 하셨다.

간병인은 쓸 엄두도 못냈다.

아버지의 깐깐하고 괴팍스러운 성격을 받아낼 사람은 엄마 뿐이었기 때문이다.

오롯히 엄마가  견뎌냈을 그 시간에 나는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에 있었다.

자식들 고생 시키지 않으시겠다며 엄마가 온몸으로 아버지의 뒷치닥거리를 하셨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신 엄마는 한동안 내 세상이구나..

하시면서 전국 여기저기 친구분들과 계모임 여행을 다니셨다.

평생 아버지와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셨던 엄마가 정말 인생을 즐겼던 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딱 10년 정도 였던것 같다.

그런 엄마도 몇년전 돌아가셨다.

그 이후로 나는 엄마가 해주시던 경상도식 추어탕을 다신 먹지 못했다.

이름있는 유명한 추어탕 집에는 다 찾아가봤지만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을 대신하지 못했다.

잔뜩 찌푸린 흐린 하늘에서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질때면

내장을 떼어낸 멸치를 한줌 넣어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멸치 육수에

밀가루 반죽을 뚝뚝 끊어서 넣은 수제비가 그립고...


고향인 마산의 명물인 미더덕을 듬뿍 넣어 만든 해물 찜과

잔 새우에 잘게 썬 무우와 각종 양념을 넣어 만든 새우 조림이 그립다.

엄마의 밥상은 나에겐 추억이고 그리움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간절한 그리움을 내 가슴에 켜켜히 싸놓은 책..

읽는 내내 나를 뭉클 하게 했던 책

"엄마의 밥상에는 슬픔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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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이 다낭·호이안·후에 (2018) 인조이 세계여행 39
마연희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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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업무상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미칠듯이 바쁜 시기와

온 몸이 배배 꼬일 정도로 허벌나게 한가한 시기가.. 일년에 4번씩 번갈아온다.

바빴다가 한가했다가 바빴다가 한가했다가.. 이렇게 4번 파도를 치면 일년이 후딱 간다..

일에 파묻혀 있을 때는 잘 모르겠지만 일이 한가할 때는

내가 왜 이러고 사나 .. 싶어진다.

밧데리가 바닥나 한칸 남은 눈금이 깜빡 거릴때 쯤..

"일만 하다 저승가기에는 아직 내 나이가 아깝다." 며..

장롱 위에 올려두었던 캐리어를 기필고 끙끙대고 끌어내린 후

방 구석에 턱 하니  펼쳐놓고 오다 가다 생각나는대로

하늘하늘 원피스며 꽃잎 달린 샌달, 몸매를 커버해줄 수영복,

자외선 차단 지수 높은 썬크림, 평소라면 절대로 안하고 다녔을 요란뻑적지근한

목걸이 팔찌등을 캐리어에 툭툭 던져 넣는다..


그리고선 폭풍 인터넷 검색을 한 후 제일 저렴한 가격에 갈 수 있는 동남아 여행지를 물색한다..

그래서 다녀온 곳들이

태국의 방콕, 파타야, 베트남의 하노이, 하룽베이, 필리핀의 세부, 보라카이, 말레시아의 코타키나발루,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등이다.

말그대로 동남아 5개국을 순방(?)했다.

이제는 싸고 저렴한 여행지가 아닌..

내가 안가본 여행지를 고르는게 더 힘들어졌다.


그런데 내가 가장 아쉬워 하는 한가지는..

이렇게 동남아 여러나라를 다녀왔지만..여기나 거기나..저기나..요기나..다들 비슷한 여행이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패키지 상품으로 갔기 때문이다.

자유여행과 패키지 여행.. 각각 선호하는 바가 다르고 추구하는 여행 목적이

다르니까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 말하긴 어렵다.


​여행의 안락함을 우선으로 꼽았던 나는 아침이면 호텔 앞에서 대기해 있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정해져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하고.. 정해져 있는 시간에

배를 타고 호핑투어를 나가고..

시간을 알차게 쓰고 객지에서 혹시나 모를 위험에도 비교적 안전한 패키지를

선호했다..


하지만 하루 서너군데 쇼핑센터에 끌려가서 필요도 없는 라텍스와

상황버섯가루에 대해서 한시간 넘게 강의를 들어야하고,

설명만으로는 거의 신이 만드신 만병통치 약(?) 같은

동남아 특산물에 대해서 듣고 있자면 '나는 누규..여긴 어디..?'


