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와 앤 - 아무도 오지 않는 도서관의 두 로봇 보름달문고 89
어윤정 지음, 해마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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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오지 않은 도서관의 두 로봇, 리보와 앤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들을 기다리는, 남겨진 이유를 알 수없는 로봇은 자리를 지킬 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코로나19로 갑자기 문을 닫은 도서관. 도서관 밖의 사람들은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그리워했다. 하지만 그것은 불편한 일상의 작은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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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도서관 안의 존재들은 어땠을까. 대출되지 않은 책들은 먼지를 뒤집어쓸까. 빈의자로 들어오는 햇살이나 고요한 열람실을 상상하게 한다. 그러나 그 안에서 누군가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면. 그들에게 그리움과 두려움의 농도는 더 진할 것이다. 도서관에 문이 잠기고 아이들을 기다리며 로봇 리보의 감정에는 '그리움'이 추가된다. 그의 친구 앤은 책을 읽어주는 로봇이다. 빨간머리앤을 연상하듯 낭만적인 감정을 느끼고 나눌 줄 아는 로봇이다. 이들은 닫힌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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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즐거움과 안전을 책임지는 여러분의 친구, 리보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리보의 멘트는 아무도 없는 텅빈 도서관에서는 쓸쓸하게 들린다. 로봇인 리보는 사람들과의 접촉, 소통을 퍼센트로 확인한다. 0%. 하지만 로봇인 리보에게 감정이 이입될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접촉과 소통을 최소화했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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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사람이 없지만 평소처럼 일해 보자. 지금 네 기분이나 감정을 말해 봐. 알맞은 책을 내가 추천해 줄게"
"오오! 리보 넌 천재야. 나는 내 감정을 ‘사랑’으로 정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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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닫힌 도서관에서 두 로봇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며 위기의 순간에 진한 우정을 나눈다. 하지만 그들에게 찾아오는 어려움과 슬픔은 그들이 로봇이더라도 우리와 닮아있다. 또한 차단된 공간에서 사람들의 손길과 숨결을 기다리는 존재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되었다. 동화라지만 어른들에게도 많은 생각의 지점들을 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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