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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푸르다 ㅣ 시와시학 푸른시떼 4
최종천 지음 / 큰나(시와시학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노동과 시. 시의 여유와 노동의 치열함. 이질적으로 보이는 두 가지를 어느 하나 귀족됨없이 수단이 아닌 것으로 그 사이에 균형을 잡고 시를 쓰는 시인이 바로 최종천이라고 생각된다. 앞에서 말한 수단이라고 함은 노동시를 말한다. 삶을 압박하는 노동현장의 차디찬 현실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어 노동가나 구호의 형태로 터지는 것이 아니다. (80년대 박노해가 그러했던 것 처럼) 최종천에게 노동은 일상이다. 그가 살아가는 삶이다. 그는 그러한 자신의 삶 속에서 생생한 이미지들을 포착해내고 생동하는 시의 언어로 승화시킨다. 삭막한 노동의 현장에서도 그의 시는 고된 삶의 피로를 감싸기도 하고 때로는 경쾌한 발상을 그려내기도 한다. 수려한 기교는 없으나 자신의 생각이 잘 다듬어져보이는 안정적인 형태로 시를 쓰고 있다. 힘겨운 하루를, 가난을 감싸는 너그러움도 시를 빛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