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의 사회주의 시급하다
토마 피케티 지음, 이민주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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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의사회주의시급하다
토마피케티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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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시급하다'는 제목은 강렬하고 단호하다. 하지만 명료한 문장을 정확히 읽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피케티의 방점은 대안적 의미에 찍혀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거의 사회주의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대안으로 참여사회주의를 요청하는 것이다. 또한 피케티의 주장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척점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의 완화를 위한 재분배, 사회보장제도, 권력과 자산의 순환에 기초하고 있다. #21세기자본론 을 통해 경제학자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피케티가 공정하지 않은 자본주의의 필연적 몰락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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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전세계적 코로나19사태를 포함하고 있는 최신의 경제논평집이다. 주로 프랑스의 정치, 경제적 문지와 제도를 중심으로 다루며 경제적 수치를 설명하는 도표와 그래프로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체로 짧은 경제논평이며 국제적인 이슈들의 우리의 정세와도 연결되어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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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주의가 세계무대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가지려면, 지난 수십 년간 세계화를 주도한 절대적인 자유무역 추구의 이데올로기를 분명히 지양할 필요가 있다. 그 대신 다른 모습의 경제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경제정의와 조세 정의 및 환경정의 분야에서 분명히 규정되고 또 검증될 수 있는 원칙들을 바탕으로 하는 사회발전의 모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발전 모델은 궁극적인 목적에 있어 국제주의적인 성격을 띠어야 하고, 실제적인 실행 방식에 있어 국가별 주권 존중 원칙에 기반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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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불평등과 소득 재분배의 문제는 전세계적인 문제이며 공정하지 않은 자본주의의 병폐이다. 이 책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도 재분배의 맥락에서 등장한 적극적인 제도이기 때문이다. 조세정의도 마찬가지다. 많은 나라에서 기본소득과 조세정의에 대한 요구와 제도적 합의가 논의되고 있다. 물론 프랑스 위주로 다뤄지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을 비롯, 인도 등 세계의 많은 나라의 상황들이 담겨 있다. 총체적으로 그의 세계 불평등 현황에 대한 진단이 말미에 나와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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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미국 등의 경우로 국제 정세를 바라보는 혜안에 주목하게 된다.
대체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분석에 익숙한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시선에 깊은 신뢰가 갔다. 특히 2016년부터의 논평이기에 트럼프 당선을 우려하고 마크롱에 대해 객관적 평가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내가 알 수 있는 범위는 지극히 좁지만 위대한 학자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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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나 국제 사회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단지 정치 경제의 차원에서만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참여적 태도와 환경친화적 사고방식을 요구한다. 가부장제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여성주의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전방위적인 인식의 변화가 이어져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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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자본론의 극히 일부만 읽어본 나로서는 시의성에 맞는 논평이 호흡이나 주제에 있어서 훨씬 읽기에 수월했다.
물론 생각하지 못한 주제나 프랑스 정세에 집중된 부분은 깊이있게 읽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사회주의라는 말을 다시 활용할 수 있으리라는 그의 말에 실리는 무게는 현재의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비롯된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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