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프고요. 아빠는 바빠요.재미있는 공룡책을 읽어주어도 엄마는 대답이 없어요.그때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커다란 친구를 만났어요. 이제 외롭지 않고요. 조금 덜 슬퍼요.친구와 함께니까요.ㆍㆍㆍㆍㆍ외롭고 고독해보이는 아이의 모습이 서글프다. 괜히 내가 다 서럽다. 세상에 슬픈 아이가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슬픈 아이가 있다면 마음 기댈 곳이 되어주는커다란 친구가 그 아이들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마지막 장면이 다소 이야기할 게 많았다. 당연히 엄마를 제일 궁금해했다."그래서 엄마는요?""글쎄. 어떻게 되었을까?"..."자리에서 훌훌 털고 일어났습니다."라는 엔딩으로 마무리. 생각은 각자 하기 나름이지만 그래도 해피엔딩
전쟁은 친구와 헤어지게 만들고, 가족도 흩어지게 만듭니다. 그건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마찬가지예요. 주인을 잃은 동물들은 갑작스러운 헤어짐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을 거에요. 모두에게 상처와 슬픔, 아픔을 남기는 것이 전쟁이겠죠.유대인 작가 헤디 프리드의 실화입니다. 헤디 프리드의 가족은 아빠, 엄마, 여동생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반려견 보드리까지 행복한 가족이었습니다. 동네에서는 쌍둥이처럼 붙어지내는 친구 마리카와 그녀의 반려견 반디와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죠. 하지만 히틀러의 유대인 말살정책으로 헤디는 쌍둥이처럼 붙어지냈던 친구 마리카와도 급작스레 헤어지고, 반려견 보드리와도 이별해야 했어요. 보드리는 가족이 자기만 두고 어딜 가는가 싶어 수용소로 끌려가는 기차역까지 내내 가족을 쫓아왔어요. 주인들이 끌려가고 개들만 덩그러니 남은 장면은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과연 헤디는 보드리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전쟁이 끝나고 헤디가 무사히 돌아온다면, 보드리 역시 전쟁통에 살아남는다면 둘은 다시 만나 예전처럼 행복하게 서로를 보담을 수 있겠죠? 두 손 모아 부디~라고 기도하게 되는 책입니다.책의 배경인 유대인 말살 정책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우리 아이들은 이런 일이 왜, 어떻게 벌어지게 된 건지 궁금해했어요. 간단히 설명해 주었지만 조만간 관련 그림책을 엮어 함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책 중간에 정말 마음 아픈 그림이 있어요.다시는 이런 아픔이 생기지 않도록. 인종 갈등이 아니더라도 지금도 전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에서는 헤디와 보드리같이 헤어지는 이별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많겠죠? 아이들도 숨죽여가며 주인공의 이야기에 몰입합니다. 더없이 비극적인 이야기에 물감을 떨어뜨린 듯 아름다운 그림이 더 가슴 아픈. <나의 개 보드리>입니다. 그림이 정말 아름다워요. 그래서 홀로코스트 전의 아이들 이야기가 더 소중하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지켜주어야할 소중한 추억들.
외국에는 수프를 끓여 나눠먹는 이야기가 많죠.돌멩이수프, 단추수프. 이번엔 채소껍질수프랍니다. 시장에서 벌어지는 채소껍질수프 이야기에는 환상적인 요소와 시장(교환)의 의미도 더해져 더 흥미진진해요.아침시장이 열렸습니다. 물건을 진열하느라 한쪽으로 치워둔 상자탑의 작은 틈을 아이들은 놓치지 않지요. 그 빈 틈으로 아이들은 옹기종기 모여드는데, 그 안에도 작은 시장이 아이들을 맞이합니다. 신이한 분위기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채소껍질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해주시며 그 댓가로 동심을 가진 그 무언가를 건네받습니다. 내 것을 주고 이야기가 담긴 채소껍질을 받지요. 짧지만 임팩트있는 이야기를 듣는 동안 시장은 정리할 시간이 되고, 상자 틈 시장도 그 이야기 세상도 끝이 납니다.이야기가 끝나도 아이들에겐 채소껍질이 남았어요. 이야기가 들어간 재미난 채소껍질수프라 왠지 먹으면 더 힘이 날 것같은 느낌이에요. 아이들은 그 수프를 어른들과 나누어먹어요.약간은 식상한 나눔에 대한 이야기 아닌가 싶지만, 아이들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아침 시장에 대한 이야기와 하찮아 보이는 것일지라도 모이고 나누어 베풀면 더 큰 행복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었어요.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에요.어쩜 아이들 행동을 이리 잘 표현했을까요. 고양이처럼 틈만 보이면 들어가고 보는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천진난만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게 표현된 그림이 책의 내용과 분위기를 더 잘 살려주네요.나도 따끈한 채소수프를 먹고싶어요.아이들과도 끓이고 싶은 채소수프의 재료와 그 안의 이야기를 만들어보라고해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아, 나도 신이한 기운이 나는 따뜻한 채소껍질수프를 먹고 싶어라~~~??
