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노웨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1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
제프리 디버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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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노웨어라는 말은 사이버스페이스를 대체하는 용어로서 달리 기계 세계라고도 불리는 컴퓨터 세계를 의미했다. ‘블루(blue)’는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전기를 가리키는 것이다. ‘노웨어(nowhere)’는 그것이 실체가 없는 장소라는 것을 의미했다. (본문 중에서)

 

 

<블루 노웨어>는 마이클 코넬리와 더불어 내가 가장 사랑하는 크라임 스릴러의 마스터 제프리 디버의 스탠드 얼론이다. 제프리 디버는 흔히 링컨 라임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지만 스탠드 얼론들도 나름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 중에 한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 한 여인이 있다. 그녀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호신술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소위 유명인으로 누군가로부터 미행을 당하고 있다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잠시 후 한 남자가 다가와서 친구의 남편이라며 그녀를 주차장으로 데려가는데.... 함정이었던 것, 싸늘한 변사체로 발견되는 그녀.

 

그녀는 코드네임 페이트라는 해커로부터 살해당한 것이다. 자신만의 가상세계에서 희생자들의 컴퓨터에 침투해 정보를 얻고, 직접 찾아서 제거함으로서 마치 게임을 하듯 즐기는 페이트의 연쇄 살인행각에 경찰은 해킹죄로 수감되어 있던 와이어트 질레트를 가석방하기로 한다.

 

질레트의 해커 능력을 이용하여 페이트를 잡기위한 수사를 진행하지만 페이트의 신출귀몰한 해커 능력에 살인피해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얼마 전에 읽었던 <엣지>가 생각났다. <엣지>에서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었을까? 링커 라임이 안 나오는 점 외에 또 한 가지, 양치기 코르트와 캘꾼 러빙의 대결은 시종일관 박빙의 승부를 벌이지만 코르트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 라임 시리즈가 뛰어난 것은 라임의 시점과 범인의 시점을 번갈아 보여줌으로서 패를 쥔 독자들로 하여금 종착역에 도달하기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결말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일 거다.

 

주인공의 시점에서만 보다보면 주인공의 능력과 판단에 따라가다 보니 범인검거가 되더라는 일방통행의 케이스가 되기 때문에 범인의 대응방안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승부의 추가 균형을 이루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런 점에서 예전 작이지만 <블루 노웨어>는 링컨 라임 시리즈의 최대 강점인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시점 교차가 훌륭하게 대비되고 있어 폭탄의 시계가 똑딱거리듯 하는 스릴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물론 뛰어난 반전은 기본.

 

비록 컴퓨터와 관련된 용어가 생소한 부분이 많지만 전문가가 아니더라고 즐기는 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이야기의 흡입력이 대단히 뛰어나며, 책장을 덮고 나면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을 누군가가 해킹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인터넷 접속 순간이 일순 두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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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도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3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3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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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보슈는 잠자리에 들지 않고 어둠 속에 앉아 색소폰 연주를 듣고 있던 중이었다. 자정에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살인사건이라고 했다. 특수살인사건 전담반인 해리 보슈에게 사건이 넘겨졌는데 이상했다. 피해자는 마치 사형을 집행당한 것처럼 뒤 통수에 총을 맞아 죽었다고 한다. 요즘시대에 처형이라니, 일단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해리 보슈는 새 파트너에게 전화를 건 뒤 먼저 현장에 출동한다.

 

에코파크 사건 이후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 그의 나이 56. 당시 사건은 좋은 방향으로 무마되어 정리되었고 그 와중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두 여인과의 결별이었다. 우선 파트너였던 키즈민 라이더는 부상에서 회복된 후 행정업무로 직종을 바꾸며 보슈와 결별했으며 FBI 요원 레이첼 월링에게 사건 수사의 도움을 청하면서 둘 사이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뻔 했으나 갈등만 빚으며 안 좋게 헤어졌었다. 특히 레이첼 월링과는 로맨스가 시작되려나 싶더니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며 가능성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는데 뜻밖에도 이번 살인사건 현장에 레이첼 월링이 다시 나타나자 해리 보슈의 마음은 많이 흔들린다.

