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새의 비밀 - 천재변리사의 죽음
이태훈 지음 / 몽실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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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물은 언제나 반갑고 기쁘다. 몽실북스에서 여섯 번째로 출간한 신작 <산호새의 비밀>대한 소식을 접하면서 무척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때마침 글꽃송이님께서 이웃님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여셨고 극적으로 동행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 만남을 주선해 주신 글꽃송이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이 신작을 읽은 감상을 남길 까 한다.

 

 

 

제로 가 본 적은 없으나 서울 지하철 강남역 부근에는 특허사무소들이 밀집해 있나 보다. 그 많은 특허사무소 중에는 강 특허법률 사무소와 소나무 특허법률 사무소가 운영 중인데 강 사무소의 대표인 강민호 변리사는 소나무 사무소의 대표인 송호성 변리사와는 업계 라이벌이자 죽마고우이기도 하다.

 

 

 

어느 날 강민호는 야심한 시각에 야근을 끝내고 사무실을 나섰다가 근처에 있는 소나무 사무소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발견하여 친구를 만날까 들르지만 정작 송호성은 보이질 않았다. 좀 이상하다 싶은 마음에 끌리듯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뜻밖에도 송호성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는데.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데에 대한 정신적 충격 탓인지 그 밤에 있었던 일을 기억 못하게 되면서 특정시간 대의 알리바이를 입증하지 못하는 강민호를 경찰에서는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의심하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송호성과 금전 관계로 다툼이 있었다는 증언에다 살인 흉기가 강민호의 집에서 사라진 특정 모델과 동일하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꼼짝없이 누명을 쓰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예상대로 잃어버린 기억과 살인 사이에 결정적인 연관이 있을까? 고소득 직종의 최 상위권을 달리는 변리사 업계에서 벌어진 흔치 않은 살인사건이 불러온 파장은 상당했으니 경찰은 개인원한 유무와 별도로 특허 업무를 둘러싼 이해관계에도 비중을 두고 범행을 수사해 나가기 시작한다.

 

 

 

이 소설을 돋보이게 하는 가장 큰 미덕은 무엇보다도 변리사라는 직군을 추리소설의 소재로 삼음으로서 여타 작품들과의 차별화게 성공했다는 점이다. 흔히 변호사는 알아도 한 끗 차이의 변리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같은 자 달린 전문직에도 불구하고 직업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추리소설의 주인공으로 낙점하기엔 여전히 낯설지 않은가.

 

 

 

특허를 전문직으로 다루는데 기술과 법을 동시에 통달해야 하거니와 고시 수준의 변시 시험은 합격하기도 힘들지만 변리사의 소득은 비슷한 이름의 변호사를 추월할 정도로 고소득을 자랑하기도 한다고. 그러나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이직도 심하면서 성공해서 살아남아야만 그만큼의 열매가 보장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또한, 특허업무에 대한 무지와 잘못된 오해를 바로 잡는 기회가 될 만한 유용한 상식들은 세상을 넓게 보는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되었다.

 

 

 

그러면서 변리사라는 직업의 등장에 그치지 않고 변리사가 행하는 업무를 추리소설의 스토리텔링의 기승전결의 밑천으로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그간 한국형 추리소설의 단점이었던 전문성 부족을 해갈시켜 준 신선한 즐거움에 높은 점수를 주련다. 그래서 살인동기와 단서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단편적이지 않고 지향점을 다채롭게 둔 덕에 스펙트럼 같은 매력을 발산해 나간다.

 

 

 

특히 제목인 산호새의 비밀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실제로 산호새 라는 조류가 있을까 검색해 보게 되는데 산호새 라는 뜻이 가진 진짜 속뜻과 송호성 변리사가 뜬금없이 선우혜민을 신입으로 채용하게 된 사연에 대한 해석과 맞물려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훈훈하게 마무리 짓기에 는 이처럼 마음에 든 결말을 만나기란 흔치 않은 듯. 물론 몇몇 대목에선 문장의 어색함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이제 출발선상에 선 루키란 점을 감안하면 가히 나쁘지 않은, 한국 추리소설계의 신형 미사일 발사를 진심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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