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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 그는 과연 광기와 고독의 독재자인가?
고미 요지 지음, 배성인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북미정상 회담 전에 읽어야 할 책이라고 소개되는 걸 감안한다면 난 이미 늦은 셈이다. 다만 현재 김정은을 타이틀로 국내에 출간된 책들 중에서는 최신간이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될 것 같다. 저자 고미 요지는 도쿄 신문 한국 서울 지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본사 편집위원으로 재직 중으로 저서 중에 <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이라는 책이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
따라서 불과 34세 나이라는 젊은 나이에 일국의 지도자로 권력을 쥐고 있는 김정은의 출생과 어린 시절 그리고 권력승계 더 나아가 핵실험과 경제부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는 북한의 현 정세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다만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도 적잖아 있어서 말 그대로 참고할 만한 수준인 사례가 들어 있기는 하다.
김정은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을까, 아버지 김정일의 전속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에따르면 다소 거친 면도 있지만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주변 국가에 관심이 많으며, 조국의 앞날에 신경을 쓰던 소년이었다고 한다. 스위스 베른 유학시절에 출석도 잡고 학업에는 열의가 부족했으나, 농구를 좋아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본 동요를 즐겨 부르고 만화 슬램덩크도 좋아했다고.
오래 전에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일본 밀입국 시 적발되어 물의를 일으켰을 때, 후계구도는 아마도 차남 김정철이 이어받을 거라는 언론의 예상이 대부분이었는데, 막상 후계자가 된 이는 김정은이었으니, 자칫 왕좌를 놓칠까 봐 속으로 부글부글 했으리라. 그래서 남을 배려할 줄 안다는 평판은 어떻게 된 것일까, 싶었다.
점차 성정이 포악해졌다고 봐야 하나. 김정은의 성정을 드러내는 일화로 여동생 김여정이 “둘째 오빠”라고 부르자 엄청 화를 냈다든지(“둘째”라는 호칭이 싫었다나) 형 김정철과 자신이 각자 팀을 구성해 농구시합을 했는데, 시합이 끝난 후에 정철은 팀원들에게 수고했다며 격려한 반면, 정은은 니들이 제대로 플레이 못했다며 마구 다그쳤다는 데서 잘 드러난다.
게다가 김정일이 가족회의에서 정은이를 권력의 승계자로 삼으려 할 때, 고모 김경희가 이 어린 것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면 어쩌냐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자 곁에서 듣고 있던 김정은이 불같이 성질을 내며 고모에게 숟가락을 내던졌다는 일화마저 있는 걸 봐선 심상치 않은 성격이다. 그래서 나중에 고모부 장성택은 고사포로 날리고 고모는 가택연금인지 자진 칩거인지 하는 상태가 된 것은 “내 딱 봐놨어”라는 뒤끝 작렬일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김정은 집권 이후 소폭이나마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상승세를 탔고 식량사정도 전보다 양호해졌을 뿐만 아니라 고기를 먹는 인민들의 비율도 늘었다고 하니 무작정 김정은 정권의 경제사정을 비판적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니까 먹고 살기 힘들어 북한 인민들이 탈북 했다기보다는 폭압적인 정권 하에서 견딜 수 없어 자유를 찾기 위해서라고 봐야 한다. 그 밖에 핵실험을 둘러싼 도발과 국제사회의 제재 내용도 흥미로워서 현 시대의 북한 정세가 궁금한 이들에게 충분히 어필한 만한 서적이 될 것으로 판단되므로 사서 보도록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