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차별 - 취재 중에 만난 차별과 혐오의 얼굴들
전혼잎 지음 / 느린서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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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보통의차별
전혼잎
느린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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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평화학자 요한갈퉁은 폭력에 대한 범위를 확장시켜 구조적 억압과 모순으로 인한 문제를 구조적 폭력이라고 말했다. 구조적 비가시적이고 일상적인 성격이 있어 폭력에 노출된 사람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 사실과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더욱이 그에 대한 책임이 없는 모순된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피해는 은폐되고 사실은 왜곡된다.
차별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차별과 혐오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차별받아 마땅한 존재들'이 있으며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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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죄책감을 동반하게 한다. 차별이라는 문제 상황을 당연하고 보통인 것으로 여겨온 사회, 그리고 그중 하나인 나라는 구성원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보낸다. 차별이 보통이며 이에 대한 반응이 혐오인 사회에서 나는 나는 차별, 혐오 안하잖아...라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했다. 안하는 것을 넘어서 차별을 차별하고, 혐오를 혐오하는 적극적 태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책의 저자는 기자로서 우리 사회의 소수자 인권 문제에 누구보다 생생하게 전달하며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장애인, 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 차별적 시선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다른 시선으로 접근한다. 문제의식은 타자화되어 있지 않고 자신 역시 여성기자로서 사회적 차별을 받아온 현실을 고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그는 연대의 마음에서 사회의 모순적 시선에 반기를 들고 기록에 임한다. 여기서 실린 글들은 그의 일기장에서 혹은 기사 밖의 뒷이야기처럼 낯설고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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