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버드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이야기 1
박기영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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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소설을 읽는 이유는 우리의 익숙한 시선을 낯설게하며 새로운 지혜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이 바라보는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동물의 목소리로 전해지지만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동물의 생태보다 인간의 본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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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창작을 공부할 때 의인화동화, 동물 동화를 시도해본 적이 있다. (이 얘기를 안하고 싶지만...) 일단 우화를 쓴다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동물의 생태와 자연에 대한 자료조사 뿐만 아니라 동물에 이입하여 인간 세상을 새롭게 바라봐야한다. 동시에 훌륭한 우화소설이라면 인간이 놓친 지점은 비유적으로 제시하여 교훈을 남길 것이다. 이 어려운 과정의 밑바탕에는 동물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의 작가의 말에서 '하늘을 날던 모든 새에게 감사한다'라는 마지막 문장을 전하는 작가를 무한히 신뢰하여 존경하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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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등단 40년만에 선보이는 박기영 시인의 우화소설이다. 새들을 주인공으로 한 우화소설이지만 그들의 시선으로 전하는 지혜는 단순하지만은 않다. 쉽고 간결한 서사지만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지점에서 깊은 사유로 접근하는 것을 돕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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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의 단편소설이 있는 이 책의 첫 작품은 <말썽꾸러기 리처드>다. 제목을 보면 쾌활한 분위기와 명랑한 주인공을 연상시키지만 까마귀들과 까마귀를 내쫓는 까마귀 청소부 리처드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의 시선에서는 까마귀를 쫓는 리처드에 이입하여 까마귀를 귀찮은 존재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고 까마귀들의 시선이 된다면 피하고 도망치기만 바쁠 것이다. 하지만 까마귀들은 리처드를 말썽꾸러기로 부르며 그의 만행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행동한다. 갈매기 브랜든과 부엉이 러레인도 지혜를 더한다. 그리하여 까마귀대책위원회의 결론은 자기보존의 이익과 인간과늬 동행에 가깝다. 예상치못한 지혜로운 마무리가 오래 와닿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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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인상을 준 작품은 <앵무새부코>였다. 사람의 말을 따라하고 관상용으로 키워지는 앵무새를 보는 새들의 시선은 어떨까. 말을 할 수 있다는 의아함과 스카이트레인을 탄다는 지적으로 대책회의를 하기도 한다. 새라는 부코의 직위를 논의하기위해 모여 회의를 하는 것이다. 이제 몰려드는 새들을 보면 어떤 문제로 모여든 새들의 회의를 떠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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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함께 실린 단편들을 보면서 영화의 시점에서 birds eyes of view가 떠올랐다. 지상에 발을 붙이고 사는 존재들의 시선에는 닿을 수 없는 지점에서 깨닫는 사유를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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