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꿈 트리플 16
양선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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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꿈
양선형
자음과모음
트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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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묘사하는 문장에서 시공간의 층위를 포착한다. 섬세하고 정확한 문장들의 목적은 서사의 전달은 아닌 듯하다. 오히려 꿈과 망상으로 이탈하고 제자리를 찾아 방황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작가의 문체는 자신만의 고유한 지점에서 빛이 난다. 하지만 독자는 문장에 몰입하다가도 서사에서 길을 잃는다. 스스로 불친절한 소설가라고 언급했다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친절한 안내자는 분명 아니지만 소설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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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그는 머릿속을 떠다니던 어슴푸레한 환영이 구체적인 형상으로 조각되는 느낌을 받았다. 신비로운 일이었다. 그때부터 녀석의 이미지는 그의 기억 한가운데 새겨진 공백의 모양에 들어맞는 마지막 퍼즐 조각, 그가 망각으로부터 돌려받은 아주 각별한 퍼즐 조각이 되었다.<말과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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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주인공은 말을 찾는다. 꿈에서 만난 말 혹은 꿈에서 찾는 말. 그래서 제목이 말과 꿈이겠지만, 정작 내용은 명료한 서사를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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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리는 말을 타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는 말의 잔등 위가 소설 자체의 영원한 목적지가 되는
바로 그런 소설을 쓰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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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매혹에 사로잡힐 만큼 문장은 정제된 모호함을 자극하고 새로운 서사가 독서를 가로막더라도 꾸준히 책장이 넘어가는 힘이 있다
전작 감상소설, 클로이의 무지개를 인상적으로 읽었다. 내가 제대로 읽은 것일까, 이번작품만은 주저하게 되지만....오독은 재독을 부른다.

#필사하기좋은책
#선물하기좋은책
#어른을위한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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