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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3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6월
평점 :
이번에 대원씨아이 리뷰어로 받은 도서중 하나인 고양이가 서쪽으로 향하면 3권입니다. 오컬트라는 독특한 분위기를 일상생활과 사람들의 고민을 잘 녹였던 작품이라 꽤나 괜찮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권을 보니 마지막권이라고 하더군요. 조금은 빠른느낌이라 아쉽기도 했는데, 그래도 결말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1권은 조금 무난했지만 2권부터는 부족했던 부분을 많이 보완해서 사연 하나하나가 따뜻했고 더 친숙하게 와닿아서 잘 읽었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번 3권도 마찬가지로 2권에서의 좋은 부분을 더 잘 이어간 듯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번에는 등장한 플로우와 등장인물들의 사연이 작가님의 그림체와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묘처럼 흑연으로 명암을 표현한 듯한 그림체가 사람들의 어두운 마음과 고민을 더 잘드러내는 느낌이라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네요.
1권과 마찬가지로 이 책의 메인소재는 플로우입니다. 다만 1권에서는 조금 사소한 형태였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그럴싸한 미스테리한 느낌이 들고, 사람들의 고민도 더 심화되었고 현실적인 느낌이 듭니다. 직장이 너무 바빠 아들을 챙길 수 없는 아버지, 홀로 고향인 섬을 지키는 할아버지는 등 제각기 다른 고민들이지만, 한편으론 우리 주변에서 누구나 한번쯤 품고 있을 고민이어서 더욱 공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주인공의 과거를 보여주면서 본인이 플로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잘 보여줘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히로타가 플로우에 빠지게 되고, 본인의 과거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마무리를 짓는게 꽤나 깔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뭔가 약간 근본적인 이야기에 돌아간 것 같달까요. 근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국 치마의 문제를 회복시키지 않고 이대로 끝나는건 너무 아쉽네요. 이제 막 물이 오르고 잘 살릴 것 같단 느낌이 들었는데, 완결이라니...
아무튼 플로우라는 설정을 활용해 인물들의 사연을 잘 녹아 놓고, 그 속의 스토리나 배경 작화들을 잘 활용해서 만들었는 등 제법 괜찮은 완성도의 작품을 보여줬단 생각이 듭니다. 이전작 충사 같은 조금 독특한 감성의 이 작가만이 낼 수 있는 작품을 이번에도 만들지 않았나 싶네요. 완결은 아쉽지만 스토리 자체는 매우 인상적이었기에 이런 감성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찾아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