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은 가제본이다. 나는 꼭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가제본이든 연재 미리보기든 상관 없다. 누구보다 빨리 읽을 수 있다는 게 오히려 행복할 뿐.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라는 소설, 그리고 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안녕, 헤이즐>로 유명한 작가, 존 그린의 에세이가 나왔다.
<인류세 리뷰>, 부제는 '인간 중심의 별에서 살기 위하여'.
인류세라니? 과학이나 생물학 책도 아니다. 존 그린이 바라보는 우리와 지구, 우주와 생명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찬 이 책의 제목은 <인류세 리뷰>. 게다가 가제본에는 실제로 이 책이 최종 출간될 표지와 전문을 다 담지 못한다고 하니 더 궁금해졌다.
결론은, '인류세 리뷰'라는 제목에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존 그린만의 따뜻한 시선과 감성이 그대로 담겨져있다.
우리는 책을 볼 때, 영화를 감상할 때, 밥을 먹을 때, 여행지를 갈 때 별점을 메긴다. 이건 별점 한 개, 이건 별점 다섯개...
격주로 발행되는 서평지 <북리스트>에서 수백 권의 서평을 쓴 그가, 이번에는 보고 듣고 겪은 것에 대해 별점을 메긴다.
코로나19라는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내이염을 겪고 회복한 후 느낀 감상도 있다. 그리고 이 넓은 우주에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고 있으며, 인간 외에도 자연이라는 거대하고 경이로운 존재 속에서도 함께 한다.
제목 <인류세 리뷰>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인류와 관련된 경험들을 '존 그린'만의 시선으로 풀어낸 글이다.
나에게 '인류'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졌는데, 존 그린의 <인류세 리뷰>를 읽다보니 어느새 가까워졌다. 내가 만나는 사람, 영향을 주고 받는 모든 분들, 그리고 매일 아침 만나는 새들과 넓은 하늘, 우주라는 존재 속에 아주 작은 하나의 점. 결국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생각이 인류세라는 단어 끝에 맴돌았다.
앞으로 인류세는 수많은 도전과 어려움, 그리고 희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 말미에 말하는 것처럼 우리의 대응은 별점 하나일 필요는 없다. 현상 자체는 별점으로 평가할 수 있어도, 우리가 걸어가는 길은 결코 별점으로만 말할 수 없다. 인류세는 그런 존재니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