 

혹시나? 하지만 그녀는 말수도 줄여가며 고개 돌려 그를 의도적으로 외면하는데 앙금이 상당하다그동안 한시라도 그녈 잊은 적이 없는데 냉랭한 그녀를 대하는 것이 해리 보슈는 어색하기도 하고 심기도 불편하다. 하지만 공조수사라니... FBI는 왜 한 남자가 살해된 사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스탠리 켄트라는 이름의 피해자가 의학물리학자로서 방사능물질에 접근할 권한이 있었던 것 때문이다. 스탠리 켄트와 그의 아내는 괴한으로부터 협박을 받았으며 세슘이라는 위험한 물질을 무단 반출해 사라졌던 스탠리 켄트는 시체로 발견되었지만 세슘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행방을 알길 없다.

 

 단서나 징후는 이제 대규모 테러를 의심하고 있다. 이제 레이첼 월링과 FBI는 세슘을 찾으려고 동분서주하는데 해리 보슈의 촉은 살인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해리 보슈는 직감에 수사를 내맡겨서 공식절차나 규칙 등을 무시해가며 밀고 나가기 때문에 불협화음을 빚으며 수시로 충돌하고 때론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지기에 역시 해리 보슈란 생각이 든다. 안 그래도 경찰과 FBI는 수사공조에서 영역과 권한에 따른 자존심문제로 원만한 관계가 아닌데 해리 보슈는 보란 듯이 누가 뭐래도 자신의 사명감에 투철할 뿐이다. 이런 점 때문에 레이첼 월링은 해리 보슈와 더욱 삐걱거렸으며 과거는 추억으로 사라지나 했다. 제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깨달으라며 다그치는 레이첼 월링의 엄중한 경고에 해리 보슈도 이번만큼은 자신이 잘못 판단했다고 시인한다.

 

그 순간만큼은 아쉬웠다. 독불 장군 같은 해리 보슈의 신념이 언제나 옳다고 믿었었는데 결국에는 백기를 들고 마나 싶어 인정하기 싫은 마음이 꿈틀했으니까그런데 해리 보슈는 역시나 옳았다. 인간이 가진 마음의 심연을 들여다보는데 성공했다. 911테러 이후 신경과민에 빠진 미국 전체가 대동단결하여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을 때 그만은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었다. 노련한 형사라면 사건 현장에 남겨진 흔적들에서 보이는 것들 못지않게 보이지 않는 그 무엇도 발견해낼 수 있어야만 한다. 첨단기기와 문명이 동원된 디지털 세계와는 동 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해리 보슈라 때때로 무안한 경우도 많이 겪게 되지만 인간이 개입된 아날로그적 세계에서만큼은 결코 사소한 틈이라도 놓치는 법이 없었다. 이번에도 그랬다. 제목대로 간과한 단서를 밝혀내는 그 예리함이란,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할 수 있었을까? 번번이 감탄한다. 동기 없는 범죄란 있을 수 없다는 믿음, 예외로 남을 뻔 했던 이번 살인사건의 동기에 처음엔 곤혹스러워했던 해리 보슈가 결국 손바닥에 그 동기를 올려놓고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들이 생동감 있는데다 단단하고 저돌적인 느낌이어서 통쾌했다

 

그러면서 향후 해리 보슈의 인간관계가 어떻게 그려질지가 궁금해진다. 잠깐 목소리만으로 출연한 전 파트너 키즈민 라이더는 그것만으로도 무척이나 반갑고 다시는 못 보는 것일까 노심초사하게 만들며 벌써부터 그립다. 야무지게 똑 부러진 라이더에 반해 새 파트너 이그나시오 페라스는 이 정글 같은 현장에서 제대로 버텨낼지 걱정될 정도로 아직 어설프고 고지식해서 해리 보슈와 파트너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많이 시끄러울 것 같다. 그 점을 의식한 것인지 마이클 코넬리는 이 햇병아리 신참에게 인생경험과 수사경험을 제대로 가르칠 스승의 역할을 해리 보슈에게 맡길 의향임을 작가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어서 향후 시리즈에서 눈여겨볼만한 잔재미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아울러 이번 작품으로 세 번째 등장해 해리 보슈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레이첼 월링은 지금까지 만남과 헤어짐을 몇 차례 반복했던 해리 보슈의 연애사에 있어서도 별거 중인 엘레노어 위시 이후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토닥거리다가도 어느 순간 알 듯 모를 듯 분홍빛 기류를 살포시 띄우기에 도저히 안 맞는 사이 같아 보이다가 어느 순간은 예측할 수 없는 사이로 달리 보인다. 그래서 두 사람의 관계는 종착역이 어디쯤일지 미스터리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마이클 코넬리의 의중에 달려있다고 보아야겠는데 작가 인터뷰를 보면 본인도 잘 모르겠다고 하니 상상만으로 가늠해보아야겠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해리 보슈를 노리는 공격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 가령 전 경찰국장 어빙이라든지.... 때문에 만사불여 튼튼이라고 했는데 해리 보슈는 과연 위기상황이 닥쳐서도 지금처럼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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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개를 버리러
김숨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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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개를 버리러는> 주전자 물 끓는 소리에 불안함을 느낀 소년이 아빠가 깨우는 바람에 같이 택시를 타고 밤새 노란 개를 버릴 곳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처음을 연다.  

