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을과두갈래길을지나는방법에대하여#한지혜#교유서가..한지혜소설가는 베스트셀러인 < #참괜찮은눈이온다 >의 저자로 유명하다. 하지만 나는 지난 2004년에 출간된 소설집 <안녕레나>가 남긴 인상이 더욱 크다. 이 책은 새로운 표제작으로 만나게 되었지만 지난 2004년에 출간된 <안녕레나>의 개정판이다. 그럼에도 <안녕레나>가 빠져있다. 소설 뒤 작가의 말에서 그 이유를 확인하고 작가의 결정을 존중하게 되었다. 문화사적인 의미는 있더라도 다시 호명할 이유를 고민했다고 작가는 밝혔다. 내가 2005년 즈음 그 소설을 읽을 때와 정보통신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기에 어쩌면 당시의 배경이 현재에 와서 읽히는데는 부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하지만 그 외의 소설들은 당시 출간된 작품이 대체로 담겨있다...가장 먼저 눈길을 끈 소설은 <호출1995>였다. 호출번호를 통해서 연결된 두 사람의 모습은 호기심을 자아내며 동시에 짧고 강한 아이러니를 남긴다. <안녕레나>를 읽었을 때 받은 인상과 닮아 있는 작품이었다. 이 책을 앞에서부터 차근차른 읽기보다는 <안녕레나>를 찾다가 작가의 말을 먼저 확인하여 자신의 방향과도 같다는 <왜 던지지않았을까, 소년은>을 다음으로 읽었다. 특히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른 2002년 집단광기에 대한 연극을 준비하는 주인공의 시선으로 포착된 장면들은 나름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나 역시 축구를 좋아하지 않아 좀더 적극적으로 대열에서 거리를 두었다면 주인공과 같은 생각에 다다르지 않았을까. 볼보이의 행동을 통해서 열기와 광기의 모습을 보였던 집단과 대비를 이루며 문제를 제기한다. 볼보이의 행동과 이를 지켜보는 주인공의 시선이 이 소설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할 듯 하다. 갈퉁이 폭력을 정의하며 "인간 존재가 그로인해 영향력을 받은 결과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잠재력을 실현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 전부"를 의미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의 문제제기는 그 폭력의 범주에 적절하게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마음은 물론이고 자신의 마음도 스스로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자신이 읽지 못한다는 것이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자신의 마음을 자신이 읽을 수 있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지 싶다. 일단 그들은 마음을 보지 못한다. 당연하다. 언제나 가장 가까운 것은 보이지 않는 법이다"(203쪽)..표제작인 <한마을과 두갈래 길을 지나는 방법에 대하여>는 낯설지만 메시지가 분명한 우화이다. 타인의 마음으로 이야기를 해주는 이야기꾼이 마음을 읽는 자수비단 만드는 여인을 만나는 이야기다. 길지 않은 우화와도 같은 느낌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마음과 삶, 그리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강렬하게 소환하기도 한다...십수년 전의 작품이지만 작가가 새롭게 문장을 다듬고 세상에 다시 나왔다. 시간의 경과이상으로 작품 하나하나의 진심이 느껴졌다. 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