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미국에 가지 말 걸 그랬어
해길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아메리칸 드림? 명문 외국 대학교? 더 높은 연봉의 직장?

 미국 이민에 대한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솔직한 에세이다. 나도 막연히 다른 나라로 이민 가는 것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환경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드는 책이었다.


계기

미국 이민 생존기라는 말이 흥미로웠다. 미국에 이민을 간다고 하면 아메리칸 드림이나 명문대학교 유학, 더 나은 조건의 직장으로 이직이 떠오르는데 그 이면은 많이 접하지 못했다.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외국에서는 다른 말을 쓰는 다른 인종이 아닌 같은 말을 사용하는 같은 동족을 조심해야 한다고. 사기도 말이 통해야 칠 수 있는 법이다. (20쪽)

말이 통해야 사기도 칠 수 있다는 말에 화가 났다. 해외에서 한국인한테 사기당한 여행 후기들이 수없이 떠올랐다. 저렇게 저급한 방식으로 먹고살고 싶은지... 한심스럽다.


나 역시 현관을 나서면 '을'이 되었다. 영어가 능숙하지 못해서 내 권리를 찾지 못했고 말문이 막힐 때마다 친구와 통역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73쪽)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권리가 없는 건 아닌데 이런 상황이 이해가 가면서도 씁쓸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건 생각보다 훨씬 훨씬 더 답답하고 화나는 일일 것 같다.


부끄러워서 숨기기 급급했던 과거의 실패도 이제는 덤덤하다. 비록 사회에서 빛나는 삶은 아닐지라도 내게는 남이 가지지 못한 7년의 삶이 있으니까. (Epilogue 중)

숨기기 급급한 이야기를 기꺼이 들려주신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감상

Chapter 1. 미국으로 직진

한국을 떠나 미국에 도착하기까지를 적나라하고 생생하게 표현했다. 한국인을 상대로 사기 치는 한국인부터 인종차별을 일삼는 곳곳의 사람들까지 골이 지끈거리는 일이 많이 일어났다. 총기 소유가 합법화인 곳이라 총기 사고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게 충격이었다. 도심지나 새벽 한적한 거리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대낮에 아파트 한복판에서 일어난 사례가 기억에 남았다. 국가적으로 조치가 필요해 보이는데 쉽지않을 것 같아 답답했다.


Chapter 2. 경로 이탈, 재검색

한국인과 안 어울리라 했지만 결국 어울려서 망하고, 치킨집 차렸다 망하고... 절망 절망 또 절망... 계속되는 절망에 내가 다 진이 빠질 정도였다. 미국 이민, 더 나아가 외국에서 외국인으로 살아남기 초현실 버전을 보는듯했다.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은 '기 빨려….'였다. 뒤로 넘어져도 재수가 없으면 코가 깨진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일이 잘 안 풀리는 연속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본인의 인생을 살아내고 계신 작가님과 가족분들이 대단하시다. 한국에서는 두 발 뻗고 편히 주무실 일만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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