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형과 오로라 - 제10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병승 지음, 조태겸 그림 / 샘터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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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형과오로라

"가야지. 언젠간 꼭... 그런 소원 하나도 없으면 못 버텨.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거든." (28쪽)


"너. 그렇게까지... 돈이 벌고 싶냐?"/"처음엔 그랬죠. 근데 하다 보니까 그냥 재밌더라고요. 재밌는데 왜 안 해요?" (30쪽)


 우리는 상처투성이인 세상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누군가는 피하고 누군가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애써 못 본 척 외면하기도 한다. 그중 틀린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다양할 뿐, 다른 것일 뿐이다. 원하는 것 하나 없으면 살기 힘들 정도로 각박한 세상이지만 그 꿈 때문에 세상이 유독 더 각박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내일 또 일어나서 그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인생은 어쩌면 생각보다 더 재미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나쁜기억삽니다

나쁜 기억을 지워 버리려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기억까지 지워버리고 만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나에게 언제 철이 들 거냐고 했던 거다. 

그렇다면, 난 얼마나 많은 기억을 잃어버린 걸까?

아, 이제 어떡하지?/어떡하지? (57쪽)


 나쁜 기억이 시간과 함께 종종 미화되는 경우가 있어서 이런 상황을 조심하려고 노력했다.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 배웠던 것들을 잊지 않으려 애쓰느라 그 나쁜 기억이 내 머릿속을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해서까지 내가 얻고 싶었던 건 뭐였을까. 분명 객관적으로 나쁜 기억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나쁜 기억들을 시간이 조금만 지나 감정의 소용돌이가 가라앉았을 때 돌이켜본다면 마냥 나쁜 기억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일이 발생하면 그 일에서 내가 배울 점만 얻어내고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잊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상한친구

 운서가 왜 그런 거짓말을 하고 이상한 상상을 하고 기괴한 음악을 듣는지 나는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어쩌면 정말 이상한 친구는 바로 내가 아니었을까? (89쪽)


 내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별 생각 없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치부해버리고 더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야기의 주인공은 그 행동을 곱씹어 보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이 모습을 보며 그동안 내가 관계를 대했던 태도들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타인을 더 나아가 이상하게 보이는 타인을 이해하는 일은 노력조차 어려운데 그걸 해낸 주인공이 대단하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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