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의 샘물 돌개바람 46
임어진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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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는 창세신화의 여신이다. 표지의 할머니처럼 세상 위의 생명을 넒은 가슴으로 안아주는 이상의 어머니같은 존재다. <마고의샘물>을 통해 마고신화를 동화로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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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아리는 외할머니, 엄마와 목욕탕에 갔다가 해수탕에서 놀라운 경험을 한다. 바로 신비로운 마고의 섬으로 훌쩍 이동한 것이다. 붉은 옷을 입은 아이들이 뛰놀며 생명의 꽃을 키운다. 마고의 아이들이 잠든 마고를 대신해서 섬을 지키고 생명의 샘물로 꽃을 키우는 일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마고의 섬에는 ‘마구리’라는 괴물 지네로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생명의 꽃들도 시들어가 아이들의 걱정이 더해간다.
두려움에 엄마!라고 아이가 부르자 진짜 엄마가 달려오고 할머니까지 단숨에 마고의 섬으러 간다. 평범한 할머니는 아이들을 도와 섬을 지키려고 지혜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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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고의 섬이라는 상상의 공간에서 우리 삶의 근원과 평화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생명을 지키려고 애쓰는 아이들의 노력은 진심이 느껴지고 일상에서 평범하게 보이기만 했던 엄마와 할머니의 활약은 기대이상이다. 마고의 모습은 신화 속에 있겠지만 때로 여신이 되어 나에게 힘을 주는 엄마, 할머니의 연대는 부드럽고 강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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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너리 푸드 : 오늘도 초록 띵 시리즈 3
한은형 지음 / 세미콜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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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초록
한은형
세미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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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인 식탁에서 중심에 있지 않았다. 메인디쉬는 고기, 생선, 파스타, 피자 등등 나에게는 기름지고 고소하고 뜨끈한 것들이었다. 채소가 들어간 샐러드는 곁들어 먹는 것이니 그리너리푸드는 나의 관심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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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은 초록빛 채소가 식탁의 가운데를 차지한다. 그래야 마땅하다. 야채에 대한 이야기가 이토록 흥미롭고 황홀하며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동안 고백하자면... 채소를 꺼리던 나의 식생활을 반성하게 했다. 같은 식재료를 보고도 풀밖에 없어? 라고 하는 나와 달리 작가의 그리너리푸드 스토리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심지어 그동안 야채를 등진 나의 식단을 생각하며 인생의 풍부한 경험을 외면해온 것은 아닌가 후회가 들었다. 비건이 되는 그림도 아니고 단지 야채를 즐거먹는 것으로 이토록 풍요로운 식탁의 일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인했다. 당장이라도 허브를 잔뜩넣은 샐러드를 먹으며 야채들의 향과 질감을 느끼고 싶어졌다.

