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슨의 미궁

크림슨의 미궁
기시 유스케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12월

"크림슨"은 심홍색 즉 핏빛에 가까운 붉은색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란다.

굳이 제목이 무슨 뜻인지 살펴보지 않아도 작가가 기시 유스케라는 것만 보아도 이 소설은 공포, 스릴러라는 것을 알수 있다.

개인적으로 공포와 스릴러를 즐기며 기시 유스케의 작품을 선호하지만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찰...그러면서도 너무도 말초적이다!!

그러나 여타의 다른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소설들과 다른점은 작가 기시 유스케의 해박한 지식이 아닐까 한다.

지리적 지식도 그러하고 소설 깊숙히 담겨있는 문학적 지식또한....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 "크림슨의 미궁"에서 탈출 해야하는 주인공 후지키 요시히로의 이야기이다.

왜? 무엇때문에? 누구에 의해서?라는 모든 의문속에서...

처음에는 왜?라는 의문에 사로잡혀 이야기를 읽게 된다. 그러나 중반부를 넘어서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왜? 라는 의문은 무시하고 잊은채 탈출에만 집중하고 오로지 살아야 한다는 의지만을 가진 주인공과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미 나에게 왜? 라는 의문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소설을 읽는 내내 잊고 있었다.

어느새 내가 주인공 후지키에 빙의가 되기라도 한듯이 말이다.

공포의 대상이 미지의 괴물 혹은 과학적 장치가 아니라 사람, 그것이라는 데에서 오는 공포의 극대!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가 기시 유스케의 세밀하고도 자세한 묘사. 그것은 배경, 인물에 국한되지 않고 소설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를 매료시키는 장치이다.

손에 한번 잡으면 절대로 놓을수 없는 책 "크림슨의 미궁"

나 또한 모든 일을 뒤로한채 이 책에만 매달려 있었다. 기시 유스케의 숨막히며 빠른 전개와 쫓고 쫓기는 상황속에서 도저히 쉬어갈 타이밍을 못 찾은 것이다.

극한의 공포속에서 기대되며 궁금해지는 결말, 오죽하면 읽는동안 뒷장을 먼저 펼쳐보고 싶은 충동마저 들었을까...

그러나 좀 더 큰 재미를 위해서 순서대로 읽었다. 역시나! 날 실망시키지 않는 결말!

독자의 더 많은 생각과 독자의 개입을 극대화한 결말!!!!

책을 다 읽은지 몇일이 지난 지금...가끔 실제로 있었던 일인것같은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는 "크림슨의 미궁"

실화가 아닐까?라는 쓸데없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너무 사실적은 묘사때문일까? 아니면 현재 진행형인 결말 때문에 그럴까?

이번에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던 기시 유스케...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진다.

단.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 책은 절대 피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