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창비시선 219
박성우 지음 / 창비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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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의 시는 적절한 제어로 안정감을 주는 형식을 취한다. 감정의 분출이 강력하지는 않지만 솔직하고 담담한 고백조의 목소리가 독자들의 가슴속에 더욱 큰 울림을 만들고 깊은 감동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주는 메시지는 전면에서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속 깊은 곳에서 은근슬쩍 드러내는 방법을 택한다. 특히 그런 표현들은 시인 자신이 직면한 가난의 상황, 혹은 가족들에 대한 슬픈 기억을 나타낼 때 그러하다. 직접 체험한 일이라면 더욱 감정의 깊은 굴곡을 완만히 절제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나 박성우는 이를 능숙하게 조절한다.

그의 시를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맑은 눈과 정직한 손이 떠올려진다. 왜곡 없이 솔직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투명하다. 그리고 그것들을 기교나 난해함 없이 정직하게 써내려가는 그의 손. 그는 천생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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