두번째 반성 또한 이어졌으니 그것은 바로 상상력과 추진력이다. 음식을 보면 배고픔을 충족시키는 생명유지의 측면만을 생각한 게으름에서 벗어나 하나의 식재료를 보고 상상에 몰입하고 레시피를 시도하는 추진력이 필요했다. 야채를 보고 느끼는 작가의 이야기는 풍요로움 그 자체다. 이 책은 하나의 레시피북처럼 정교하면서도 멋진 이야기들이 이어져 에세이 이상의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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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
나는 괜찮았다 라니 얼마나 담백하고도 슴슴한 표현인가 싶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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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
벚꽃을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미 벚꽃은 입안에 들어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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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3
초록 기운에 반응하는 것이다. 채식주의자처럼 ‘주의자’를 붙여본다면 초록주의자? 아니면 ‘친록파’ 정도라고 하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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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좋아하는 채소가 있다. 망고류로 들어서 과일이라고 하기에 아, 역시 내가 좋아하는 채소는 없나..싶기도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아보카도다. 애호박을 연상시키는 컬러에 버터의 크리미함이 느껴지는 아보카도. 나는 아보카도를 자르기 전 나름 아보카도 점을 친다. 잘 익었을지 안익었을지는 칼이 들어가야 안다는 점에서 약간의 스릴이 느껴진다. 작가가 아보카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굉장히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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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2
‘어떤 느낌’을 받아야 한다. 아보카도를 손에 쥐었을 때, 껍질과 과육이 분리되었다는 느낌이랄까.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주라는 화원 주인의 말처럼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잘 익은 아보카도는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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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띵시리즈의 세번째 책이다. 첫번째 책인 조식은 마치 작가의 이야기에 오래 머물며 나의 아침식사 장면들이 떠올리며 수다떠는 기분도 들었다. 두번째 책인 해장음식은 내가 술을 즐기지 않으니 호기심에 시작해 유쾌하게 읽었다. 제목만 봐도, 뭔가 들이키는 화끈한 동작의 표지에 시선이 가기 때문이다. 세번째 책인 오늘도 초록은 그리너리푸드 전문가 앞에서 경청하듯 읽었다. 띵시리즈는 계속 이어질 예정인데 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평생 평양냉면이다. 밤차를 놓치지 직전까지 이어진 평냉에 대한 대화를 기억한다. 대체로 식욕이 없다가도 평부심(평양냉면을 먹는 자부심?!)을 부리는 나를 기대하게 한다. 그 외에도 짜장면, 치즈, 바게트, 치킨 등 특정 메뉴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하고, 소설가의 마감식이나 병원의 밥, 직장인의 점심처럼 일상의 식생활을 공감으로 이끌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앞으로도 띵시리즈를 계속 읽으며 건강하고 즐거운 식생활에 대한 사연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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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 - 조현병을 이겨낸 심리학자가 전하는 삶의 찬가
아른힐 레우벵 지음, 손희주 옮김 / 생각정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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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

‘조현병을 이겨낸 심리학자가 전하는 삶의 찬가’라는 부제는 나를 이끌다가도 밀어낸다. 감동의 여정이 담긴 드라마가 될 수 있으나 그건 제3자의 각색으로나 가능하다. 자신의 기록이라면 그 깊은 고통의 시간을 보는 것만으로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섰다.
마음의 병.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그리고 조현병 등. 병의 이름은 하나로 통칭되지만 병증은 하나의 병명으로 설명될 수 없다. 저자는 ‘증상’에 대해서 단순히 증상을 진단하기 전에 이미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증상’에 있어서 대단히 주체적인 정의를 내린다.

증상은 그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의 것이므로, 단지 그 사람만이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특정한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론지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67쪽)

자신의 말이 의미를 잃고 그저 하나의 증상이 되어버리면 사람들은 매우 외롭다고 느끼고, 기분도 나빠진다. 더는 중립 지역이 없다는 것, 나의 모든 말들이 항상 의심받고 내 진단명과 연관 지어서만 해석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내가 느꼈던 심한 무력감과 불안감을 여전히 기억한다. (131쪽)

두통은 머리가 아픈 것이고 종양은 암 덩어리가 생긴 것이다. 정확하고 간결한 병명에서 우리는 대책을 세울 수 있고 또한 작은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마음의 병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정확한 인상이 없다. 조현병 환자들이 사회적으로 일으키는 사건을 통해서 그 병에 대해 안다고 생각할 뿐이다. 환시나 환각, 그리고 환청. 그야말로 ‘미친 사람’ 정도로 우리는 조현병 환자를 생각한다. 이해하려는 시도보다는 쉽게 규정하고 외면하는 것에 대해 정당화하는 것이다.
나에게도 우울의 시간이 있었다. 진단을 받기 전에, 몸과 마음의 이상을 느꼈을 때, 이 병은 통칭과 범주화로 처방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만이 이 병을 치유할 수 있다. 그는 자신했다. 나는 나를 믿어보기로 했다. 방법이 없었다. 환자이고 의사가 되어 ‘우울’이라는 병을 견디기로 했다.
나는 마음속에서 역할극을 했고 결국 호전되어 더 이상 우울을 겪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자살시도와 폐쇄병동에 감금되며 자해와 환청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그럼에도 그는 심리학자가 된다. 환자였던 시간을 상세히 기록하며 좌절과 불안 속에서도 삶의 방향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제목에서 ‘죽고 싶다’라는 말이 반복되지만 사실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나는 과연 죽음이 모든 문제의 해답일까, 스스로에게 점점 더 자주 물었다. (38쪽)

