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의 말 - 남자가 은퇴할 때 후회하는 25가지
한혜경 지음 / 싱긋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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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의 말>의 부제는 남자가 은퇴할 때 후회하는 25가지다. 타인의 후회에 대해서 알고자 하는 마음은 나의 후회를 피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평소 갖고 있단 후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보다는 제대로 후회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인간에게 기회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우가 해야할 일은 후회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기를 포기하거나 노력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언제나 후회하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고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13쪽)

후회를 한다는 것은 과거의 나를 현재의 나가 거리를 두고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후회의 전제조건은 좀더 성장한 현재의 나가 될 것이다. 후회할 수 있는, 잘못을 인지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후회를 긍정한다. 다만 후회 이후에 태도가 중요한데, 자신의 방향에 대한 탐색이 이어진다면 성장으로 이끌 수 있지만 후회만이 계속된다면 공허함만 남을 뿐이다. 이 책은 후회에 대해서 가장 정확하고 절실하게 말할 수 있는 남성 은퇴자들의 인터뷰에서 후회의 목소리를 집중한다. 후회 뿐만 아니라 인생의 성공, 승리, 패배, 극복 등 살아가면서 자신을 돌아볼 때 떠올리는 키워드들을 다시 쓰게 만든다. 아직 은퇴의 나이는 아니더라도 진실된 목소리들을 전해들으며 공감과 동시에 배움이 느껴졌다. 

이 책은 1부에서 4부까지 은퇴자들이 할 수 있는 말들을 제목으로 다루고 있다.
1부는 정말 일밖에 몰랐구나, 2부는 나 자신을 너무 함부로 대했구나, 
3부는 나와 가족의 간격이 이렇게 넓었다니, 
4부는 내 남은 인생이 아직도 50년이라니. 

 그들의 후회에서 가장 절실한 것는 '나'의 부재였다. 진정한 나의 부재로 오는 관계의 문제, 우울감 혹은 공허감이 또다른 문제들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건강핰 자기 중심성이 필요하다. 즉 자신의 고유한 가치와 개성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돌봐야 한다."(78쪽)

나의 자기중심성은 이기적인 개념이 아니다. 은퇴자들은 이기적이라는 말을 듣는 것을 두려워하며 최대한 이타적일 수 있는 자기희생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기에 대한 존중이나 이해없이 타인을 위하는 삶은 결국 서로에게 상처와 원망을 줄 뿐이다. 따라서 자기중심성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시작이다. 동시에 나의 현재를 사랑하면 나의 미래도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느 은퇴자는 체조선수 양학선의 말을 전한다. 
"더 높게 날아오를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왜? 착지가 중요하니까."
 당연한 말 같지만 도약을 현재로 본다면 착지는 미래다. 현재는 미래를 염두하며 그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따라서 현재를 사랑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아울러 마흔이라는 나이에 대한 지혜로운 말 역시 마음에 깊게 남았다. 
"마흔은 낯선 곳, 낯선 삶으로 더 나아가야하는 나이다. 낯선 생각과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에 대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경계로 넘는 삶을 향해 힘껏 도전해야하는 나이다."189쪽

 책을 읽을 때마다 고마운 것은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에 대한 것이다. 은퇴한 아저씨의 목소리가 이토록 절실하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은퇴의 나이를 맞지 않았기에 많은 사람들의 혜안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이러한 시도는 저자인 한혜경님이 진심어린 공감에 근거한 청자로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한 가운데에 선 기분이다. 청춘의 유예와도 같은 마음에 안주하고 있었는데 한 권의 책으로 나의 과거와 미래를 현실적으로 끌어안게 된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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