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 - 나노로봇공학자, 우리와 우리 몸속의 우주를 연결하다
김민준.정이숙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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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의이너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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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는 혼합이 아니다. 학문간의 긴밀한 연결과 아울러 보편과 특수를 아우르는 영역의 산물이며 시도이다. 나노로봇이야말로 고도화된 융합적 사고를 요하는 분야가 아닐까 싶다. 나노, 아주 작은 단위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작은 단위의 로봇은 어떤 일을 할까. 내가 알고 있는 로봇이란 공상과학소설에 등장하거나 혹은 일상과 산업현장에서 용도가 확대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로봇이나 인간형 로봇에 익숙한 우리에게,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등장하는 '나노로봇'은 아직 생소하게 다가온다.(4쪽)

 나에게 20세기 로봇은 상상의 영역에 있었고 21세기가 지나 삶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아마도 자동화라는 차원에서 로봇의 영역은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책을 통해 내가 결코 상상할  수 없었고 일상에서 만나기란 더욱 어려웠던 나노 로봇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초소형기계로 우리의 인체내부에서 박테리아처럼 유영하며 섬세한 작업을 담단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는 나노로봇은 앞으로의 로봇 패러다임을 이해할 때 굉장히 중요한 지점에 있었다. 대우주와 소우주를 연결한다는 필자의 해석은 나노로봇이라는 단순히 작고 정밀한 작업을 담당하는 것이 아닌, 즉 기능의 차원을 넘어 존재로서 확장되는 놀라운 영역에서 이해를 도왔다. 아마도 이 책의 2장은 앞으로 나노로봇이라는 분야를 이해하는데 가장 기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장의 목차들은 공상과학적 상상력이 어떻게 혁신으로 재현되는지를 실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잘 보여준다.
 이어서 저자는 나노로봇분야의 스승과 제자를 소개하며 분야에 대한 애정과 전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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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도 나의 시선을 사로 잡음과 동시에 어렵고 생소한 분야임에도 관심을 갖도록 한 1장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놀라운 연구성과를 보이면서도 자신이 어린시절 난독증이었음을 고백하며 학문에 대한 진정성이 절실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텍스트안에서 길을 잃고 길을 찾는다.
난독증 때문에 조금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한두 가지 핸디캡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각자 다른 핸디캡안에서 길을 잃고 길을 찾는다. 
(23쪽)

그렇기에 이 책은 여타의 과학교양서적과는 다른 감동의 지점들이 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소개와 전망을 넘어 저자가 얼마나 이 분야에 헌신해왔고 함께한 학자들에게 존경과 애정을 보이는지가 너무나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나노로봇공학은 혼자 하는 학문이 아니다.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자와 소통을 통한 공동연구에 의해 하나하나 결과를 만들어가는, 인문학적 과정이다.” (프롤로그)

하나의 천재의 영감으로 시작과 끝을 보여주는 시대에서 인재들의 협업과 학문적 융합으로 혁신을 이끄는 시대다. 이 책은 나노로봇이라는 낯선 분야를 만날 수 있음과 동시에 미래의 학문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배울 수 이제 한다. 또한 저자의 투철한 의지와 지적 성취가 이 책의 빛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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