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삽질여행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지리 덕후의 여행 에세이
서지선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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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질 여행기 모음집이다. 본인 혹은 타인에 의해 삽질이 돼버린 순간들이 책에 빼곡히 담겨있다. 보면서 내 여행기가 떠오르는 순간이 있었고 앞으로 내 여행에서 만날 것 같은 순간도 있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여행을 갈 수 없는 게 아주 아쉬운데 이렇게나마 여행을 추억할 수 있는 게 즐거운 책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 속에서 내가 지구를 탐험하는 여행자라는 감각이 뼛속 깊이 새겨졌다. 자연의 경이로움 속에서 나는 보잘것없는 하나의 인간이었고, 붉은 태양과 고운 모래 사이로 겸허히 들어섰다. (73쪽)

 사막에 가보고 싶은 이유를 작가님이 정확히 경험하고 오셨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에서 나는 보잘 것 없는 하나의 먼지에 불과한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



앞으로의 여행을 위해 규칙을 새로 세웠다.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24시간을 함께하는 여행이 만만치 않은 것임을 몸으로 배웠기에, 배가 고플 때는 배가 고픈 사람 의견에 맞추기, 원하는 게 있으면 정확하게 의사 표현하기, 갑자기 버럭 화부터 내지는 말기, 싸우더라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대화 단절하진 않기. (109쪽)


 '싸우더라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대화 단절하진 않기' 이 부분 격하게 공감한다. 대화가 단절되는 순간 모든 일이 꼬여버리고 매듭을 풀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진다. 잠깐 심호흡하고 대화에 삐딱하지 않게 임해야 한다.



지금껏 당한 인종차별 또한 되짚어보면, 사실 이중의 반은 내가 아시안이자 동시에 여성이기 때문에 겪은 일이 아닐까? 얼마나 만만하겠어! (172쪽)


 역시나 나올 줄 알았던 인종차별이 나왔는데, 예상했음에도 화가 났다. 아시아인+여성 = 인종차별이라는 말도 안 되는 공식이 빨리 깨졌으면 한다. 마음 편히 여행 다닐 날이 오기나 할지 걱정스럽다.



현대인이 스마트폰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지갑이나 여권을 잃어버린 것보다 훨씬 큰 치명타를 안긴다. (200쪽)


 스마트폰을 잃어버리진 않았지만, 유심에 문제가 생겼던 적이 있다. 내 휴대폰은 와이파이가 없는 곳에서는 시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여행 내내 친구들 휴대전화에 의존해 다녀서 슬펐던 기억이 난다.



결국, 이번 맞춤 여행의 최대 의의는 코끼리 학대 프로그램에서 코끼리 케어 프로그램으로의 변신이었다. (244쪽)


 태국 패키지여행을 갔을 때, 코끼리 타기 체험이 있었는데 코끼리 사육의 현실을 알고 있어서 타지 않았다. 코끼리 케어 센터가 있는지 몰랐는데 많은 패키지여행이 일정을 이곳으로 바꿨으면 좋겠다.



감상

 작가님의 삽질 여행기를 보면서 내 여행 일화가 떠오르는 몇몇 순간이 있었다. 휴대폰을 잃어버린 에피소드를 보는데 그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리만치 떠올라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인종차별이나 인권 감수성이 떨어지는 가이드 에피소드는 분노를 일으켰고 가족들끼리 상의해 무사히 가족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부분은 왜인지 모를 뿌듯함을 내가 느꼈다.

 다시 해외로 자유롭게 나갈 수 있는 날이 와서 나도 나만의 삽질 리스트를 빼곡히 채우고 싶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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