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요가 - 인도 최고의 지성과 영성, 비베카난다의 말
스와미 비베카난다 지음, 김성환 옮김 / 판미동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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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요가

요가에 대한 책이라고 하면 심신운동으로서의 요가를 떠올리고 요가 자세이 대한 사진이나 그림을 예상할 것이다. 내가 실제로 요가를 배울 때 한번은 몸매 교정을 위한 수업이었고 또 한번은 명상으로 시작해, 명상으로 끝나긴 했지만 역시 요가동작으로 체력단련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이다. '마음'이라는 단서가 달리긴 했지만 나는 여전히 요가에 방점을 찍고 이 책의 제목을 떠올렸다. 나의 짐작은 너무나 보기좋게 배반당했다. 이 책은 요가를 단순히 운동 혹은 마음수련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 이상으로 신의 지혜와 세상의 이치를 향한 가장 근본적인 태도로서의 '요가'를 말한다. 따라서 정신을 일깨우고 마음의 자세를 바로 잡게 하는 영성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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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인도 최고의 영적 지도자 스와미 비베카난다이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백여년전 미국과 영국 전역을 돌며 즈냐나 요가(지혜의 요가)의 가르침을 전파한다. 이 책은 즈냐나 요가에 대한 강연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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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도의 힌두사상이나 정확히 베다철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계보로서 설명가능한 철학 이론의 이분법적 사유에 익숙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인도철학의 선문답들은 나에게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막막한 현실 앞에서 지친 영혼을 사로잡는 영성의 메시지는 분명 불확실한 세계의 무상함을 극복하는 힘이 된다. 그럼에도 그 메시지를 읽어낼만한 지혜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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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어려서부터 고대 베다 문헌을 공부하고 명상이나 철학적 토론에도 몰두했다고 한다. 또한 대학 진학 후에는 칸트, 흄, 헤겔, 스피노자 등 서구 지성들의 철학과 논리학을 공부했다. 아마도 그의 책도 강연이 서구에서나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큰 지혜를 주는 것은 이러한 지적 사유와 베다철학에 대한 메시지가 적절하게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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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그대가 바로 그다"라는 것이다. 마치 파랑새 동화처럼 찾아 헤메던 대상이 다른 곳이 아닌 집에 있었다는 것보다 더욱 혁신적으로 읽힌다. 아무리 가까울지라도 대상을 찾는 것과 내 안에서 발견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마치 소크라테스가 답을 자신 안에서 찾기 위해 산파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이미 절대자가 자신이라는 놀라운 메시지는 궁긍적으로 자아를 고양시킨다. 또한 씨앗은 그 안에서 한 그루의 나무를 포함하고 있다는 글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능태와 현실태를 떠올리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반가움과 놀라움이 오고갔지만 여전히 내 안의 어떤 권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다시 이 책을 읽을 때는 스와미 비베카난다의 목소리만이 마음속에서 울리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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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문장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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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있는 신은 자연에 내재된 신이 되고, 자연에 내재된 신은 자연 그 자체인 신이 되며, 자연 그 자체인 신은 인간의 몸이란 이 신전 속에 거주하는 신이 되고, 몸이란 이 신전 속에 거주하는 신은 결국 신전 그 자체가 됩니다. 마침내 영혼과 인간 전체를 포괄하게 되는 것입니다.-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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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시간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어떤 천국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천국들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며, 자신이 특정한 신에게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숭배되어 온 그 모든 신들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한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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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거의 모든 것을 수용하고 현재의 빛을 즐기면서 앞으로 도래할 모든 것을 향해 모든 마음의 창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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