사실 나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지 못했으므로, 삶을 끝내려고 했다. (147쪽)

그가 죽음을 넘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자신이었다. 자신의 현재는 자살을 결심하게 하지만 자신의 미래는 삶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한다. 그리고 그는 그의 모든 순간을 기록했다. 그 기록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그의 삶이다. 가장 솔직하고 치열한 한 편의 드라마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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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의 작은 비밀 - 2021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 노란상상 그림책 67
박보람 지음, 한승무 그림 / 노란상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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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의작은비밀
박보람
한승우
노란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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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드라마에 나오는 심각한 비밀이 아니라 아이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사소한 비밀. 만약 내가 편식하는거랄지, 불꺼진 화장실을 무서워한달지. 어린 아이에게 엄마아빠는 용감하게 자신을 지켜주고 완벽한 모습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다. 그럴수록 엄마아빠에게는 작은 비밀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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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완벽할 것만 같았던 엄마, 아빠의 작은 고백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무시무시한 괴물도 단번에 해치울 것 같은 아빠가 조그마한 강아지를 보고 식은땀을 흘리는 이유, 아이의 일이라면 번개보다 재빠른 엄마가 회사에 갈 때는 거북이처럼 느릿느릿한 이유, 건강이 최고라던 아빠가 온종일 군침을 흘리며 작은 초콜릿 한 조각을 만지작거리는 이유, 아이를 위해 열심히 채소 볶음을 만든 엄마가 밥 먹을 때 자꾸만 아빠 눈치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건 비밀인데 사실은…….”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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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되는 이유는 아마 서로에 대한 기대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가족의 모습은 실망이 아닌 공감을 준다. 누구나 사소한 불완전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조차도 가족에게는 사랑스럽다. 이 그림책은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가족의 유쾌함을 보여주는 즐거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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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와는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웃고 또 아이의 시선에 공감했다.어쩌면 나도 어린 시절에 같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아이일 때 비밀을 궁굼해하고 엄마가 되어 비밀을 만드는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어딘가 뭉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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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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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삼대

삼대, 아들에서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까지의 일대기는 그들의 지위를 막론하고 한국의 근현대사를 조망하게 한다.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과 분단, 그리고 민주화와 산업화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100년의 이야기다. 아울러 그들의 4대라고 할 수 있는 공장노동자의 농성투쟁은 현재의 삶에서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데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대를 이어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고된 노동을 감당하는 인내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철도가 조선 사람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지지 않았겠는가" (p.83)

가제본이라 책 내용의 일부가 담겨 있었지만 위의 대사는 읽는 내내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노동자의 역사와 연대가 느껴지기도 했다.

가족의 4대에 걸친 이야기가 이어지기에 황석영작가님의 입담이 발휘되며 흥미진진하기도 했다. 특히 말씀이 고모는 마치 이 소설안에서 비공식적인 소설가처럼 재미나게 이야기를 지어낸다. 노동자 집안의 치열한 삶과 역사의 소용돌이에도 유쾌하게 서로의 마음을 열어주는 가족이 있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크레인에서 불안한 농성을 하고 있는 4대 공장노동자인 이진오에게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아마도 그들의 험난한 삶이 이어질 것을 예감하게 한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의 남은 이야기도 궁금하다. 또한 책을 읽으며 독자로서 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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