단 한번만이라도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오류 투성이라도 좋으니

자유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품고 있었다.


나름대로 포부를 안고 영어도 공부해보고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이일..이더라)

여기저기 검색도 해보았지만.. 딱 손에 잡히는 여행지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올 1월에 놀러갔던 앙코르와트 가이드로부터 다낭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항공사 직원들이 최고의 아름다운 여행지로 뽑는 곳이 바로 다낭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앙코르와트의 많은 가이드들이 다낭으로 넘어가 앙코르와트에는 가이드가

귀해졌다는 말을 듣었을때...얼마나 아름답고 찾는 사람들이 많으면 다들 거기로 가지..?

아.꼭 한번 다낭을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불끈불끈했다.


 


그 이후로 나는 틈나는 대로 다낭 여행상품을 기웃거렸다.

조금 비싸거나 조금 싸거나 고만고만한 여행 상품들은 어떤걸 봐도 비슷비슷했다.

또.. 이전 동남아 5개국 여행때랑 다름이 없다..

몸은 편하겠지만 머리속에 깊이 남을 여행은 없다는 거다.

그럴거면 차라리 믿을 만한 책 한권 가지고  다낭으로 떠나보자.

어차피 영어 못하는건 나나.. 그쪽이나 매한가지니까.. 안되면 바디랭귀지로 하면 된다.


그런 마음에 믿음직한 여행 가이드북을 고르다 이책이 눈에 들어왔다.

ENJOY 다낭, 호이안, 후에


 No Plan!!  No problem !! 이라는 문구가 내 눈에 쏙 들어와 내 마음에 콕 박혔다.

이 얼마나 여행심리를 자극하는 말인가...거창한 계획이 없더라도..

현지어가 안되더라도 문제 없이 즐길수 있는 여행을 책임지는 가이드 북..

(옵션만 강요하던 짜증나는 가이드보다 백배 나은 책이다)


 

여행 칼럼니스트이신 마연희 님께서 쓰신 책이다.

작가가 여성분이라 더욱 좋다. 왠지 여성적인 감성에서 여행지를 정하고

호텔을 정하고 레스토랑을 정했겠지.. 기대 만땅!


 

첫 페이지부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다낭 여행에서 꼭 해야 할것들]을 시작으로 한장 한장 넘길때 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필리핀에 가서도 캄보디아에 가서도 하루 두끼를 한식으로 먹었다.

정말 짜증나는 일이다..

비위 좋은 나는 여행지에서 먹는 그 나라  음식들을 최고로 꼽는다.

맛이 있건 없건 그건 내가 먹어보고 판단하는거니까..

한식 식당에만 데리고 가는 패키지 여행은 정말 no!!


사진만으로도 입에서 침이 떨어질것 같은 비주얼의 음식들..

완전 먹고 싶다.


 

음식에 대해 친절하게 자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여행가서 음식이 입에 안 맞으면

고생바가지인데.. 베트남은 쌀국수만 하루 세끼 먹어도 되니..일단은 안심.


 

 

여행지 소개와 함께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가 소개되어 있다.

단지 먹고 마시고 쇼핑하는 가벼운 여행보다 여행지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관광객으로써 예의라고 생각한다.

비교적 꼼꼼하게 읽었던 부분이다.


 

 

베트남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알짜배기 상식들!!

환전, 전압, 팁문화 등등..

한줄 한줄 정독을 해야 할 부분이며 잘 메모를 해둬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부록으로 휴대용 가이드북이 책 뒤에 붙어있다.

약도가 그려져 있어 와이파이가 잘 안되는 곳에서 핸드폰 들고 씨름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테마별 여행 코스에 식도락가들을 위한 베트남 음식,

열대과일 맛보기, 스파와 마사지, 숙소선택과 호텔 이용법 등등

알아두면 피가되고 살이되는 정보를 모아 놓았다.

이모저모 꼼꼼하게 잘 챙겨넣은 책이다.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미덥짢은 정보보다

어줍짢은 가이드보다 훨씬 더 믿음이 가는 책..

올 겨울에는 다낭으로 추울~~~~바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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