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을 사랑하는 1인으로서 늘 느끼지만, 사강의 책은 제목이 한결같다. 멋있다.
<슬픔이여, 안녕>으로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마음의 파수꾼>, <길모퉁이 카페>, <어떤 미소>, <한 달 후, 일 년 후> 그리고 바로 이 책 <마음의 푸른 상흔> 등 제목만 봐도 프랑수아즈 사강의 자신감 넘치고 냉소적인 필체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다.
<마음의 푸른 상흔> 속 주인공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 남매가 있고 그런 그들을 바라보면 작가 자신이 나온다.
소설이라고만 생각하고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마음의 푸른 상흔>을 읽었는데 이 책은 소설과 에세이를 넘나드는 책이라는 소개글을 읽고 그말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정말 꼬였다며 마주보고 웃는 두 사람. 어느 누가 반 밀렘 남매의 이야기에 관심 없을 수가 있을까.
파리라는 멋진 배경을 뒤로 그들의 파리 생존기는 어쩌면 처절하고 치열하다. 크게 뭔가 하는 것 없어 보이지만 매일 매일이 전쟁이고, 무기력한 듯 보이지만 모든 기력을 다해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남매와 함께 작가인 '나'의 이야기도 <마음의 푸른 상흔>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프랑수아즈 사강 자신의 이야기일수도 있다. 파리에서 '성공한 작가'로 살아가는 게 어떤 기분일지, 어떤 의미일지, 그리고 어떤 불행이고 행복일지 <마음의 푸른 상흔>에서 주인공의 고뇌와 즐거움이 줄다리기하며 나타난다.
<마음의 푸른 상흔>이 무엇일지 생각했는데 정말 마음 속 푸른 멍일지 상처일지 궁금하다.
<마음의 푸른 상흔>에서는 파리의 한 시기를 돌아보며 주인공들 사이의 인생과 고뇌, 삶과 죽음, 단조로움과 파티 같은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간 멍은 사라지고 어디에 있었는지 흔적 조차 찾을 수 없다. 상처는 아물고 시간은 흐른다.
프랑수아즈 사강이 살아가는 이유, 글을 쓰는 이유를 <마음의 푸른 상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