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의부엌오토나쿨유선사..부엌은 재생되고 사람은 회복된다.그 시간은 가장 포만감을 주는 향과 마음까지 데워주는 온기로 가득 한 오늘의 한끼 식사. 머릿속에 레시피를 차근차근 따라가며 여유롭게 요리하는 과정을 보면서 언제나 급하고 간신히 음식울 만들었던 시간들이 오버랩되었다. 나의 부엌도 재생되고 나의 마음과 건강도 회복될 수 있을까. 일단 이 책을 따라가는 것으로 시작해본다. ..요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요리영상이 많이 올라온다. 빠르고 정확하게 화려한 요리를 뚝딱 만들어내는 영상에는 감탄과 호기심이 혼재한다. 하지만 이 책은 아주 느리게 감은 영상같다. 요리를 할 때 드는 생각, 그리고 거기서 가닿은 추억들이 요리를 하면서 스치듯 떠오른다. 요리는 누구에게 해주지 않은 이상 자신과의 섬세한 대화와도 같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요리를 익숙하게 먹으며 완성된다. 자신만의 리듬에 따라, 신선한 식재료들로 계절을 느끼며 요리에 몰두한다.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레시피책은 아니다. 요리와 관련된 에세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작가의 생각은 음식을 떠올리는 와중에,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드러나지만 일상을 그리고 삶을 관통한다. 이 이야기들이 너무나 편하고 차분하게 이어진다. 재생의 부엌에 초대된 독자들에게도 이 따스함이 전해진다. ..단단하고 거칠지만 속은 부드럽고 탄력적인 모습을 가져야 할 것은 빵뿐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니까요.(106쪽)..이 책은 다정한 경어체로 이어진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할 때는 정적인 음악과 저자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함께 실린 사진이 저자의 공간을 유추하게 한다. 나는 저자의 문장을 눈으로 읽고 또 조용히 읊조려본다. 나에게는 음식에 대한 어떤 사연이 있었던가 혹은 이 요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의 웅덩이에 빠지지만 저자의 문장을 따라 다시 흘러가는 기분이다. ..부엌이 재생의 공간이라는 저자의 말은 지금까지 내가 부엌에 가져온 생각들을 전환시켰다. 재생이라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가. 재생으로부터 회복되고 또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요한 부엌에 서 있는 나의 뒷모습을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