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으로 걸어간 낙타
구자명 지음 / 우리글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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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불가능한 일을 표현할때 "바늘귀로 낙타 통과하기"라는 표현을 쓴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때 그 불가능한 일을 해내는 낙타는 과연 누구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에세이는 소설과 달이 그 특유의 향기가 있다. 작가의 인생사를 통째로 들여다 볼수 있어서 그렇고 사람사는 향긲지 묻어나는 것이 에세이만의 특징일것이다. 그래서 난 에세이는 즐겨 읽고 좋아한다.

특히 "바늘구멍으로 걸어간 낙타"는 소설가의 에세이라는 점에서 더 흥미로웠다. 소설로 풀어내지 못한 인생사를 소설가는 어떤 시선으로 풀어나갈까 궁금했다.

읽는 내내 연륜과 관록이 묻어나는 에세이 한편 한편은 마치 내 이웃의 어느 아주머니가 혹은 조금 먼 미래의 내가 겪으며 느낄수 있는 일상들이 아주 편안한 언어들로 채워져 있음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에세이라는 지극지 작가 주관적인 글을 아무 거리낌없이 받아들이게 하고 아무 이질감없이 흡수시키는 능력이 작가에게는 있었다. 읽다보면 그의 생각이 마치 내 생각인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니 말이다.

더군다나 이 에세이집은 작가가 에세이집을 출판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자리 잡고 앉아서 쓴 에세이도 아니다.

소설가로 살아오면서 틈틈이 써온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잡문"중에서 50여편을 묶어 출간한 에세이집이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차이점이나 작가의 문법들에서도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는것을 보면 참 한결같은 작가구나 싶은 생각도 들게 했다.

소설사 구자명의 첫번째 에세이집인 "바늘구멍으로 걸어간 낙타"에는 삶과 죽음과 인생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것에 조금도 더하거나 빼지 않고 어떤 미사여구로 포장하지 않고 순수한 채로...

그것들을 보면서 나의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된 것 역시 이 에세이집의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작가의 관점에서 삶을 들여다보고 그 관점을 통해 나의 삶을 투영하는것...그것이 "바늘구멍으로 걸어간 낙타"를 읽으며 가장 큰 재미이자 가장 큰 감동이였다.

인생을 들여다보는 작가 구자명의 시선은 날카로운듯 하지만 부드럽기도 하다. 그녀는 진정으로 삶을 즐길줄 알며 자기 삶의 행복과 기쁨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잘 아는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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