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근희의행진이서수은행나무도서협찬..소설을 통해서 극적 서사의 재미외 감동을 요구할 때 그 응답이 책을 덮자마자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소설은 그 반대다. 마치 누군가의 일기처럼 쉽게 읽히지만 그 삶의 무게가 느껴지고 쉼표처럼 유머가 이어진다. 드라마틱한 재미가 아니었다. 하지만 소설을 다 읽고 우리의 일상을 봤을 때 은근히 감동적이고 또 얕은 한숨속에 삶을 긍정하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 소설에는 지금, 여기, 우리가 있으니까. 미래의 어딘가에서 일상에서 결코 만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나 겪는 지금, 여기의 이야기에 다소 지친 나의 친구 혹은 내가 있다. 그 기록을 읽어나가는 기분이다. 하지만 누구나 다 아는 사연이어도 그 안에서 감정을 포착해내는 것은 다른 일이다. 그래서 이 소설집이 깊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소설 속 인물들에게 안부를 묻고 싶게 한다. ..미조의 시대는 오는걸까. 지금인걸까. 근희는 그 행진을 멈추지 않겠지.현서의 그림자는 한밤에도 보일까. 이 책에 실린 10편의 소설은 나 혹은 너의 다른 이름들 같다. 사연은 안타깝지만 연민의 시선이 아닌 연대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것. 우리 모두 각각의 자리에사 자신의 삶을 긍정할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