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한승원열림원..추사하면 우리는 명필을 떠올린다. 붓의 움직임은 힘있고 아름답게 글씨를 써내려갈 것이다. 추사체라고 불리는 그의 글씨가 예술적 경지에 올랐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추사에 대한 장편소설이 두권이나 되는 분량이라고 했을 때, 과연 무슨 이야기들이 담겨있을 것인가 궁금했다. 그의 글씨에는 그의 삶이 오롯이 담겨있었다. 단지 명필이라는 이름으로 담을 수 없는 천재적 경지와 역사의 격랑에 흔들리지 않았던 올곶은 성품, 그리고 학문에 대한 성찰과 사유의 깊이가 놀라웠다. 그의 일생을 소설가 한승원은 아름답고 섬세한 묘사와 깊이있는 역사적 시선으로 그려낸다. 긴 분량에도 조선의 천재인 김정희와 이를 탁월하게 담아내는 소설가 한승원의 문장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영특하고 지혜로운 신동 원춘(김정희). 채제공에 따르면 아이는 '하늘과 땅을 놀라게할 시, 서, 화의 씨앗들이 무진장 들어있다'고 한다. 그의 짐작대로 추사 김정희는 예술과 학문에 있어서 천쟁 경지에서 조선의 역사에 기록된다., 그리고 필생의 작품을 위해 혼을 다하는 추사로 그의 삶의 모든 장면들이 생생하고 일관되게 그려진다. 이처럼 시간의 연속적 순서를 따르지 않고 추사의 유년, 청년, 장년, 노년이 엇갈려 등장하지만 인물의 묘사가 생생하고 소설 속 장면이 마치 아름다운 동양화처럼 그려져 어떤 대목에서든 빠져들게 된다. 또한 조선후기의 역사적 풍랑에 휩쓸리고 또 살아남는 모습에서 소설적 재미와 인물에 대한 안타까움도 이어진다. ..어쩌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인전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소설은 굉장히 매혹적이다. 추사가 쓴 현판에서 빛이 나는 대목이나 선재소년이 물로 붓글씨를 쓰는 장면은 마치 영화처럼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글씨를 쓸 때나, 그의.일상에서나 작가에 의해 탄생되는 그의 모습은 미문을 통해 빛난다. 한국소설의 정수와도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