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인생이라는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기록
심혜경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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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카페에서공부하는할머니
#심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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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좋아하는 카페를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저자가 카페를 선택하는 기준은 분위기나 음료의 맛만이 아닌 ‘공부하기 딱 좋은 곳’이다. 혼자 책을 읽거나 아니면 함께 공부하기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다. ‘혼자 있음에도 외롭지 않고, 여럿이 함께 있지만 따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33쪽)는 것이 저자가 카페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저자의 공부는 독서실이나 절(?)과 같이 고립된 공간에서는 빛을 발하기 어렵다. 배움을 목적으로 만난 다정한 사람들과 소소한 집단지성을 이뤄가기 때문이다. 아마도 즐거운 공부가 가능한 이유는 함께하는 공부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의 가장 확실한 방점이 찍혀야 하는 것이 바로 공부다. ‘공부’는 잘하든 못하든 부담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말이다. 학창시절의 무거운 임무이며 결과로 잔인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따라서 공부는 놀이와 반의어라고 생각했으나 공부를 놀이로 가볍게 이어붙이는 저자의 마인드는 새롭다. 공부에 대한 책은 흥미롭게 공부를 유도하고 권유하기도 했으나 와닿지 않았다. 또한 공부 자체가 그저 재미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이입하기가 어려웠다. 그들은 천재라고 불리거나 노벨상을 수상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수십 년전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베스트셀러가 있었으나 그 사람도 재미있다고 말하진 않았다. 그러나 저자에 의하면 공부는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우선 저자는 경쟁과 목표와는 무관하게 느긋한 마음으로 공부를 즐긴다. 시작의 비장함도 없고 중단의 좌절감도 없다. 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그리고 불어까지 5개의 어문학 학사 학위가 있는 저자는 미술, 음악, 영화, 철학 등을 전방위로 배우고 또 끊임없이 책을 읽는다.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것은 성과 없음이나 실패가 아니라 자유로움을 주고 동시에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한다. 어떤 배움이든 진입장벽을 만든 것은 나의 두려움이나 부담이 아니었을까. 중단할까 봐 염려하거나 실패할까 봐 걱정하며 공부를 한다면 재미있을 리가 없다. 공부에는 성적이나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공부의 재미를 놓쳐온 것이 아닌가 돌아보게 했다. 그리하여 이 책을 통해 공부는 진짜 재미있는 것임을 확신한다. 마치 자신의 재미를 충족시키기 위해 놀잇감을 찾아다니는 아이의 천진함을 저자의 공부이력에서 발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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