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과 작업 - 나를 잃지 않고 엄마가 되려는 여자들 돌봄과 작업 1
정서경 외 지음 / 돌고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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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작업
#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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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작업은 서로 상충되는 것일까? 위킹맘의 치열한 하루, 직장인으로서 그리고 엄마와 아내로서의 역할 갈등은 당연한걸까. 그 기로에서 나는 생각에 잠긴다. 돌봄의 비중을 늘리면 작업의 비중이 줄어야하는 건 시간이라는 물리적인 조건에서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돌봄과 작업의 성취들이 서로 양립될 수 없다면 그 두가지를 모두 해내야하는 여성은 결국에는 좌절 혹은 자책을 경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두가지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위해서 여성의 자아는 분리되고 또 각각의 영역에 맞는 성적을 받으며 스스로의 존재감을 의심할 것이다. 돌봄과 작업의 고민에는 어쩔 수 없다는 자조와 상대방에 대한 불만으로만 귀결되어야 하는 것일까. 돌봄과 작업이 서로 시너지를 이루며 여성의 자아정체성을 긍정하도록 할 수 없을까. 그 고민에 대한 솔직하고 따뜻한 대답이 이 책에 담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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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각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들이 돌봄과 작업 사이에 고군분투를 다루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담아낸 에세이이다.

정서경 | 진짜가 아닌 이야기는 쓰고 싶지 않다
서유미 | 손을 잡고 걸어가는 일
홍한별 | 아이를 버리고 도망쳤던 기억
임소연 |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존재들과 살아가기
장하원 | 지식에 대한 생각을 바꾼 양육
전유진 | 사라지는 마법으로 사라지지 않기
박재연 | 여러 세계를 연결하며 살아가기
엄지혜 | 돌봄 노동을 대하는 태도가 말해주는 것
이설아 |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서로를 끌어안을 때
김희진 | 양육 간증: 나를 잃었다 찾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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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목소리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넘어서 자신들의 성취와 특별한 지점들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대단하다'는 존경심을 이끄는 이야기만이 아니다. 물론 이들의 사연은 모두 대단하고 또한 어려움을 풀어가는 태도역시 귀감이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일과 육아를 성공으로 이끈 멋진 여자들의 자기계발서는 결코 아니다. 그들은 충분히 멋지지만 진심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진실된 목소리로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팁이나 조언을 주는 것이 아닌 솔직함과 당당함으로 저자와 독자 사이에 느슨하지만 따스한 연대를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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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좋은 문장이 많아서
#천문장클럽 노트에 담았다. 하지만 이 책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긴 문장이 있어 이글에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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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지으면서도 글을 지을 수 있음을, 돌봄의 영역 바깥에서 나를 실현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사실과 어긋나는 것이 아님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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