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차일드"..사랑과 어린아이가 들어가는 소설의 제목이니 말랑말랑 달콤한 소설을 기대했던 나였지만 페이지를 읽자마자 그 기대가 무너졌다.
이 소설은 일명 쓰레기들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간쓰레기 같은 인간말종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정말로 폐기물로 분류되는 인간쓰레기...쓰레기 하치장에 버려지고 소각되고 재활용되어지는 진짜 쓰레기로서의 인간의 모습이였다.
아마도 이 소설의 시점은 먼 미래이지 싶었다. 과거에는 지금의 폐기물들이 노인이란 이름으로 공경과 보호를 받았다고 소설에 나오는것을 보면...
이 소설은 픽션과 논픽션을 교모히 넘나들며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지도 모르는 참혹함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오히려 더 참혹했으면 좋았을뻔했다고 이야기하지만 내가 읽기엔 충분히 끔찍했으며 이런 미래가 그려졌다는게 슬프기까지 했다.
이 소설의 또 다른 특이한점은 이 소설을 이끌고 가는 화자가 "태아령"이라는 점이다. 미처 태어나지 못하고 여자의 자궁속에서 의료폐기물이 된 태아의 영이 보는 쓰레기들의 인간세상이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에 한명의 아이가 태어나면 세명의 아이가 낙태된다니 실로 충격이 아닐수 없다. 그런면에서보면 태아령이 그리 놀랍지만도 않은것이다.
이 소설이 픽션과 논픽션의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점이라면 국가의 산아제한에 의한 사회고령화에 의한 문제로 훗날 인간폐기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며, 지도계층에 의한 철처한 이기주의와 책임의식 전무같은것들, 그리고 소설 말미에 등장하는 용산참사를 그대로 옮겨놓은듯한 장면들은 논픽션의 울타리 안에서 그리고 나머지 모든 이야기들...60세에 맞는 생애전환기검진이라던지 재활용,그리고 민간위탁에서 폐기물이 되는 과정, 아이를 생산해내는 과정,그리고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수밖에 없는 애완생물체에 대한 이야기들은 완전히 픽션이며 픽션이여야 했다.
그런면에서 이 소설은 소설이라는 빌미로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던져주고 있었다.
또 독특하게 시점이 과거로 과거로 흘러간다. 제목에서보면 단락이 거꾸로 붙여져 있음을 보면 쉽게 알수 있다. 6,5,4,3,2,1,그리고 7, 다시 0 이런 순이다. 시간순서대로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 완전히 과거로....
작가가 이 소설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뜻을 너무도 잘 알겠기에 소설이라기보다는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본듯한 느낌마저 든다.
소설을 다 읽은 후에도 가슴이 먹먹하고 많은 여운이 남아 한동안 꿈에도 시달릴듯 싶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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