아주 먼 옛날 투르말린 공주가 살았습니다. 공주는 탑에 갇혔습니다. 보석 기사들이 공주를 구하기 위해 앞서나갑니다.화려하고 아름다운 루비, 에메랄드, 토파즈, 오닉스 등의 기사들이 앞다투어 공주를 구하러 갑니다.잰 체하고 말이 앞섭니다. 하지만 결과는 공주의 탑에 도달하기도 전에 고꾸라지고, 진흙탕에 빠지는 등 수난을 겪죠. 아, 공주는 탑에 갇혀있는데, 말만 번지르르한 기사들은 공주를 구해줄 수 없네요.드디어 크리스탈 기사가 등장합니다. 투명하고 순수한 크리스탈 기사는 잘난 척하지 않아요. 말만 번지르르하게 자신을 과장하지 않아요. 그저 묵묵히 공주님을 구하기 위해 달려나갑니다. 행동으로 보여주죠.크리스탈 기사는 공주를 구할 수 있을까요?마지막 장면에 깜짝 놀라서 이 책이 무슨 내용을 전달하려고 저런 장면을 넣었나 생각했어요. 출판사 제공한 문구에 "다양성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이라고 되어있었어요. 그리고 다시 마지막 장면을 보고 생각했어요. '아 벌써 또 나는 기사의 외모만 보고 편견에 빠졌구나.' 책에서는 어떤 정보도 더하거나 빼지 않고 그림만 보여주었는데 말이죠.투르말린이라는 보석이 다양한 색이 담긴 보석이라고 합니다. 결국 공주는 열린 마음으로 어떤 것이든 수용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가진 거죠.이 책은 다양성과 그것의 인정과 포용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것과 더불어 말과 행동(자세)를 이야기하기에도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우리는 가끔 이 기사들처럼 인정 받고 싶어 번지르르 자신을 과장하고 있진 않은지... 묵묵히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백마디 말보다 한 가지 행동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고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눈여겨본 그림책이 있었는데 바로 남미리 작가님의 <문어바다 변신마을>입니다. 왜 눈여겨보았냐?<해를 낚은 할아버지>가 정말 좋았기 때문에!그래서 다음 그림책도 참 기대하고 있었답니다.문어의 장점은 변신에 능하다! 그래서 문어마을 친구들은 최신 유행에 맞게 변신하며 살아가요. 근데 핑키는 변신을 할 수 없는 문어에요. 괜히 유행, 변신 이야기가 나오면 의기소침해지고. 변신을 해보려고 노력해도 되지 않아요.결국 핑키가 선택한 방법은 도구를 이용한 변장입니다.마치 소라게처럼요. 위기의 순간들, 변신이 없어도 핑키는 변장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고 덕분에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치중해서 낙담하고 절망하는 대신 핑키는 대안을 생각했어요. 그런 면에서 멋진 친구구나 응원할 수 있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읽으면 이런 점을 생각할 수 있겠죠??이 책 전반에 지금 현실의 유행들이 다 들어가 있어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영화 <기생충>찾아보세요~~똑같이 변신하는 것보다 개성을 강조하는 변장이 더 멋지다는 것도 이야기합니다. 한편으로 아, 이 멋진 바다와 이 귀여운 문어마을에 인간의 쓰레기라니. 씁쓸하기도 해요.우리 애들은 보는 내내 문어 귀엽다고~??작아서 쭈꾸미 같기도ㅎ남미리 작가님은 바다 생물에 관심이 많으신 걸까요?생동감 넘치고 신비스럽고 아기자기한 바다를 잘 표현하셔요.함께 읽으면 이야기할거리가 많은 예쁘고 아기자기한 그림책입니다. 여름만 되면 꺼내볼 듯해요.큐알찍으면 종이인형도 다운 받을 수 있어용. 아이들이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