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1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1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딘편소설의 조건으로 '파열선의 포착'이라는 말이 기억난다. 단편이라는 분량의 제한으로 전체를 보여줄 수는 없지만 하나의 단면만으로도 그 깊고 심오한 세계를 짐작하는 매력이 단편소설에 있다. 로얄드달의 단편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구상된 특별한 세계에서 개성있는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마치 독자도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장면을 묘사한다. 그의 소설에서는 단편영화와도 같은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독자가 결코 예상하지 못한 마지막 결말까지 놀라움을 자아낸다.
.
.
“루이즈! 제발! 이건 이런 거야. 여기 리처드는 우리한테 진지한 내기를 제안했어. 이 내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리처드이지 내가 아니야. 만일 리처드가 지면, 상당한 재산을 내놓아야 해. 아, 잠깐만, 얘야, 내 말 마저 들어봐. 핵심은 이거야. 리처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거야.”
_「맛」
.
.
특히 표제작이기도 한 <맛>은 포도주 시음 맞추기로 자신의 딸을 걸고 내기를 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내기가 과열되며 그들의 무모한 베팅에 몰입감을 준다. 마치 구경꾼이 되어 그들의 내기를 두고 수군거리는 복잡한 나의 마음이 느껴졌다. 결국 이야기는 반전으로 거듭되면서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또한 인간의 비열함과 나약함과 같은 본성을 지적하며 깊이를 더한다.
.
.
책에 실린 다른 작품으로 <항해거리>는 배 위의 사람들이 갖는 궁금증이 점점 증폭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몰입되어 읽을 수 있도록 상황은 촘촘히 설계되어 있다. 이 작품 뿐만 아니라 로얄드달의 소설들은 하나의 장면에서 마치 투시하듯 인간의 내면을 상황을 통해 흥미롭게 보여준다. 특히 <맛>에 실린 소설들은 딘편소설의 정수로 느껴진다. 하나의 상황을 밀도있게 밀고나가 인간의 심리와 갈등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