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국립중앙박물관 - 2022 올해의 청소년교양도서 선정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6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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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사유상.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여러 시대와 나라를 거쳐 만들어진 것이라는 이 당연한 사실을 책 한 권을 통해 서술한다.
유물을 왜 박물관에 놓고 전시와 관리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여러 시대를 이보다 더 잘 집약할 방법이 있을까.

계기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박물관에 갔었다. 뭐가 뭔지도 몰랐고 당연하게도 지금 기억나는 건 거의 없지만 반가사유상은 봤던 기억이 난다. 어두컴컴한 독방에 놓여 있던 조각. 왜 그 유물만 따로 독방에 전시되어있는지 그때도 몰랐고 사실 지금도 잘 모른다. 그 가치들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박물관에 갔을 때 즐겁게 박물관을 돌아보고 남는 게 있었으면 좋겠기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지금도 초등학교 때 지점토로 그릇이나 화분을 만들어 보고, 그중 일부는 전문 공방에 맡겨 구운 것을 가져와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 준다. 인류가 수만 년에 걸쳐 깨달은 것을 집약적으로 교육시키는 모습이라 하겠다. ('청동기의 시작' 중 일부)
지점토로 그릇을 만들고 굽는 걸 수업 시간에 왜 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역사가 우리 생활 곳곳에서 교훈을 준다는 것을 느꼈다.


여기까지 정보를 종합해보면 무덤에 주인공은 북방, 그러니까 부여에서 이주한 지 얼마 안 된 세력이자 낙랑과도 깊은 관계를 지닌 인물일 수도 있겠다. ('금의 시작' 중 일부)
이렇게 여러 유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추적해 보는 게 박물관의 매력인 것 같다. 여러 유물을 보면서 연결 지을 수 있는 능력은 참 신기하다.




그런데 1959년 발견된 부식이 심한 유물은 경주에 두고, 1996년 발견된 금빛이 여전히 잘 남아 있는 유물은 서울로 옮겼다. 덕분에 서울에서는 통일신라 시기에 제작된 황금빛이 영롱한 사리장엄구를 만날 수 있는 반면, 경주에서는 부식이 되어 청동빛이 강한 사리장엄구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신라와 고구려' 중 일부)
서울공화국을 이런 현실로도 체감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수도가 중요하긴 한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진 나 역시도 이해가 안 된다.



보살이 물론 중요하긴 하나 아무리 그래도 불교 조각의 꽃은 부처인데, 완전한 형태의 A급 부처 조각이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없다는 것은, 글쎄다. 솔직히 소더비스, 크리스티 등 메이저 경매에서 매년 출품되는 것이 간다라 미술 부처 조각이거든. 가격 역시 생각보다 비싸지 않음. 솔직히 국립중앙박물관이 한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인 만큼 최소한 간다라 미술 중 다양한 디자인의 부처 조각을 3~5점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말 최소한으로 말이지. ('불교의 도입' 중 일부)
솔직한 작가님의 생각을 책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전문가가 말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사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감상
작가님의 머릿속의 생각을 그대로 글로 적은 문제였다. 한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 보는 듯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또한 곳곳에 유물 사진이 있어서 좋았다. 특히 두 유물을 비교할 때, 두 개의 사진이 나란히 오게 배치되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끊어서 배웠던 것들이 사실은 서로 인과관계로 얽힌 사이라는 걸 알았다. 청동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철이 나온 것과 같이.
유물 하나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나올지 상상도 못 했다. 반가사유상의 형태가 나오기 위한 시대적 배경, 재료가 나오기까지의 배경 등 이런 다양한 뒷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내가 살아가는 시대는 어떤 유물을 놓고 유추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이나 책상이지 않을까.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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