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서동욱
김영사
.
.
제목이 독특하다. 철학 만능론에 대한 책은 아니다. 여기서 철학과 날씨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전적 의미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그 의미는 저자의 이름, 서동욱에서 발견한다. 나는 그를 시인으로 먼저 알게되었다. 그의 시에는 선명한 이미지와 그만의 사유가 녹아있었다. 아름답도 고요하지만 이면의 균열 또한 느껴졌었다. 이후 그가 철학연구자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굉장히 학문적 깊이가 상당한 책을 다소 무모하게 도전했었다. (어려워서 완독하지 못했다) 이 책은 시인으로 활동해온 서강대학교 철학과 서동욱 교수가 7년 만에 출간한 에세이다.
.
.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철학을 말하는 지점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고 또한 '날씨를 바꾼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날씨는 사람들이 통용하는 기상이 아니라 건조한 삶에 내리는 단비, 먹구름이 가득한 흐린 마음에 비추는 햇살같은 것이었다. 단비와 햇살은 일상에서 만나는 행운 같은 존재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행운에 의존하는 기다림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날씨를 바꾸는 철학이 여기에 존재한다. 삶을 관조하고 깊이 느끼며 전환적 사유로 해방감을 느끼는 것, 철학이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
철학, 이라는 답을 알지만 그것이 삶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철학책을 무작정 읽는다고 쉽게 달라질 수는 없다. 철학적 사유를 내면화하기 위한 연습이 시인이자 철학자인 서동욱의 에세이에서 빛나는 방식으로 재현된다. 그는 우리가 성숙할 수 있을지 묻고 삶과 예술 그리고 문학과 철학을 통한 내적 평화와 성장을 말한다. 또한 세상에 대한 문제의식 역시 견지하면서 비판적 안목에서 지혜를 찾기도 한다. 문장이 아름다워 때때로 생각에 잠겨 독서의 시간이 길어졌지만 다 읽고 나서 느끼는 충만함이 상당한 책이었다.



"해답이란 문제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과이다.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해답의 범위와 성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는 각자가 앓는 저만의 질병처럼 각자의 삶으로부터만 피어오른다."(22)

"산책에는 삶의 중요한 진실이 있다. 산책에는 단조로움과 새로움이 결합해 있다. 달리 말하면 반복과 반복을 통해 얻는 새로움이 결합해 있다." (1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