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이야기의 이야기 상상 청소년소설 1
이만교 지음 / 상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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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매킨타이어에 따르면 "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이다. 그는 인간과 동물을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특징을 이야기에서 찾는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또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에게는 '저자의식'이 있다.
이 소설은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의 정체성과 성격들을 다각도로 보여준다. 이야기가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제목에서의 반복을 이해하게 된다. 이야기 장수인 주인공 전기수는 이야기를 사고 팔며 지어내면서 이야기에 대해 고민한다. 따라서 이야기는 이 소설의 핵심 소재이면서 형식이 된다. 이야기에 대해서 이보다 정확하게 전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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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이야기를 짓다, 이야기를 팔다, 이야기를 뺏기다, 이야기를 되찾다, 이야기를 살다로 이어진다.
주인공 전기수가 어머님을 떠나보내고 체장수로 살면서 어머니에 대한 슬픈 서사로 사람을 모은다. 첫 챕터의 내용답게 이야기의 태생에 대해 자연스럽게 나온다. 다음으로 등장하는 털보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로 사람을 모으는데 자신의 이야기임을 주장하는 기수로부터 이야기의 주인은 누구이며, 원본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를 고민하게 한다.
전기수와 털보는 이야기가게를 차린다. 마치 작가와 출판마케터처럼 짝이 잘 맞는다. 나중에는 필사하는 이들도 뽑고 이야기를 사러오는 사람. 팔러오는 사람으로 붐빈다. 이야기의 상품성에 대해 짐작할 수 있다. 타인의 사연들로 진짜 이야기 공부를 하고 반응에 따라 독자를 고려하기도 한다. 그리고 기수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이야기를 통해 표현의 욕망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때문에 풍기문란으로 잡혀가 고초를 겪기도 하고 세상의 혼란한 이유를 엉터리 이야기 때문이라고 직설하기도 한다. 오늘날의 거짓된 서사와 이를 증폭시키는 이들을 떠올리며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어지는 내용은 전기수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쓰고 이야기대로 살아보는 시도를 하기에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또한 작품해설로 서울대 국문과 방민호 교수의 글에서 체제에 영합하거나 저항하는 문학 모두 왜곡의 가능성이 있음을 논하는 대목에서 이야기 혹은 문학의 태도와 정체성에 대해서 깊게 생각에 머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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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소설이지만 서사에 대한 본질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접근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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