 

출발지점부터 이 소설이 소년과 개가 나오는 따뜻한 동화가 아님을 알려준다.

 

여기서 노란 개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노란 개를 버리는 것에 강박적으로 집착을 하는 아빠와 소년의 대화에서 노란 개는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고, 버려야 하는 사연은 무엇인지도 밝혀지지 않는다. 낮과 밤이 교차하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갔는지도 모른채 트렁크 속의 노란 개를 버리는 것에도 결국 실패하기까지 한다.

 

노란 개는 흡사 마법주문처럼 끊임없이 입에서 되새겨지지만 등장인물들 사이에 현재와 과거 사이의 부조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자아 분열되면서 언어를 통해서만 상황이 파악되려고 한다.

 

"누구나 악몽을 꾸지만, 만약 악몽의 모든 세세한 부분을 기억해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악몽은 우리의 악몽과는 다를 것이다. 악몽을 꾸고도 견딜 수 있는 건 그 악몽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인데 후각과 촉각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는 악몽이라면, 악몽의 세계에서조차 현실과 같은 단위로 시간이 흐른다면, 도무지 끝날 기미가 없다면…… “비명과 함께 썩은 어금니에서 악취가 끓어오르는” 이 꿈은 당신을 죽여버릴지도 모른다."

                                                                                                                   - 출판사 서평 중에서 -

 

사람들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 버려진다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한 채,  현재의 행복과 안위를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치지만 종말

에는 기억의 망각 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결국 노란 개를 버리러 간다는 것은 영원이 아닌, 탄생하고 실패를 겪고 마침내 공수레 공수거라는 허무한 사이클에 도달하는 숙명을 피할 수 없음을 얘기한다.

 

김숨 작가의 신작은 그런 의미에서 해답은 속시원히 제시하지 않고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둔다. 한번 읽고 이해하기 보단 반복해서 읽으면 또다른 상징적인 은유가 곳곳에 지뢰처럼 숨어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그래서 급하게 읽어내려가기 보다는 꼭꼭 씹어먹어야 진국을 느낄 수 있다.

 

저자 김숨은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느림에 대하여」가,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에 「중세의 시간」이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소설집으로 『투견』 『침대』『간과 쓸개』, 장편소설로 『백치들』『철』『나의 아름다운 죄인들』『물』이 있으며, 2006년 대산창작기금을 수혜했다. 현재 ‘작업’ 동인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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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은 비둘기파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3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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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들의 광고 의뢰, 살고 싶으면 프로젝트를 완수하라!"  

 

최근 뉴스에는 조폭들도 트렌드를 좇아 진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온다.

시대가 변하다보니 예전처럼 이권에 직접 개입하여 주먹을 휘두르기 보다는 명목

상 건실한 기업체를 운영함으로서 법망을 피해 자금줄을 만들어낸다는 등의 이야

기 말이다.

 

얼마 전 인천에서 조직들 간의 난동이 있자 경찰청장이 조폭들과의 전면전을 천명

하며 강력한 처벌을 강조한 것도 합법을 가장한 운영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피부로

로 느끼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을 법도 하다.

 

그런고로 영화 <두사부일체>에서 주먹세계도 가방끈이 중요하다는 대사조차 마냥

튼 소리만은 아닐 듯....

 

여기 <사이좋은 비둘기파>도 그러한 맥락에서 기업화된 일본 야쿠자 세계를 희

하고 있는 오기하라 히로시의 작품이다.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로 겨우 연명해나가던 유니버설 광고사에 한 정체불명의 기

슬로건과 로고 등 광고를 의뢰한다.

