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힘세고 사나운 용기 -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10개의 시선
배윤민정 외 지음, 자본-여성-기후 연구 세미나 기획 / 한티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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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힘세고사나운용기
한티재

기후위기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10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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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한때 재난 영화의 소재였다. 공상과학영화라는 장르로 우리 삶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한껏 상상하며 파멸과 구원(하필 백인남성영웅)의 서사로 즐길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 기후위기상황은 다큐멘터리로 만나고 있다. 실제 우리의 삶을 직, 간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나 아직 나의 태도에는 절박함이 없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고요" 단순히 성향이나 취향의 문제일 수 없다. 환경에 대한 태도가 능력있는 인간이 무능력한 자연을 돕는다는 하향식 봉사일 수 없다. 우리는 우리와 미래 생존을 위해서 그리고 삶의 질에 대해서 생각해야만 하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자신에게 호소해야할 것이다. 또한 생태철학자 네스가 주장하듯 근본적으로 생태주의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나
지식과 행동사이에 괴리가 있듯이, 이를 일상에서 어떤방식으로 생각해야하는지 막막할 때가 많았고 실천이 수반되지 않아 잠깐의 걱정에만 머무를 때가 빈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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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의 막막함에 어떤 해답이 되었고 또한 내적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기에 반가웠다. 자본-여성-기후연구 세미나에 참여한 10명의 여상 창작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신의 일상에서 기후위기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고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공부와 실천을 이어가는 저자들의 행보를 응원하게 된다. 책의 제목이 우리 힘세고 사나운 용기,라고 하는데 어쩌먼 전투적인 이 제목은 각자의 삶에서 힘을 주는 씨앗처럼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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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음 의 글에서 시와 일상 사이에 긴장 그 이상의 충돌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내용이 실려있었다. 치열한 고민에 흔들리더라도 더 나은 단계에서 평형을 찾고 그 자리에서 묵묵히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인은
시를 쓴다가 아닌 시가 된다. 가장 나약한 사람을 위해 울면 내가 가장 나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 깨달음을 삶에서 실천하려는 추진력을 얻는다.
백로서식지 파괴를 주제로 삼은 은수의 글도 인상적이었다. 탐조인가족으로서 일상에서 우연히 만난 새와 공존한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는 것을 보면서도 이렇게 동물차별에 대한 문제제기에 깊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특히 서식지 파괴와 철거민 문제를 같은 맥락으로 본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이 다른 종의 영역을 넘어섰다는 것에 놀라웠다.
이상현의 글은 기후정의활동으로 교도소에서의 수감생활을 솔직하게 말하며 시민불복종을 감행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을 생생히 전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영역에서 자신의 일상 속에서 단단한 마음으로 기후 문제를 비롯한 사회 문제에 진심을 다하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들의 글에서 느껴지는 진정성 동시에 연대의 마음에 여운이 오래 남았다. 사이시로 실린 시들도 좋았다. 우리에게도 '힘세고 사나운 용기'를 결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해본다.
그동안 나는 어떻게 살았는지의 반성과 이들의 분투를 응원하면서 마지막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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