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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클럽 ㅣ 십대를 위한 고전의 재해석 앤솔로지 1
정명섭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1년 1월
평점 :
마이너리티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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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는 없을까. 그럼에도 책과 영화 등 많은 매체를 통해 전달된다. 서사에는 보편과 특수가 모두가 담겨있기 그런 이야기들이 사랑받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과 서사의 매력을 주는 특수성이 적절히 조합된 작품들을 말한다. 그런 작품들은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왔다. 바로, 고전의 힘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고전의 중요성은 어디서나 강조되지만 실제 고전을 읽는 것은 결심이 필요하다. 의지력 뿐만 아니라 집중력울 요하는데, 핑계를 대자면 재미있고 시의성을 충족하는 작품이 쏟아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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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딜레마를 해소하려는 시도가 이 책에 있다.
'십대를 위한 고전의 재해석' 시리즈 중 하나인 <마이너리티 클럽> 은 고전과 현대소설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충족시킨다. 리라이팅이라는 것이 소재 혹은 주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인데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장르문학 작가들을 통한 재해석이라 반갑다. 이들의 소설은 '시대적 변화를 확인하고 이를 재해석함으로써 고전소설 속의 삶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차이가 세상에 가져올 변화는 어떠한 모습일지 여러 장르의 소설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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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요술 항아리》, 《우렁각시》, 《장화홍련전》네 편의 고전소설을 정명섭, 김효찬, 남유하, 전건우 네명의 소설가와 만나 새로운 작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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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길동이>는 호형호부를 할 수 없는 코피노 주인공의 친구와 함께 아버지를 찾는 내용이다. 스스로 코피노를 코피로 언어유희에 의한 농담을 하거나 아버지가 없다고 호형호부를 친구들 사이에 장난으로 나오는 부분에서 '아비부재의 문학'(?)에서 주는 전형성과 달라 처음에는 조금 놀랐다. 하지만 작품을 읽어나가며 이들의 건강한 명랑성에 나도 빠져들었다.
<연금술 항아리>는 말도 안되는 비싼 가격에 사 온 항아리 안에서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2호’가, 이어서 ‘3호’가 생기고,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단 한 명의 아들만 선택할 거라고 말하는 독특한 내용이다. 고전 요술항아리를 리라이팅한 작품으로 내가 누구인지, 자아정체성에 대한 작품이었다.
<우렁각시 도슬기>는
남자친구 현우가 주인공 도슬기를 이용하는 내용에서 시작한다. 스스로 호구임을 인정하는 도슬기가 안쓰러웠다. 우연히 낯선할아버지를 도와드리고 우렁이 껍데기를 받고 씽크홀에 빠져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드라마처럼 우렁각시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소 과장이 있지만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성장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두자매>는 재산을 모조리 빼앗으려는 새아빠가엄마와 언니를 살해하고 결국 주인공까지 노린다. 납치와 위협의 장면이 스릴러를 보는 듯 하다. 언니의 영혼은 동생을 끝까지 돕는다. 고전 《장화 홍련》을 모티브로 자매의 우애가 인상깊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