 

허걱, 알고 봤더니 '비둘기파'라는 상호의 그 기업은 한 인상씩하는 깍두기 형님들

실대는 무시무시한 야쿠자 조직이 아닌가! 이제 와서 없었던 일로 쳐서 싹, 손

숨을 부지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살려면 프로젝트를 완수할수 밖에.

 

더구나 광고주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역작을 내놓지 못한다면 죽은 목숨이라는 서

어린 협박에 죽자 살자 준비에 매달리는데 과연 광고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렇듯 오기하라 히로시의 <사이좋은 비둘기파>는 가정의 소중함, 독특한 개성을

인물들의 좌충우돌 소동, 그 와중에 드러나는 조폭들의 인간적인 면모,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심하게 끼어드는 유머 등 시종 끝을 알 수 없는 유쾌한 전개

쏠쏠한 웃음을 제공한다.

 

물론 보고나면 울림은 적다. 하지만 머리 식히기 위한 용도로 가볍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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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코요테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4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4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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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어머니를 죽인 자를 찾아내려고 합니다."

 

크라임 스릴러의 진정한 마스터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제4탄 <라스트 코요테>. 살해되었던 어머니의 과거와 배후를 추적하는 해리 보슈의 가슴먹먹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상사인 파운즈 반장을 폭행한 괘씸죄로 엮여 해리 보슈는 조직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후, 정신과 상담 명령을 받고 카르멘 히노조스 박사로부터 일정기간 동안 상담을 받기 시작한다.

 

 

 

계속적인 불안과 분노로 주위로부터 배척당하기까지 하던 보슈는 마침내 그동안 숙제로 남겨두었던 미결사건을 해결하기로 한다. 그것은 30년 전 할리우드의 거리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어머니, 매춘부 마저리 로우의 살해범을 알아내고 말겠다는 다짐을 하게된 것.

 

 

 

비밀리에 어머니의 살해와 관련된 옛 문서들을 조사하던 중 당시 수사관 중 한 명이 수사 서류 일부분을 훔쳐냈다는 걸 알게 된 해리 보슈는 수사 자체에 의문을 품게 되고, 어머니와 연관된 주변인물들에게 숨겨진 의혹이 있음을 알게 된다.

 

<라스트 코요태>는 내가 해리 보슈를 처음으로 만났던 작품으로, 해리 보슈라는 캐릭터에 대한 파악에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요, 보슈의 성장과정을 통해 그의 아픈 개인사를 잘 알 수 있었다.

 

 

 

얼마 전 올해 최고의 스릴러를 선정하는 모 카페 투표에서 그의 전작인 <콘크리트 블론드>의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구조에 반해 투표하기는 했지만 이 작품은 처음 읽었을 당시와는 달리 무엇인가 가슴을 싸하게 만드는 애수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살인혐의를 받고 조사를 받던 보슈가 그를 모욕하는 동료경찰에 분노하는 대목이다.

 

단 한 차례의 폭발적인 동작으로 보슈는 테이블을 왈칵 떠밀어 눈 깜짝할 사이에 브로크먼을 사정없이 박아버렸다. 미끄러져 나간 테이블이 그의 가슴을 후려치자 앉아 있던 의자가 벽 쪽으로 기울어졌다. 보슈는 테이블을 두 손으로 밀어 브로크먼이 벽에 꼭 끼어 꼼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중략)... 젊은이의 주먹을 살짝 피한 보슈는 그를 회의실 구석에 있는 야자나무 화분 위로 던져버렸다. - 본문 중에서 -

                                                                                                                                                 

아니 인상적인 정도가 아니라 현장의 폭발적인 박력에 압도되어 일순 숨 조차 멈춰버렸고 눈을 부릅뜬 채 읽어내려갔다. 무시무시한 우리 보슈! 그가 얼마나 열받았는지 알려주는 생생한 묘사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그동안 보슈를 끊임없이 번뇌하게 만든 어머니 살해범은 뜻밖의 인물이었는데, 사건을 해결하면서 어머니 마저린 로우가 어린 보슈를 얼마나 사랑했는가 하는 설명에선 아! 그 애틋한 모성애란...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은게 소리없는 눈물이 적신다.

 

이것이 우리시대의 마지막 코요테 해리 보슈!! 폭발적 플롯,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통찰력과 애수의 하드보일드 스릴러라는 표지문구대로다.  우리가 해리 보슈 시리즈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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