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푸가 - 철학자 김진영의 이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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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감각과 사유

우리는 이별에 대해서 대처하거나 극적 서사를 부여한다. 이별을 겪는 사람에게 위로할 때 이별은 대처와 극복이 가능한 삶의 과정이다. 누구나 이별했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단계가 된다. 또한 이별은 극적 서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이별은 감각의 고통이며 대상의 죽음이다.

이별은 온전히 그 자체일 수 있는가. 과장과 축소없이 이별을 사유함과 동시에 이별이 나의 삶을 관통하듯 감각할 수 없는가. 그러한 질문에서 이 책을 찾은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을 읽고 그것이 가능하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이별에 푸가>는 철학자가 쓴 이별에 대한 단상들을 모은 책이다. 당신이라는 이인칭으로 이별을 논하는 철학자의 목소리는 담담한 관조도 아니고 감정적 원망도 아니다. 이별을 경험한 고통 앞에서 당신을 치열하게 그리워하지만 그 자세는 정적이다. 문장에는 철학적 사유가 있지만 이론으로 수렴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재생된 이별의 순간에서 어떤 지점들을 해석하는 힘을 준다.

이 책의 저자가 롤랑바르트의 <애도일기>의 역자이고 인용도 되어있기때문에 어느정도 연상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별의 정황과 그에 대한 감각적 사유에 있어서는 <이별의 푸가>가 더욱 인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에 대해 지식이 부족하여 이 책에 이어 다음 책을 기대해보려고 저자 소개를 보니 작년에 작고하신 것으로 나와있다. 이또한 이별이라는 것에 마음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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