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 소현,인조임금의 아들이자 조선의 세자였던 소현이란 이름을 전에는 들어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 관심이 갔다. 조선을 사랑했던 세자, 청나라에서 영욕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세자..과연 그는 누구인가? 조선은 건국부터 다사다난했고 특히 말기에는 많은 침략과 내란으로 힘들었던 나라였다. 위로는 명나라가 조선을 속박했고 아래로는 왜구들의 침입이 끊이지 않았으며 안으로는 정치적 피바람들이 끊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소설 소현의 시대적 배경또한 그러하다. 광해군을 임금의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인조가 즉위하고 명나라의 속국으로 있으면서 청나라의 침략을 받아 임금의 그 적장에게 무릎까지 꿇으며 화친을 맺고 그 볼모로 조선의 세자가 청나라에 볼모로 가 있어야 했던 시대적 배경이였다. 그 중에서도 청의 태조였던 누르하치가 죽고 당시 6살이였던 순치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면서 도르곤이 섭정왕이 되어서 명나라를 멸망시키는 2년간의 기록이다. 그래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배경은 주로 청나라이다. 소현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는것을 막을수가 없었다. 비록 남의 나라에 볼모로 잡혀있지만 사랑이 피어났고 그 이루어질수 없는 사람에 아파했던 석경과 흔 때문에 나도 아팠으며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수 없고 조선의 세자이지만 적국의 장수들에게 허리를 굽힐수 밖에 없었던 세자 소현 때문에 같이 울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점변화와 세심한 묘사가 돋보였던 등장인물들은 과연 김인숙 작가구나!할 정도로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많이도 고독했던 세자 소현 그리고 그의 아비인 인조...거기에 더불어 구절구절 단어하나하나 마다 고독이 뭍어나게 만들었던 소설을 쓰는 내내 고독에 빠져있었을 김인숙 작가. 그리고 그것을 읽는 내내 가슴이 시리며 고독했던 나... 말 그대로 이 소설은 차라리 허구였으면 싶을만큼 아프고 애처로운 글들이였다. 차라리 허구라면 그냥 조금 아프고 말터인데 소설끝에 붙은 "조선왕조실록"(인조실록)을 보면서 다시 한번 먹먹해지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독히도 조선을 사랑했던 세자 소현, 무엇보다도 조선의 안녕만을 생각했던 소현. 그러나 지독히도 고독했던 소현, 끝내 조선의 안녕을 보지 못했던 소현, 그 영욕의 세월을 가슴으로 감당해야 했던 소현..... 정말 한동안 세자 소현의 환영에 시달릴듯 하다. 소설 소현은 내게 그러했다. 소설을 읽기전엔 생소한 이름이였던 소현을 소설을 다 읽은 지금은 자신보다 조선을 사랑하던 이름으로 기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