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칭찬합시다. 릴레이 코너..

정말 사진 한 번 압박이군. 나이가 들어가면서 스냅사진이 점점 건질 것이 없어진다. 광대뼈는 튀어나오고, 눈은 점점 작아지고, 미소 또한 자연스럽지 않고...

아이, 슬퍼라..

40이 넘으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데..

사실, 요즘은 너무 웃을 일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짜장면인지 자장면인지, 암튼 짜장면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녀석이 있는데, 그는 써클동기 정용이다.

사실, 난 결코 그와 짜장면을 같이 먹은 기억도 없고 (물론, 우리 써클의 뒷풀이는 항상 중국집이 routine course였기 때문에 서로 다른 테이블에 앉아 각자 짜장면을 먹었을 수는 있지만, 함께 얼굴을 맞대고 짜장면을 먹은 기억은 없다), 그가 짜장면을 닮았다거나, 하다못해 짜장면에 곁들여지는 단무지를 닮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도, 짜장면을 먹을 때면 으례 그 녀석이 떠오르는 건 우리 써클 홈피에 올린 그 녀석의 한 줄의 글 때문이다.

그는 레지던트를 마치고 미국으로 한 2년간 연수를 갔는데, 그 머나먼 땅에서 고국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에 젖어 '짜장면이 너무나 먹고 싶다. 햄버거만 먹어 90kg이 다 된 정용이가'하며 절규의 단발마를 외쳤는데, 그 뒤의 댓글엔 '네가 정녕 사람이냐?" 라는 둥, " 미국이란 나라가 귀염둥이 발바리같던 너를 한 마리 돼지로 둔갑시켰구나"라는 둥, 경악과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었다. 나 역시 그  호리호리하고 귀엽던 young boy였던 정용이가 90kg이나 가는 거구가 되었다는 소식은 도저히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기지 않는 사실이었으나, 오죽 짜장면이 먹고 싶으면 저럴까 싶은 안타까움에 "얼른 온나, 내가 짜장면 곱배기 시켜줄게."하고 댓글을 달았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부터인가 홈피에 글을 올리는 정도가 뜸하더니만, (나 역시 뭐 그리 바쁘다고 써클홈피에 한동안 방문하지 않기도 했지만) 미국에 있는지, 한국에 있는지조차 행방이 묘연해지기 시작했고, 가끔씩 섭외를 오는 써클의 후배들에게 물어보았지만 그의 거취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써클 40주년 기념식에서 만난 선배에게서 그의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그는 울산에 내려가 개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순간, 소리소문도 없이 한국에 들어와, 알리지도 않고 그 먼 곳에다가 개업을 한 정용이에게  약간의 배신감과 섭섭함이 밀려왔다.

하하. 그는 알까? 내가 짜장면만 보면 이걸 사줘야 하는데.. 하면서 그를 떠올린다는 것을..

잘 살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다보면 어느 사물을 보았을 때,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연상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 연상되는 사물이나 상황은,  떠오르는 사람의 이미지일 수도 있고, 때로는 그와의 추억일 수도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또 긴 30여년의 ..

이제, 하나 하나 소중한 사람들과 그 소중한 이미지, 그리고 소중한 추억들을 반추해 보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가 요즘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 중엔 '제 5공화국'이 있다. 별로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12.12나 5.18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지 그 당시의 상황을 조명한 것을 들여다보는 것은 나름대로 흥미롭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분노를 하고 때론 답답해 하면서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애국심을 내 가슴 밑바닥에서 한 번씩 건져보곤 하는 것이다.

어제는 5.18을 재조명한다는 취지로 mbc에서 1시간짜기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25년전 광주항쟁 때 그 상황을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들과 그 당시의 현장사진이나 다큐를 섞어 짜깁기한 그 방송을 보면서 난 내내 착잡함과 슬픔에 목이 매었다.

마지막 전남도청을 사수하면서 진실로 공포가 무엇인지를 체험한 그들의 생생한 증언... 이 곳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떠난 친구들이 오히려 고마왔다는 어느 목사의 이야기..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된 김대중 재판을 지켜보며  한 가지라도 더 기억하여 기록을 남겨야 한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기도했다던 문성근씨..

나는 내가 나약하다는 걸 안다. 아마 내가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생각해보기도 싫지만, 살기 위해서 혹은 아프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비겁함을 드러냈을 것이다. 그래서 난 그런 나의 비겁함을 드러내도록 하는 상황이 발생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제발 제발 이제는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그래서 비겁함을 모면하게 되기를 ...

그 때 스러진 젊은이들의 영혼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마음의 위로가 되었던 친구가 떠났다. 그냥 몸만 옯겨 떠난 것인데도 영영 그를 잃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친구가 떠나고 일주일 되었을 무렵에, 난 사놓고 문득 까먹고 있었던 이 책 (난 이 책이 서로 연결된 책인지 모르고, 그냥 Russo라고 적혀있는 한 권의 책만 샀었다)을 책꽂이 한 귀퉁이에서 발견하고 읽기 시작했다. 마음이 울적해서인지, 내용이 내가 좋아하는 로맨스 쟝르라서인지 나는 Russo를 하루만에 단숨에 읽고, 뒤늦게 다른 한 쪽인 Blue를 인터넷으로 주문하느라 3일을 기다려야 했다. 그 3일동안 나는 그 친구를 생각했다. 그가 예전에 내게 보냈던 그 짤막한 메시지가 사실은 이 책에서 발췌했음을 비로소 깨달으면서...

