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읽는다 - 한 권으로 깊이 읽는 한강 대표 작품
강경희 외 지음 / 애플씨드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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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읽는다
한 권으로 깊이 읽는 한강 대표 작품
강경희 김건형 성현아
최다영 허희
애플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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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에 그려지는 인간과 세계는 아름다움과 잔인함 사이에서의 긴장을 포착하는 시선이 있다. 감정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은 목소리들은 독자를 소환한다. 상반된 세계는 처음부터 이쪽과 저쪽이 아닌 중첩되어있었고 경계는 선명함과 희미함 사이에 시간이 지나가며 빛과 그림자가 되어 일렁였다.
한강의 소설을 대부분 읽었고 세계에 대한 고요한 응시와 시적 문장에 감탄하면서도 깊게 읽어내고 싶은 욕망이 있었기에 이 책을 만나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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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평론가 다섯명의 시선을 통해 한강의 대표작 5편의 평론이 실려있다. 한강 소설의 아름다움과 동시에 난해함을 포착하면서 내 안의 사고와 언어로 닿지 못한 부분에 근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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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김건형)
지구를 받치는 나무 자매들의 비폭력 무저항 선언문 - 돌봄의 역설, 인류의 역설 너머로
희랍어 시간 (최다영)
침묵의 숲
소년이 온다 (성현아)
잇닿음과 맺음 - 서로에게 닿을 때 우리에게 다음이 온다
흰 (허희)
사랑을 되풀이하는 몸말
작별하지 않는다 (강경희)
종결하지 않는 기억과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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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생존, 절제와 욕망,
상반된 선택지를 던지지만
질문 자체가 본질에 근접하지 않았음을, 우리의 이분법적 태도와 우열적 시선에 대한 문제제기는 영혜의
로부터 나온다. 영혜의 존재가 가장 기이하고도 정확한 답이 되는 것이다. 오래전에 이상문학상 수상집에서 몽고반점을 읽고 단행본으로 채식주의자를 읽었는데 노벨상 수상 이후다시 읽으며 가장 여운이 깊은 작품이었다. <채식주의자>에 대한 평론은 육식 즉 생명을 해함으로써 생명을 유지하는 역설적 상황과 폭력과 돌봄의 문제에 대해서 접근하여 이 책에 가졌던 난해함에 대해 분석적 접근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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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은 한강 소설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랑 혹은 연애(연대) 를 예감하는 소설로 기억되었는데 이 책에 실린 평론은 남녀주인공을 피흘리는 남자와 피흘리지 못하는 여자, 각각 기도와 후회를 대표하는 것으로 읽어내며 이들의 응시와 침묵에 대해 읽어냈다. 소설에 대해 느낀 감상과 이 글을 읽으며 느낀 여운이 닮아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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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소년이 온다>는 읽다가 탈진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초판본 1쇄로 소장하여 "혜련이에게"싸인이 있서 가보로 남겨질 것이지만 사실 분석의 영역에 놓아두기가 상당히 힘든 작품이다. 마치 영혼을 소환하듯 비극적 사건들이 떠올라 여러 차례 책을 덮어두었다. 성현아 평론가 역시 '읽기 그 자체의 고통'을 언급하며 비평적 접근을 넘어서는 에너지에 대해서 언급한다. 아마 이러한 이유에는 이 공간이 현재 존재하는 광주라는 도시라는 것 그리고 이인칭의 호명이 주는 울림에 있지 않을까. 저자 역시 보통명사가 된 광주 그리고 '너'를 대면하려는 의지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깊이 동감하였다. 역사적 사건을 내면적으로 성찰하며 동시에 광주 출신인 한강 작가가 그 자리를 찾아가는 태생적, 사유적 고향이라는 점도 이 소설을 한강의 최고작으로 생각하기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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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에 대한 역사적 증언이 한강의 소설이 된 이후 한강은 제주 4.3을 소환한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강 작품 중에서 나에게는 가장 코멘트가 어려운 소설이다. 소설가인 경하에게서 작가를 연상하다보니 이어지는 아픈 사건들이 쉽게 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언어 이전에 감상으로만 희미했던 영역을 평론가 강경희를 통해 공감할 수 있어 반가웠다. 눈의 양가적인 이미지 뿐 아니라 등장인물에 대해서 이어지는 분석은 다시 이 책을 재독하고자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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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와 산 자가’ 어떻게 연결되고, ‘과거가 현재를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가장 치열한 성찰을 아름다운 시적 문장으로 그려내는 한강의 작품세계는 역사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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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고나서 평론을 읽는 편이라....아직 읽지 못한 흰에 대해서는 일단 넘겨 두었다. 곧 이 책으로 #평친클나쓰 와 토론할 예정이라 조만간 읽어야겠다.
한강의 책을 다 읽었다면...
#한강을읽는다 로 이어지면 좋겠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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