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26
에밀리 디킨슨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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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에밀리디킨슨시선집
에밀리디킨슨
을유문화사
여성작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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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파편들이 쏟아진다.
생각의 물결에 일렁인다.
순간 소멸한다.
디킨슨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마음의 메아리를 듣는 것과 같다.

보편의 대상, 인간의 마음 그리고 자연과 세계에서 출발하여, 그 안의 내밀한 지점을 포착하여 대상에 말걸기를 시도하는 에밀리 디킨슨의 언어는 진실한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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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것들과 흘러가는 것들은 막을 수 없지만 우리의 눈으로 포착해 마음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을 그의 언어가 알려준다. 멈춤은 시공간에서의 해방임과 동시에 우리의 생각이 물리적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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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탁월한 제네바 장인도
이제 막 멈춘 -
시계추를 살릴 수 없다 -
그 시계가 갑자기 공포에 사로잡혔다!
숫자들은 괴로워하며 몸을 구부리더니 -
십진법에서 빠져나와 몸을 떨다가 -
정오에 멈춰 버린다 -61쪽


디킨슨의 시에는 고립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으나 그것이 침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비상의 정황을 발견하게 된다. 독백이지만 그의 세계에서는 대화가 만들어진다. 독자의 생각을 이끌어내고 또한 고이게 하는 시도들이 언어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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