그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란 어쩌면 순간이기도 하고 영원이기도 한 것 같다.

Russo의 소설

- 담담하게 자신의 일상을 표현하는 문체. 이런 류의 문체로 된 글을 읽을 때면 불현듯 나도 글을 쓰고 싶어진다.

- 주인공 아오이의 생활이 그래서인지(워낙 변화를 싫어하고 정적인) 좀 지루한 감이 없쟣아 있다.

- 늘 보살펴주고 어루만져주는 마빈. 아마 현실에선 이런 남자가 더 좋을 것 같은데.. 살아봐라. 사랑도 중요하지만 이해와 배려만큼 중요한 건 없는 것 같다.

- 문득문득 빛을 발하는 싯구같은 문장들은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소녀같은 감수성을 잘 나타낸다 (작가의 사진도 꼭 영화배우같이 예쁘고 가녀리다).

- 사람의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밖에 없는 것이란다. (페데리카 할머니의 말)

- 누군가의 가슴속. 비냄새 나는 싸늘한 공기를 들이키며, 나는 생각한다. 나는 누구의 가슴 속에 있는 것일까. 그리고 내 가슴 속에는 누가 있는 것일까. 누가, 있는 것일까.

- 우리의 인생은 다른 곳에서 시작됐지만, 반드시 같은 장소에서 끝날 것이라고.

- 사랑해, 고통스러울 정도로 (쥰세이가 아오이에게 한 말); 맞아. 모든 사랑엔 고통이 수반되는 것 같다. 고통이 없는 사랑이란 내리사랑밖에는 없는 것 같다. 아무 조건 없는 사랑. 그래서 댓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이란 결코 고통스럽지 않을 테니까...

-어떤 사랑도 한 사람의 몫은 2분의 1이란 것을 절실하게 느끼면서.. ( 저자후기 중에서)

-근데 결말이 이게 뭐야? 넘 허무해. 마지막 장을 덮고 왠종일 우울했다.

Blue의 소설.

- 남자 작가가 쓴 글이라서인지 비교적 빠른 템포라 지루함이 덜해 한결 낫다.

- 츠지 히토나리; 독특한 경력의 작가이다. 록밴드를 결성한 뮤지션이면서 아쿠다가와 상을 수상한 작가. 전형적으로 예술의 기질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사진도 날라리 같다.

-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추억은 달리는 기차 창 밖으로 던져진 짐짝처럼 버려진다. 시간은 흐른다. 바로 어제처럼 느껴지던 일들이, 매순간 손이 닿지 않는 먼 옛날의 사건이 되어 희미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 두려움과 불안과 망설임 때문에 모든 것을 향해 등을 돌려 버리면, 새로운 기회는 싹이 잘려 다시는 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지 못할 것이다. 후회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 고작 15분이지만, 나는 그것으로 미래를 손에 넣을 수 있다. ; 순간의 망설임으로 어쩌면 자신의 운명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하릴없이 떠나 보냈던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 냉정과 열정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랑과 고독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자추기 중에서): 기억만이 존재한다. 그것이 추억이 된다면 다행이고 그냥 스치는 기억이라면 그건.. 그래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건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가? 이제 사랑할 기회가 별로 없다고 느끼기 때문인가?

- 아오이를 만나려고 플랫폼으로 달려가는 쥰세이의 마지막 모습을 읽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었다. 그들의 사랑이 이렇게 끝나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정말 마음에 드는 결말인걸? Russo를 읽고 내내 우울했던 3일이 Blue를 읽고 기운이 나기 시작했다.

- 아침은 그렇게 물색이다. 파랗다. 왜 아침은 파랄까. 그건 빛이 어둠을 이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기면 붉은 색이 나타난다. 그래서 석양은 늘 붉게 타오른다. (역가 양억관의 후기 중에서); 역자지만 꽤 시적인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다. 멋진 역자 후기를 썼다.

- 시작의 순간에는 항상 설렘과 두려움, 우울이 따른다. 그래서 우리는 블루(Blue)를 멜랑콜이아의 색으로 치부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도 역자 후기중에서)

- 죽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 남녀의 사랑이다. 연애하다가 죽는 사람은 제대로 길을 간 것이다 (역자 후기 중에서); 너무도 멋진 말이다.

- 일본어를 배우고 싶어졌다. 직접 원저를 읽으면 느낌이 또 색다를 것 같다.

죽도록 사랑해보고 싶다.

내 가슴 속에, 누군가의 가슴 속에 서로가 깊게 아로새겨져 너무너무 아프게 사랑하고 싶다.

임종의 마지막 순간 생각나는 한 사람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ARU 2005-07-29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에 드네요..^^
제가 느낀 것과 비슷합니다. 심지어는 작가에 대한 느낌까지도..훗~

Daisy 2005-08-02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저랑 느낌이 비슷하신 HARU님은 어떤 분일까?
나이를 먹을수록 '공감'이란 단어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