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성 을유사상고전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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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혁명적이다. 우선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문장은 단지 여자를 연구대상에 국한하지 않는다. 그 통찰에는 연구주체도 연구대상도 여자여야지만 가능한 깊은 울림이 있다. 태어나는 것을 실존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규범적으로 해석한다면 이 문장이 주는 각성은 놀랍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는 혁명적인 책이다. 여자를 제2의 성으로 보고 생물학적 조건을 시작으로 여자라는 존재의 역사 그리고 여자로 살아가는 삶의 체험을 보편적으로 제시한 이 책은 페미니즘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읽어야할 명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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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스스로 여자임을 선언하며 여자이기에 남자들보다 여성의 세계를 한층 더 잘 알고 있다며 확신한다. 시몬드보부아르 이전까지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여자라는 존재는 얼마나 단순히 여겨져왔는지 언급되는데 이를 전달하는 문장들에서 힘이 느껴진다. 동시에 지금껏 인용은 문제제기가 아닌 권위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과 그 역사가 수천년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 이후에도 타자적 시선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비관하지 않는다. 이렇게 훌륭한 책을 있고 내가 읽었고 또 읽어가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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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따르면,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고자 고심하는 모든 개인은 초월하고자 하는 무한한 욕구로써 자신의 존재를 경험한다"고 한다. 이는 주체의 기본적인 주장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즘은 성별간의 대결이 아니다. 자신을 본질적으로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된다. 여권신장이라는 협의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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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사와 체험이라는 중심적인 내용을 다루기에 앞서 생물학적 조건에서 여자에 대해 접근한다. 하지만 그 결론은 여자가 왜 타자냐는 질문에 답하기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유물사관의 입장에서도 엥겔스의 관점을 비판한다. 사유재산으로 여자가 몰락한 것이 아니라 "남자가 치부와 팽창을 계획하면서 여자를 무능력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에 대한 논의는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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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고찰을 통해 여자의 위치에 대해서 접근한다. 연구 대상을 통시적으로 보는 것은 당연한 시도다. 하지만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가 중요하다. 대체로 수많운 철학자와 역사가들 대부분이 여자에 대해서는 (자신의 도덕적 윤리적 견해와 다르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자질의 결여, 상대적 존재, 수동적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 심지어 플라톤은 여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신에게 감사해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살단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는 가능한 말이다. 이처럼 사회적 맥락에서 해석하는 것, 이를 통해 논리적 타당성을 획득해야 성공적인 연구이며 제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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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내용은 신화에서는 읽지 않은 텍스트를 통한 해석이 나오기 때문에 독해와 이해의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여자의 신화가 문학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신화는 타자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제시된 텍스트를 읽어야 그 깊은 이해로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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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의 체험이 이 책의 가장 중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유년에서 노년까지 여성의 체험에 근거하여 이어진다. 유년기, 처녀, 성입문, 결혼한 여자, 어머니, 성숙기와 노년기까지. 보편의 삶에서 '여자되기'를 학습한 삶 전반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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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 어떤 생물학적·심리적·경제적 운명도 사회 속에서 인간의 암컷이 띠고 있는 모습을 규정하지 않는다. 문명 전체가 남자와 거세된 남자의 중간 산물을 공들여 만들어 내어, 그것에다 여자라는 이름을 붙인다. 오직 타인의 개입만이 한 개인을 타자로 구성할 수 있다. 어린 아이가 자기를 위해 존재하는 동안에는 자신이 성적으로 구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에게 신체는 우선 주관성의 발현이며 세계에 대한 이해를 실현하는 도구다. 그들이 세계를 파악하는 것은 눈과 손을 통해서이지 성적 부분을 통해서가 아니다. 출생의 드라마나 이유의 드라마도 양성의 유아에게 같은 방식으로 전개된다. 즉, 그들은 모두 같은 흥미와 쾌감을 가지고 있다." 1장 유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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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만이 아니라 여성동성애 문제나 여성 유형에 대해서도 다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해방과 연대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성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있다. 사회적, 경제적 독립을 성취한 완전한 주체로서 자기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강렬하게 남은 이 책의 구절은 여성만이 아닌 남성, 인류 모두에게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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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숭고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여자와 남자가 그들의 자연적 차이를 넘어 우애를 분명하게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9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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