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습니까? 믿습니다! - 별자리부터 가짜 뉴스까지 인류와 함께해온 미신의 역사
오후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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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습니까?믿습니다!
오후 지음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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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에 대한 책, 미신에 있어서는 완벽하게 철벽 마크를 하는 나에게 이 책은 거리를 한참두고 (저자와 함께 )비웃을 대상들에 불과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미신보다는 '맹신'에 대한 책이다. 맹신의 주체인 인간과 그 대상들에 대해 종횡무진 흥미로운 설명으로 이어가는 한권은 인류사 책처럼 느껴진다. 또한 맹신의 대상들은 인식의 전환을 유도하여 몰입하게 하는데 방대한 이야기에도 작가의 통찰과 재치가 생기넘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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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타로, 점성술, 별자리, 관상, 손금, 신점, 풍수지리, 수맥, 혈액형 성격론, MBTI….세상에는 수많은 미신이 있다. 그리고 당신이 믿든 말든 미신은 역사를 만들어왔다. 이건 미신이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아닌지와는 무관하다. 틀리든 말든 믿는 사람들이 있고, 그 믿음이 어떤 식으로든 역사에 흔적을 남긴다.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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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책의 서문에서 언급한 모든 것을 믿지 않는다. 나는 지나칠 정도로 미신과 관계된 모든 것을 믿지 않는다. 살아오면서 단순한 희망이나 재미도 거부해왔을 정도로 철저하다. 이렇게 쓰고보니 성격의 결함처럼 느껴지는데 ㅎㅎ 정말 이성을 믿어야하는 결백때문인지 공감능력을 문제인지 정말 미신은 믿을 수가 없다. (인간미 떨어져보인다. 하지만 그외엔 잘 믿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가부장제, 농경, 종교, 정치, 사상을 아우르는 인류의 '믿음'에 대해 유쾌한 분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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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어떤 괜찮은 대안이 생긴다. 이 자체로도 사상이 된다. 그리고 이 사상을 따르는 이들이 모여 하나의 집단을 이룬다. 여기서 두 갈래 길이 나온다. 하나는 자체적인 논리와 철학이 강화되어 정치체제가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길은 지도자를 신성시하며 종교의 길로 가는 것이다. 신성한 존재의 말은 법이 되므로 논리적일 필요가 없다. 신(혹은 선지자)이 말씀하시고 따르면 그만이다.
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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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광범위한 대상을 미신 혹은 맹신이라는 사유의 틀로 명쾌하고 재미있게 접근한다. 오후 작가의 유쾌한 문체와 해박한 지식이 돋보이는 책이다. 그이 대한 작가 소개만 보더라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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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은 소심함의 대명사 A형,
별자리는 자유로운 쌍둥이,
사주는 연쇄살인도 할 수 있다는 괴강살,
MBTI는 정의로운 사회운동가 ENFJ,
손금을 보면 단명, 관상을 보면 장수,
기원전부터 재수 없다는 왼손잡이,
전체주의에 대한 이유 있는 불신,
민주주의에 대한 이유 없는 낙관,
재미없는 것은 죄악이라는 신념,
이 모든 것이 합쳐져 평범한 작가가 되었다.
(작가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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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떻게 추천해야할까. 나처럼 미신에는 철벽마크를 해온 사람에게 이토록 흥미로운 책이라는 점만해도 일단 주목할만할 것이다. 또한 미신에 대한 사유를 넓혀 비판의식을 가질 수 있는 점도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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