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물론 - 인터뷰와 지도제작
릭 돌피언.이리스 반 데어 튠 지음, 박준영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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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물론. 일단 유물론에 대해서도 막연하게 알고 있어서 "새로운 유물론"에 대해서는 읽기 전부터 어려움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읽고 나서도 (이해에 있어서 놓친 부분이 있고 그런만큼 이 책을 가까이두고 다시 볼 부분도 많을 것이다) 여전히 어렵다. 아마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 될 것이다. (이건 절대적으로 나의 경우) 수년전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을 가장 어려운 책으로 생각했다. (<순수이성비판>은 아예 안 읽었다. 동료교수 헤르츠가 앞에만 보고 되돌려줬다고 한다.) 결국 자유, 자율, 보편, 일반...이런 개념들을 더듬으며 읽었다. 어려워서 포기한 책들은 너무 많다. 특히 현대철학에서 들뢰즈는 철벽 방어를 해왔는데 신유물론을 읽으며 가장 후회가 된 일이다. 이 책을 정확하게 읽기 위해서는 들뢰즈에 대한 선행학습이 필요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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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할 이유는 분명하다. 철학에 대한 책들에 대해 처음에는 지식을 위해서 읽는다고 생각했다. 철학자들의 개념과 지적 성취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스파노자는 코나투스, 칸트는 정언명령, 롤즈는 정의, 요나스는 책임....대략 이런식으로. 하지만 사실 인간에게는 망각이라는 정보처리과정상의 필연적 단계가 있다. 나도 예외일리 없는데 개념들은 자연스럽게 희미해진다. 그렇다고 아예 유실되는 것는 결코 아니다. 사유의 힘을 기르는 근육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깊게 공부했는지 그 정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나의 경우는 부실하겠지만...그래도 분명 생각하는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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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신유물론은 간학제성을 표방한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간 개념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페미니즘, 철학적 존재론, 기술과학철학 등의 분야에서 물질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 신유물론이다. 이렇게 학제들간에 유의미한 지점을 만드는 것이 신유물론의 결정적인 특징인 "횡단성"이다. 이는 비범주적이고 비결정적인 의미로 볼 수 있다. 방향성을 가로지르는 이분법적 구별을 뛰어넘으며 가로 지른다. 그렇기 때문에 횡단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당연히 지금은 안되지만 이분법을 넘어선 이후에 가능할 것이다. 진리와 지식의 운동성을 미묘하게 느꼈다. 따라서 이 책의 주요한 두번째 개념인 "물질적 전회"로 이어진다. 자기조직화와 형태발생적 힘을 가진 능동적 주체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여기서도 자연과 인위의 이분법적 개념을 넘어서기 때문에 횡단성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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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성과 물질적 전회라는 개념은 이어지는 여러 학자들의 인터뷰를 읽을 때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또한 생소한 학자들이지만 그들이 인터뷰를 통해 전달하는 개념은 상세한 설명과 이어진다. 이론서가 아닌 인터뷰를 기반으로 해서 마치 강연을 듣는 기분이기도 했다. 다음으로 지도제작이라는 말은 어려울 수 있으나 언급된 개념들을 다시한번 제시하며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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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은 어렵다. 하지만 철학적 사유의 신장과 현대철학의 중요한 화두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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